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SBS
하지만 결국 <그알> 제작진도 이 의료게이트와 '세월호 7시간'의 마지막 퍼즐은 맞추지 못했다. 대신, '세월호 7시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그를 위해 누가, 무엇을 감추려고 했는지에 대한 정황을 샅샅이 되짚었다. 김상중의 이러한 질문과 같이 말이다.
"국민들이 알고 싶은 것은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아닙니다. 그 7시간 동안 대한민국 호의 선장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왜 역할을 안 했는지 입니다."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 소속 조사관과 변호사도, 청와대에 세월호 기록 공개 요구 행정소송 제기한 녹색당의 입장과 현 재판 상황도, 특조위 소위원장인 권영빈 변호사까지. 그들의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세월호 7시간'에 관한 기록을 꽁꽁 감추려는 청와대와 정부의 비상식과 무책임에 대한 한탄과 분노다.
"국정농단 이것 역시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던 김동환 조사관은 그러나 결국 "세월호 7시간을 풀어줄 능력이 (특조위에는) 없었다"고 안타까워한다. 녹색당이 제기한 행정소송 역시, 올해 3월 법원은 참사 당일 작성한 문서 목록만을 공개하도록 했지만 청와대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권영빈 변호사 역시 "'세월호 7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약 13개 정부 부처에 청와대 국가안보실, 비서실, 국정원, 국무조정실 등에 13번 공문을 보냈다"며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조사는 하나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그래서 더더욱, 2014년 7월 '세월호 7시간'이 언급된 국회운영회원회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 공개와 박 대통령의 일정 공개'를 비교하며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공개하는 게 맞냐"고 되물었던 이완구 전 총리내정자의 발언은 무책임하고 심지어 무식하기까지 해 보였다. <그알> 제작진은 이를 반박하기 위해, 9/11 테러 당시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아이들을 놀래지 않게 하기 위해 사태 수습에 늦게 나섰다가 국민적 지탄을 받은 '부시의 7분'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공개된 '(총리)관저의 100시간' 등을 비교했다.
2014년 8월 산케이 신문의 보도 이후 금기어가 깨졌던 '세월호 7시간'. 제작진은 참사 당일 "구명조끼" 운운했던 대통령의 황당한 발언과 함께 직무유기에 가까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청와대 인사들의 '모르쇠'도 도마에 올렸다. 특히나 김기춘 비서실장의 "대통령 기록물이라 자료를 내줄 수 없다"는 과거 변명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직무수행과 관련한 모든 과정 및 결과가 기록물로 생산, 관리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련 기록을 남기지 않은 청와대는 명백히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제7조 1항을 위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대통령 기록물은 퇴임하면서 지정하기에, 활동 중에 지정돼 공개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논리적으로, 법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지적한다. 제작진과의 인터뷰 중 "얘기하려니 울컥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김유승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에 (청와대가) 너무나 떳떳한 거죠. 사실은 기록을 남기지 못했으면 그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고치려고 해야 하는데, '우리는 관행이야' 하고 넘어가는 겁니다."자기 반성 그리고 재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