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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 기관차와 같은 스피드, 현란한 기술과 드리블, 기습적인 슈팅…. 간혹 착각을 일으키는 이가 있을 정도로 마라도나의 플레이와 사뭇 흡사하다. 수비수 2~3명이 붙더라도 이들을 따돌리는 것 정도는 간단하게 해치운다.
아르헨티나에 올림픽축구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일등공신 카를로스 테베스(20∙보카주니어스). 168cm, 67kg의 작지만 다부진 몸매는 물론 같은 등번호(10번)를 착용한 것까지 똑같다. 빈민가에서 태어난 출생 배경에 심지어는 생김새까지도 비슷하다는 이들도 있다. 마라도나의 '재림'이란 표현이 적합할 듯.
올림픽 깜짝 스타라고 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미 남미에서는 알아주는 스타다. 단지,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로 자신의 영역을 확대시켰던 것일 뿐. 2001년 17세 이하 세계선수권(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이래 지난(2003년)해에는 남미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바 있다. 거기에 리베르타도레스컵과 자국리그를 휩쓸며 30골 이상을 기록했고 최근 끝난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가 보여준 활약상은 놀라웠다. 파라과이와의 결승골을 비롯해 조별리그 3골,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와의 4강 경기에서 뽑아낸 골까지 총 8골로 팀 공격(17득점)의 절반을 담당한 셈이다. 표면상 드러나는 득점 이외에도 중요한 고비마다 분위기를 뒤집는 플레이로 팀의 무실점 우승에도 공로했다.
당초, 이번 대회를 앞둔 아르헨티나에서 테베스는 조커 정도로나 예상했던 선수. 사비올라라는 기라성과 같은 대스타가 극적으로 올림픽에 합류했기 때문. 그러나 부상 후유증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테베스에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졌고 올림픽이 끝난 시점에서 사비올라와 대등한 위치의 관계까지 올라섰다.
아르헨티나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것. 많은 전문가들은 뛰어난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마라도나와 비교해 기술은 물론 결정력 등 모든 기술적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평을 대체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마라도나의 전성기와 테베스의 현재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틀리다. 따라서 마라도나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 또한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미 기량은 검증됐다. 자연스레 전 세계 명문 클럽들의 영입제의가 빗발치는 것은 당연한 일. 현재, 겉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구단은 PSV 아인트호벤과 바이에른 뮌헨. 직접적으로 테베스의 영입을 공언하고 나섰다. 그리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 역시 여러 경로를 통해 관심을 표하고 있다.
물론, 보카주니어스측에서 폭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분간은 테베스를 팔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재정적으로 열악한 남미 클럽의 특성상 고액의 액수가 제시된다면 값어치가 높은 현 시기에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나이 이제 스무살. 현재의 활약상 그 이상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웨인루니(잉글랜드), 크리스티안 호나우도(포르투갈), 케빈 쿠라니(독일) 등과 함께 세계축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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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30 1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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