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정년이>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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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침입을 미리 알려주는 비밀 무기인 낙랑국의 자명고를 놓고 벌어지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낙랑국 최씨 공주와 이름이 호동인 고구려 왕자의 이야기는 한국인이 즐겨 찾는 대중문학 소재다. 2009년에는 SBS에서 <자명고>가 방영됐다. 1962년에는 김진규 주연의 <왕자 호동>이 출시됐고, 1956년에는 주목받는 감독인 김소동의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가 출시됐다.
지금 방송 중인 tvN <정년이>에서도 드라마 속 작품으로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이야기가 묘사됐다. 지난 10월 27일 방영된 제6회는 주인공 윤정년(김태리 분)이 여성국극 작품인 <자명고>의 군졸 역을 맡는 장면을 보여줬다.
드라마 속에서 <자명고> 공연이 시작되기 30분 전, 조연출 백도앵(이세영 분)은 배우들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다가 너무 의욕적인 윤정년의 모습에 주목한다. 백도앵이 윤정년의 대본을 내려다보며 "역할 분석 열심히 했네"라고 말하자, 윤정년은 쑥스럽게 웃으며 "연기할 때 다 못 써먹더라도 최대한 분석은 해놓을라고요"라고 답한다.
윤정년의 넘치는 에너지와 의욕을 잘 아는 백도앵은 "의욕은 좋은데 군졸이 너무 튀면 안 된다"라고 말해준다. 너무 튀면 안 된다는 이 말이 결국 하나의 예고가 됐다.
이날 공연에서 윤정년은 단역인 군졸 역에 맞지 않게 너무 튀는 대사에다가 즉흥 연기까지 선보였다. 군졸 역에 너무 심취된 나머지, 관객들의 분위기에 맞춰 판소리하는 것이었다. 자명고 이야기를 군졸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동료 배우들은 물론이고 무대 뒤편의 감독 강소복(라미란 분)도 당황했음은 물론이다.
낙랑공주와 호동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