▲영화 <원더랜드> 관련 이미지.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다양한 사례가 있을 법한데 영화에선 크게 딸과 홀어머니를 위해 서비스를 신청해 놓은 바이리(탕웨이)와 식물인간이 된 연인을 그리워하며 서비스를 이용 중인 정인(수지)이 전면에 배치돼있다. 고고학자로 명망을 쌓다가 유명을 달리한 바이리는 서비스 내에서 끊임없이 딸과 엄마에게 소통하다가 자신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마저 외면한 채 가족을 지키려 한다.
이에 비해 식물인간이 된 연인 태주(박보검)를 그리워하는 정인은 예전의 다정하고 세심한 연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 한다. 기적적으로 태주의 의식이 돌아왔지만, 뇌 손상으로 예전 같지 않은 모습에 혼란스러워하고 갈등하는 모습은 사랑 앞에 고뇌하는 뭇 청춘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원더랜드>의 핵심은 인간이 마땅히 행복을 느끼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존재와 덕목의 재발견이다. 가족에 대한 것이든 연인에 대한 것이든 그것을 사랑이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인데, SF라는 장르의 무게감을 제법 영화적으로 이겨내려고 한 감독의 의지가 돋보인다. 과학기술, 공상의 영역에 갇힌 나머지 여러 화려한 기술의 재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각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서사를 품고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은 이 영화의 장점일 것이다.
▲영화 <원더랜드>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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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에 저항하면서까지 가족 곁으로 가려한 바이리나 연인에 대해 본인이 품고 있는 마음의 정체를 곱씹고 깨닫게 되는 정인의 선택 자체는 꽤 묵직하게 다가오는 편이다. 다만 이미 여러 대중영화에서 다루고 재생한 한 갈등의 구조의 차용 그 이상은 아니기에 관객 입장에서 어떤 새로운 감흥이나 감정적 승화를 느끼기엔 한계가 명확하다. 안전한 이야기 구조 안에서 어느 정도 제 역할을 수행해 낸 캐릭터들의 집합인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촬영 종료 후 약 4년간 개봉을 미뤄왔던 여파일까. 그 시간에 딥러닝과 AI 등 관련 기술을 빠르게 진일보했다. 영상 통화를 하다가 상대방의 실존성을 고민하게 됐다던 김태용 감독이 십분 장기를 발휘해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출을 선보였는데, 공개 시기가 아쉽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와 소재의 보편성은 충분하다. 관객의 개인적 경험이나 상황에 따라 영화를 평가하는 편차가 꽤 클 것으로 보인다.
한줄평 : 참신함 보단 보편성을 강조한 장르물
평점 : ★★★☆(3.5/5)
영화 <원더랜드> 관련 정보 |
영제 : WONDERLAND
감독 : 김태용
각본 : 김태용, 민예지
출연 :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특별출연 : 공유
제공 및 배급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 영화사 봄, 기린제작사
러닝타임 : 113분
상영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4년 6월 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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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