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직전 전북 현대 김준홍 골키퍼가 인천 유나이티드 제르소보다 먼저 공을 안전하게 잡아내고 있다.

종료 직전 전북 현대 김준홍 골키퍼가 인천 유나이티드 제르소보다 먼저 공을 안전하게 잡아내고 있다. ⓒ 심재철


골키퍼 코치로 근무하는 아버지의 팀을 상대로 김준홍의 슈퍼세이브는 더 눈부셨다.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게임에서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했지만 전북 현대 골문을 지킨 김준홍의 벽을 끝내 넘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꼴찌를 전전하던 전북 현대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년 18일만에 이기는 바람에 순위를 뒤집어 10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14회의 홈 게임 중 겨우 2승(4무)밖에 거두지 못한 인천 유나이티드는 11위로 추락하며 다시 생존 게임을 펼쳐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김두현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는 24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4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7분 38초에 터진 김진규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이기고 순위를 10위까지 끌어올려 강등권 판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놓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김이섭 GK 코치 아들 '김준홍'

2003년 6월 3일 태어난 전북 현대 골키퍼 김준홍은 비교적 이른 2021년부터 프로 무대에 데뷔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 명단에도 들어갈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주다.

 전반 종료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신진호의 직접 프리킥 방향을 정확히 읽고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내는 김준홍 골키퍼

전반 종료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신진호의 직접 프리킥 방향을 정확히 읽고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내는 김준홍 골키퍼 ⓒ 심재철


스무 살의 나이로 일찍 입대해 김천 상무의 K리그2 우승에 크게 공헌한 뒤 올해 전역해 당당히 전북 현대 주전 골키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중요한 게임에서 분명히 보여준 셈이다.

K리그 정규 라운드가 여섯 게임 남은 상황에서 9위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꼴찌 전북 현대가 만났으니 승점 6점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일정이었다.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킥 오프부터 번뜩이는 연결로 전북 현대의 골문을 위협했다.

무고사가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며 김도혁에게 왼발 슛 기회가 이어졌고 단 14초만에 아찔한 유효슛이 전북 현대 골문으로 날아든 것이다. 여기서 김준홍 골키퍼가 날아올라 김도혁의 왼발 슛을 쳐냈다. .

인천 유나이티드 FC 김이섭 골키퍼 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김준홍은 김도혁의 유효슛부터 후반 추가 시간 4분에 터진 문지환의 오른발 발리슛에 이르기까지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이 게임을 통해 기록한 다섯 개의 유효슛들을 모두 막아내며 팀의 귀중한 1-0 승리를 지켜냈다.

슛 기록(인천 유나이티드 12개, 전북 현대 8개)부터 유효슛(인천 유나이티드 5개, 전북 현대 1개), 코너킥(인천 유나이티드 8개, 전북 현대 2개), 패스 성공률(인천 유나이티드 84.5%, 439/519개), 전북 현대 77.6%, 303/390개)까지 몇 가지 공격 지표만 살펴 봐도 전북 현대가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김준홍 골키퍼 덕분에 너무도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겨 전주성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7분 38초, 전북 현대의 결승골(김진규)을 에르난데스가 왼발 인사이드 발리 크로스로 돕는 순간

7분 38초, 전북 현대의 결승골(김진규)을 에르난데스가 왼발 인사이드 발리 크로스로 돕는 순간 ⓒ 심재철


전북 현대의 유일한 유효슛이 7분 38초에 결승골로 들어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에서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멀티 플레이어 에르난데스가 왼쪽 끝줄 위에서 올린 왼발 크로스를 미드필더 김진규가 기다렸다는 듯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8분도 안 돼 들어간 전북 현대의 이 골은 김준홍 골키퍼 덕분에 끝내 결승골로 찍혀 나왔다. 34분에 인천 유나이티드 FC 제르소가 이명주의 스루패스를 받아 김준홍 골키퍼까지 따돌리고 동점골을 터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지만 슛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온 김준홍이 몸을 날려 제르소의 방향 전환 드리블을 잡아낸 활약부터 그에게는 특별한 날이었다.

