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의 또 다른 다양한 표정들. 독감에 걸려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성실하게 그는 촬영에 임했다.
이희훈
"오디션에서 또 떨어졌다. 역시 준비가 덜 된 탓일까. 마음처럼 기회가 주어지진 않는다. 그래도! 재밌다. 재밌게 하니 연기의 완성도도 올라간다. 누굴 탓할 수 있을까. 즐기면서 연기하는 마음, 그대로 간직해야겠다." - 2012년 8월 20일 장마 (류준열 나이 26살)지금의 류준열을 있게 한 작품이 있으니 바로 <소셜포비아>다. 신원호 PD를 비롯해 <섬, 사라진 사람들>의 이지승 감독, <글로리데이> 최정열 감독 등이 <소셜포비아> 속 류준열을 주목했고 주요한 캐스팅 이유로 꼽기도 했다. 2012년 첫 단편 영화를 경험한 이후 <미드나잇 썬> <동心>의 단편을 거친 류준열 역시 <소셜포비아>를 인생의 작품으로 꼽았다.
그가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은 BJ 양게. 인터넷 방송 진행자다. 당시 오디션 영상을 보고 홍석제 감독에게 추천했던 한 PD는 "오디션 장소에서 류준열은 독보적이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양게 역에 꽂힌 류준열은 <아프리카TV> 방송을 섭렵해서 왔고, 현장에 마우스를 들고 와서 실제 중계를 하는 것처럼 오디션에 임했"단다. 속사포 같은 대사를 내뱉으며, 유쾌하게 엽기적인 사건들을 생중계하는 '류준열 표 양게'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설령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한들 류준열은 쉽게 낙담하지 않았다. 뒤늦게 흥행작을 만난 게 원망스럽진 않은지 묻자, 오히려 "왜 원망을 하죠?"라며 기자에게 되묻는다. "어렸을 때부터 가꿔온 인생의 자세"란다. 가령 이런 식이다. "떨어질 만하니 떨어진 거지 절대 분해하지 않는"다.
다만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다음을 기약하자"고 다짐한다. 다소 늦은 데뷔였지만, 연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다. 2015년 초반까지 그는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교사로 연기를 가르쳤고, 직접 본인의 명함을 파서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전하곤 했다. "잘 되면 남 덕, 안 되면 내 탓입니다!" 그가 시원하게 정리했다.
[2015년, 29살] "<응팔>, 내가 될 줄 상상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