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올림픽 치룬 빙속여제 이상화 '눈물'이상화 선수가 지난 18일 오후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에서 37초33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를 마친 이상화 선수가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희훈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메달 7개를 휩쓸며 '빙속 강국'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지난 24일 열린 남녀 매스스타트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쇼트트랙(6개)보다 많은 메달을 따내며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이상화, 이승훈, 모태범이 금메달 3개를 따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지만 밴쿠버 올림픽에서 워낙 화려한 성적을 거뒀기에 만족할 수 없었다.
'맏형' 이규혁이 은퇴하고 이상화와 이승훈이 어느덧 노장 반열에 오른 한국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도해 성공을 거뒀다. 비록 금메달은 1개 밖에 없지만 여러 명의 선수가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양해진 메달 종목... 세대교체 성공 장거리 간판 이승훈은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팀추월에서도 김민석, 정재원을 이끌고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역대 올림픽에서 총 5개의 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은 아시아 빙속 선수로는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단거리 유망주 차민규는 남자 500m에서 1위 노르웨이 호바르 로렌첸에 불과 0.01초 차로 은메달을 차지했으며 김태윤과 김민석이 각각 남자 1000m와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등 남자부 종목에서 '톱 5'에 진입했다.
여자부에서는 부상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빙속 여제' 이상화가 500m 은메달을 차지했다. 비록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은 실패했으나 같은 종목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따낸 첫 아시아 선수가 됐다.
김보름도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선보인 매스스타트는 한국이 남자 금메달과 여자 은메달을 따내며 새로운 전략 종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안방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한 단계 더 진화했지만 앞으로도 빙속 강국으로서의 저력을 이어가려면 지금보다 더 체계적이고 과감한 투자, 그리고 개혁이 필요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 등 16개의 메달을 휩쓴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의 빙속 강국답게 풍부한 훈련 시설을 갖췄고 연간 1500회에 달하는 스케이팅 대회가 열린다. 또한 등록 선수도 1만 명이 넘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아시아에서도 일본이라는 좋은 라이벌이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1개 적은 6개의 메달을 따냈지만 금메달은 3개로 한국보다 많다. 고다이라 나오가 여자 500m에서 이상화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으며 여자 매스스타트에서도 우승했다.
이번에도 파벌 논란... 적폐 드러낸 빙상계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빙상계의 개혁이다. 끊임없는 파벌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빙상은 소치 올림픽에서의 안현수 귀화에 이어 이번에도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불거진 '왕따 논란'으로 오점을 남겼다.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가 출전한 여자 팀추월은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두 선수보다 한참 뒤처진 채 골인하며 팀워크가 무너졌고 김보름의 인터뷰 태도가 논란이 되면서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번졌다.
김보름이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내고 속죄의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했지만 한국 빙상계는 또다시 적폐를 드러내며 수많은 메달 앞에서도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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