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이 21일 오전 일본 도쿄 시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인터뷰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환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기업 스폰서) 그런 건 내가 약속해줄 수 있다"면서 "단국대학교 교수 해야 될 것 아냐. 교수가 돼야 뭔가 할 수 있어"라며 박태환을 회유하려고 시도했다.
박태환이 외압 논란이 불거진 후 직접 언론 앞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김 전 차관이 광고 스폰서와 대학 교수직을 제안한 것에 대해 "흔들림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올림픽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표 선발전에 대한 목표가 컸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던 중이어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때의 성적에 대해서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면서도 김 전 차관의 외압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전세계에서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여 레이스에만 집중하는 자리"라며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야만 하는데 (나는) 여러가지 수영 외에 생각할 게 굉장히 많았다. 정신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뒤늦게 한다"고 말했다.
다만 "리우 올림픽 때 레이스에 대해서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며 "더 준비를 잘했어야 했는데 자신감 있는 레이스 보여드리지 못했다. 선수로서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지난 17~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에 올라 재기를 알렸다.
17일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18일 400m, 19일 100m와 1,500m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후배들을 이끌고 계영 400m에도 출전해 뜻깊은 동메달까지 얻었다.
그는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와 관련해 "경기를 잘 마무리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오랜만에 금메달을 따고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리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옆에 있어서 재기를 할 수 있었다. 다시 밥이라도 먹을 수 있게 암흑 속에서 빛을 볼 수 있게 해준 것이 가족"이라며 리우 올림픽 부진 이후 마음 고생이 심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당장은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훈련에 집중해 준비를 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고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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