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김천 상무의 오른쪽 크로스가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을 노리고 있다.

전반, 김천 상무의 오른쪽 크로스가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을 노리고 있다. ⓒ 심재철


"너무나 소중한 팀입니다... 행복하게 떠납니다."

4년 만에 인천 유나이티드 FC 지휘봉을 내려놓은 조성환 감독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눈물을 쏟으며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잠시 후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는 그 무거운 자리를 떠났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7월 첫 홈 게임 하프타임 공연으로 준비한 인천 출신 가수 송다혜씨의 신곡이 '이별은 처음이라서'였기에 그 의미가 더 특별하게 들리기도 했다.

조성환 감독과 작별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5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김천 상무와의 홈 게임에서 종료 직전에 터진 간판 골잡이 무고사의 극장 동점골에 힘입어 1대 1로 비겼다.

새 역사 이룬 조성환 감독과 아쉬운 이별

지난 일요일(6월 30일) 홈 게임에서 강원 FC에게 0대 1로 패하며 3게임 연속 패배 수렁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가 결국 조성환 감독과 갈라서는 게임이었다. 금요일 저녁 7012명 홈팬들 앞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는 강팀을 만난 인천 유나이티드는 조직력 뛰어난 김천 상무의 압박 축구에 시종일관 흔들렸다. 

게임 시작 후 5분도 안 되어 김천 상무 모재현의 오른발 대각선 슛이 이범수가 지키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왼쪽 기둥 하단을 때린 순간부터 인천 유나이티드는 최근 경기력 그대로 우왕좌왕하기만 했다.

39분 34초에 김천 상무의 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 빌드 업 과정에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너무 쉽게 공을 빼앗기는 바람에 모재현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가 정확하게 날아갔고 박상혁의 프리 헤더가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간판 골잡이 무고사 말고는 다른 공격수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답답한 게임으로 일관했다. 30분에 정동윤의 왼쪽 측면 오른발 크로스를 받은 무고사의 날카로운 헤더 슛이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출신 김천 상무 골키퍼 김동헌이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막아냈다. 
 
 88분 41초,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의 헤더 동점골 순간

88분 41초,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의 헤더 동점골 순간 ⓒ 심재철

 
그나마 다행인 것이 88분 41초에 신진호가 올린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무고사가 김천 상무 서민우 뒤로 빠져나가며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터뜨려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이후 후반 추가 시간에 김천 상무의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가 두 차례나 이어졌지만 유강현의 오른발 중거리슛(90+4분)은 이범수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고, 오인표의 오른발 인사이드 슛(90+5분)은 골문 왼쪽 기둥을 벗어나고 말았다.

2020년 8월 위기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 FC 감독으로 부임하여 부끄러운 생존왕 꼬리표를 떼어낸 것도 모자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거쳐 본선 조별리그를 경험하게 했던 조성환 감독이 최근 K리그1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아쉽게 떠난 것이다.

이제 9위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오는 9일 오후 7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로 찾아가 10위 대구 FC와 만나며, 1위 김천 상무도 같은 날 같은 시각 5위 수원 FC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2024 K리그1 결과(7월 5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1-1 김천 상무 [득점 : 무고사(88분 41초,도움-신진호) / 박상혁(39분 43초,도움-모재현)]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3-5-2 포메이션)
FW : 무고사, 이종욱(62분↔김성민)
MF : 정동윤, 백민규(46분↔김보섭), 김건희, 신진호, 홍시후(85분↔문지환)
DF : 델브리지(46분↔오반석), 요니치, 김연수(88분↔김준엽)
GK : 이범수

김천 상무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김대원, 박상혁(67분↔추상훈), 모재현(60분↔최기윤)
MF : 서민우, 이동경(46분↔유강현), 김봉수
DF : 박대원(67분↔조현택), 박승욱, 김민덕, 박수일(87분↔오인표)
GK : 김동헌

2024 K리그1 현재 순위
1 김천 상무 40점 11승 7무 3패 30득점 20실점 +10
2 울산 HD 39점 11승 6무 4패 39득점 25실점 +14
3 포항 스틸러스 37점 10승 7무 3패 30득점 19실점 +11
4 강원 FC 34점 10승 4무 7패 35득점 32실점 +3
5 수원 FC 34점 10승 4무 7패 25득점 27실점 -2
6 FC 서울 27점 7승 6무 7패 33득점 25실점 +8
7 광주 FC 25점 8승 1무 11패 29득점 30실점 -1
8 제주 유나이티드 23점 7승 2무 11패 19득점 26실점 -7
9 인천 유나이티드 FC 21점 4승 9무 8패 24득점 29실점 -5
10 대구 FC 20점 5승 5무 10패 18득점 26실점 -8
11 대전하나 시티즌 18점 4승 6무 10패 18득점 28실점 -10
12 전북 현대 16점 3승 7무 10패 23득점 36실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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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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