59분에 나온 김준홍의 슈퍼 세이브가 단연 압권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정동윤의 과감한 스루패스를 받은 이명주가 전북 현대 수비수들을 뿌리치고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이 순간 역시 각도를 잘 줄이고 나온 김준홍이 오른팔로 들어가는 공을 쳐낸 것이다.

 59분, 인천 유나이티드 이명주(파랑검정 줄무늬 유니폼)의 날카로운 슛을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고 있는 전북 현대 김준홍 골키퍼

59분, 인천 유나이티드 이명주(파랑검정 줄무늬 유니폼)의 날카로운 슛을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고 있는 전북 현대 김준홍 골키퍼 ⓒ 심재철


후반 추가 시간이 무려 10분 이상 이어졌지만 거기서도 김준홍의 침착한 세이브는 끝까지 빛났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교체 선수 문지환의 묵직한 오른발 발리슛(90+4분)이 수비수 몸에 맞고 살짝 굴절돼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끝까지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김준홍은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역 후 전북 현대로 돌아와 다섯 번째 게임을 뛴 김준홍은 벌써 두 번째 클린 시트(무실점 기록)를 남기고 어려운 시기 팀의 기세를 다시 끌어올리는 기둥이 되고 있다. 9위 대구 FC(30점), 10위 전북 현대(29점), 11위 인천 유나이티드(28점), 12위 대전하나 시티즌(27점)까지 승점 차이가 나란히 1점씩이니 여기 하위권은 파이널 라운드 5게임이 다 끝날 때까지 단 한 게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입장이 된 것이다. 꼴찌 대전하나시티즌이 25일 게임에서 이긴다면 저 순위표는 또 한 번 요동칠 수밖에 없다.

꼴찌에서 벗어난 10위 전북 현대는 다음 달 1일 오후 7시 전주성에서 3위 FC 서울을 만나게 된다. 11위로 추락한 인천 유나이티드는 10월 31일 오후 7시 30분 9위 대구 FC를 만나러 DGB 대구은행파크로 들어간다.

2024 K리그1 결과(8월 24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0-1 전북 현대 [골-도움 기록 : 김진규(7분 38초,도움-에르난데스)]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4-5-1 포메이션)
FW : 무고사
MF : 제르소, 신진호(90+2분↔민경현), 김도혁(78분↔박승호), 이명주(90+2분↔문지환), 김성민(46분↔김보섭/90+2분↔김동민)
DF : 최우진, 김건희, 요니치, 정동윤
GK : 민성준

전북 현대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이영재(67분↔이승우), 티아고
MF : 에르난데스(46분↔송민규/90+6분↔구자룡), 김진규, 한국영, 안드리고(67분↔권창훈)
DF : 김태현, 홍정호, 박진섭, 안현범(86분↔박창우)
GK : 김준홍

2024 K리그1 현재 순위표

1 강원 FC 50점 15승 5무 8패 51득점 42실점 +9
2 김천 상무 46점 13승 7무 7패 39득점 30실점 +9
3 FC 서울 45점 13승 6무 9패 44득점 31실점 +13
4 울산 HD 45점 13승 6무 8패 42득점 31실점 +11
5 포항 스틸러스 44점 12승 8무 8패 42득점 33실점 +9
6 수원 FC 44점 13승 5무 9패 37득점 36실점 +1
7 광주 FC 37점 12승 1무 14패 35득점 37실점 -2
8 제주 유나이티드 32점 10승 2무 15패 26득점 37실점 -11
9 대구 FC 30점 7승 9무 12패 29득점 35실점 -6
10 전북 현대 29점 7승 8무 13패 34득점 49실점 -15

11 인천 유나이티드 FC 28점 6승 10무 12패 29득점 37실점 -8

12 대전하나 시티즌 27점 6승 9무 12패 28득점 38실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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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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