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에는 별다른 패러디가 등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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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 나라가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외적의 침입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던 이들은 위정자가 아니라 지배층들에 개돼지 취급받던 다수의 백성·민중임을, 그리고 그들의 애국심이 끝내 나라를 지켰음을, <무한도전>은 설민석 강사의 말을 빌려 하고 있었다. 나라 걱정에 잠 못 이루고, 거리에 나와서 목소리를 높이는 국민을 위로하고 응원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니, '길라임' 예명을 애용했던 청와대의 그분은 '애국심'이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하셨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영화 <국제시장>을 인용하여 박 대통령이 애국심을 설파한 사건이었다. 극 중 부부로 출연하는 황정민과 김윤진이 실랑이를 벌이던 와중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황정민과 김윤진도 마지못해 일어서 국기에 경례를 한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무조건 국기에 경례를 해야만 했던 그 시절을 명확하게 보여준 에피소드이기도 하지만, 얼떨떨해하면서 경례를 하는 황정민과 김윤진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빛났던 장면이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이 장면을 극찬하며,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국기에 경례를 하는 그런 마음이 있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툭하면 국민에게 애국심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연설을 많이 하였다. 그러나 우주의 기운까지 끌어모은 박 대통령의 간절한 바람과는 다르게, 수많은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며, 희망 없는 이 나라와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를 비관했다. 그랬던 청년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촉발된 대한민국의 위기에 앞장서서 나라를 위해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 정신을 외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외친다.
<무한도전>의 진짜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