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예능 <개는 훌륭하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강형욱.

지난 2019년 11월 4일 KBS 2TV 새 예능 <개는 훌륭하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강형욱. ⓒ KBS

 
"강형욱 훈련사 관련 논란으로 이날 KBS 2TV '개는 훌륭하다'는 결방됩니다. 다른 프로그램이 대체 편성됩니다."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인가. 논란은 진화되지 않았다. 20일, KBS2 측은 <개는 훌륭하다>의 결방 소식을 전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방송사의 일정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개는 훌륭하다>의 중추, 강형욱 훈련사와 관련된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형욱과 그가 대표로 있는 '보듬컴퍼니'에 대한 폭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직원이 강아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회사."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형욱이 운영 중인 '보듬컴퍼니'에 대한 기업 리뷰가 확산됐다. 각종 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에는 보듬컴퍼니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들로 가득했다. 지난 4월 별점 1점을 준 전(前)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여기 퇴사하고 정신과에 계속 다님(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이라며 강형욱의 갑질에 대해 폭로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부 관계인 대표 이사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 모독, 업무 외 요구"와 "직원 동의 없이 메신저를 감시하고 본인들 욕한 거 있나 밤새 정독하고 이 내용으로 직원 괴롭힘" 등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는 "직원들을 노예처럼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불만을 가지지 못하게 가스라이팅" 했다고 고발했다. 

불쏘시개 역할을 한 폭로는 금세 활활 타올랐다. 언론은 "'개통령' 가식이었나' 등의 논조로 기사를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강형욱의 해명을 요구했지만, 강형욱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18일 개인 SNS에 "댕댕트레킹 시작했어요. 날씨가 미쳤어요!"라는 글과 함께 회사에서 진행 중인 행사 사진을 공개했다. 

다소 의아한 대처였다. 사실이 아니니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거라 생각했을까. 아니면, 당황스러워서 회피했던 걸까. 20일 새로운 폭로가 등장하며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자신을 보듬컴퍼니의 전 직원이라 주장하는 C씨는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의 최신 영상에 적나라한 댓글을 게시했다. C씨는 보듬컴퍼니에서 재직 중에 겪었던 불합리한 일들을 총 8가지로 나눠 정리했다. 

C씨는 "남성, 여성할 것 없이 막 부려 먹었"다며 "쉬는 날 과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폭염, 폭설에 중노동을 지시하거나, 보호자 면전에서 모욕을 주거나, 인격을 폄하"했다고 밝혔다. 또, 명절 선물로 배변 봉투에 담은 스팸 6개 받아" 본 적 있냐며 "치욕스럽더라"는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밖에도 '보듬컴퍼니' 내에 만연한 '임금차별', '갑질'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만약 A, B, C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런 사실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던 갈까. C씨는 "피해자가 많은데 조용한 이유"에 대해 "같은 업계 종사하는 훈련사 위주이기 때문에 보복이 두려워서"라고 썼다.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이다. C씨는 마지막으로 "사과만 하시면 다들 넘어갈 거"라며 "대표님 가정이 무너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물론 아직까지 '진실'은 불분명하다. 명확히 밝혀진 내용은 없다. A, B, C씨의 주장일 뿐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비슷한 내용의 폭로가 계속되다보니 조금씩 신빙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아직까지 강형욱의 대응은 없다. 해명도, 사과도 없다. <개는 훌륭하다> 제작진은 결방을 선택했다. KBS2 측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모양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던가. 폭로자들의 언어에 디테일이 생생히 살아있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상세히 적혀 있다.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개통령' 강형욱을 애정했던 수많은 대중들이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방송을 통해 보여진 모습이 워낙 젠틀하고 예의바르고 합리적인 이미지였기에 더욱 충격이 큰 듯하다. 

이쯤되면 무대응은 답이 아닌 듯하다. 언제까지 강형욱이 침묵을 유지할 수 있을까. 모든 폭로가 진실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기에, 상황과 위치 그리고 관계에 따라 다른 면을 볼 수 있기에 판단은 유보할 필요가 있다. 분명 강형욱도 억울한 지점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과연 강형욱이 어떤 대응을 할지 궁금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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