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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주간의 아테네 올림픽이 종반에 접어들고 있다. 올림픽의 근본정신이라고 하는 인류화합과 도전정신은 일부 경기종목 심판들의 오심문제로 인해 퇴색하기도 했다.
한편,남자 체조에서 심판의 오심문제 당사국이기도 한 우리나라는 당초 예상했던 메달수와 국가간 종합 순위에 근접하는 경기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모든 선수들과 국민 모두의 단결된 힘이 그대로 표현된 것이라 하겠다.
또한 이번대회에는 올림픽의 주인공인 스포츠 선수뿐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인들의 활약도 눈부셨는데 우리가 세계정상을 달리고 있는 양궁 경기와 태권도 경기 등의 국제신호 중계방송을 우리의 힘으로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아테네 올림픽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태권도 경기는 개최국 그리스의 국민적 스포츠 영웅으로 불리는 무르토스 선수의 경기가 있기도 했지만, 경기장의 8000여 좌석이 꽉 들어찬 모습이었다. 그리스에서의 태권도 인기를 가늠케하는 모습이었다.
태권도 종목에 출전한 60여 개국 중 절반에 이르는 나라의 대표팀 감독이 한국인이라는 점도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감독들은 텔레비전의 인터뷰를 통해 "결승전에서 꼭 한국 선수와 대결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한국 태권도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번 태권도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타이완 선수들의 금메달 획득소식이 되고 있다. 타이완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에서만 두개의 금메달을 동시에 목에 걸고 조국 타이완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기는 계기가 됐다. 여자 태권도 49㎏급과 남자 58㎏급에서 각각 20여분 사이에 두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타이완은 그렇게 목말라 하던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의 한을 태권도에서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타이완의 금메달 소식은 기쁨과 동시에 나라 없는 설움의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
아직도 중국과의 주권문제로 인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자신들의 국가명인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나 ‘타이완’(Taiwan)이 아닌 ‘차이니스 타이페이’(중국대만, Chinese, Taipei)로 표기해야 하고 국기 역시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역시 타이완의 국기와 국가(國歌)는 대만올림픽위원회기와 ‘국기가’(國旗歌.Song of the national flag)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중국의 입김은 아직도 타이완의 그것을 압도하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올림픽위원회(IOC) 역시 타이완 대신 중국의 힘에 손을 들어준 결과 태권도 시상식에서 1위 자리에 오른 타이완 선수들은 자신들의 국가와 국기를 보지 못했다.
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지난 시절 우리의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이 그랬던 것처럼 주권 없는 나라의 현실을 가슴으로 뼈 절이게 느끼는 순간이 아닐 수 없는 모습이다. 나라 잃은 민족의 슬픔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결코 바다건너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 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무분별한 고구려 역사 왜곡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신문, 텔레비전, 인터넷 할 것 없이 중국측의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에 국민모두가 분노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현재 중국영토에 남아 있는 고구려 역사에 대해 당연히 우리의 것이고 우리 선조들의 역사임을 아무런 의심 없이 생각해 왔다.
그런데 중국은 그러한 우리의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바꾸어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다양한 역사적 사료와 문헌에 나와 있는 내용을 통해 중국측에 현재 그들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이야기 하고 시정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일반 네티즌은 인터넷 등을 통해, 정부는 각종 외교라인을 통해 중국측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고 올바른 역사인식 아래 올바른 고구려의 모습을 조명 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번 타이완 태권도 선수단의 우승 시상식을 보면서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의 고구려사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의 국제적 위치를 악용한 강압적이며 고압적인 자세로 인해 우리의 역사가 뒤바뀌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된다.
분명 국가적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는 중국보다 약자임에 틀림없다. 그런 거대 중국이 지난 수세기 동안 역사적 당위성을 지켜온 우리의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고구려사로 바꾸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국제적 힘의 논리에 의한 싸움에서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사실에 근거한 이론과 냉철한 역사 인식으로 지난 시절 손기정 선생이 경험했던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
오늘날 세계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고 믿어 왔던 사실 그대로 기록되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이 발견된다.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과거사 문제가 그렇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의 고구려사 문제 역사 그렇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가장 현명한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그간 수많은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그 모범답안은 도출되지 못하고 서로의 앙금만 쌓여가고 있는 형국이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웃으며 이야기하고 서로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누었지만 결국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의 문제를 제 3국의 중재에 의지하거나 다음세대로 그 책임을 전가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반드시 일본 과거사 문제와 중국의 고구려사 문제는 우리의 손으로 해결해야 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겠다. 그래야만 지난날 손기정 선생이 경험했던 또 얼마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타이완 선수들이 경험했던 주권 없는 나라 국민의 서글픈 경험을 하지 않게 될 테니까 말이다.
인류의 화합과 도전정신이 빛을 발하는 전세계 올림픽 가족들의 대잔치 ‘2004 아테나 올림픽’에서 우리는 지난날 손기정 선생과 우리 국민들이 경험했던 주권 없는 국민의 가슴 아픈 추억을 타이완의 태권도 선수들의 시상식에서 다시 한번 경험했다. 그저 남의 일로 쉽게 보아 넘기기에는 너무도 슬픈 장면이었다.
자신들의 국가(國歌)가 있으되 부르지 못했고, 자신들의 국기(國旗)가 있으되 시상대 제일 꼭대기에는 타이완올림픽위원회 깃발이 계양된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과 남자 58㎏급 시상식 풍경은 아버지가 있으되 아버지라 말하지 못하고 형이 있으되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의 심정이었으리라.
오늘 우리는 우리의 애국가를 부르고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앞에 세우며 세계의 스포츠무대에서 우리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지난날의 가슴 아픈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한 상태로 지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친일의 청산’이라는 이름아래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진행과정은 반드시 올바르고 정직하게 그리고 대다수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로 도출되어져야 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져야만 지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마라톤 시상식에서 고개를 떨구고 시상대에 올랐던 손기정 선생의 한을 아주 조금 풀어 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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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8 16: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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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