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롯데 자이언츠 감독대행에 이어 박응필 홍보마케팅 팀장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27일 사건에 대한 자이언츠의 입장과 자이언츠의 미래, 더 나아가서는 국내 프로야구의 미래에 대하여 알아보았다...<필자 주>

다음은 방응필 홍보마케팅 팀장 인터뷰 전문이다.

▲ 숫자는 많지 않지만, 자이언츠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 이성환
- 롯데 자이언츠 성적하락의 주된 요인은?
"우리 구단 입장에서는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나름대로 국내 최고의 대우를 해드리면서 팀을 새롭게 탄생시키기 위해 백인천 전 감독을 영입하였다. 무언가 가능성을 보여주길 바랬고, 마무리 훈련도 해외전지훈련을 보내고, 훈련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하고, 팀은 12연패를 당하였고, 초반부터 틀어지게 됐다.

이후 8월 6일부터 김용철 감독대행 체제로 들어갔다. 이런 과정에서 팬들이나 야구발전에 죄송스러운 한해를 보냈다. 팬들한테 볼 낯이 없을 정도로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팬들을 위한 다른 서비스는 단발성밖에 안 된다. 경기 자체가 실망스럽기에 동기부여가 되기 어렵다. 이런 것은 전체 야구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것은 김용철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다음 팬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한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 올 시즌 관중동원 최하위이다. 해결방법은?
"첫째로 관중은 팬 서비스이다. 팬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팬들이 원하는 서비스라는 것이 재미 있는 경기를 해달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뭔가를 보여 달라는 이야기이다. 수준에 못 미치는 경기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 2003년 마지막 부산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 - 왠지 경기장이 쓸쓸해 보인다.
ⓒ 이성환
두 번째는 편안하게 야구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SK와이번스의 문학구장이 좋은 예이다. 사직구장은 85년도에 건설되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의 와이번스보다도 훨씬 높은 관중율을 자랑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노후했다. 부산시와 협의가 필요하다. 서울 잠실의 경우 장기 임대를 채택하고 있는데 서울시에서 유지보수를 해주고 있고,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는 운영만 하고 있다. 구단이 전체적으로 개보수 하기는 어렵다. 부산시와의 협조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 27일 이승엽 고의사구와 관중난동사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불행한 일이긴 하다. 올 초 경기당 2200~2300명 정도의 관중들이 들어왔다. 지금은 평균 1000명 정도밖에 안된다. 27일 우리는 만 명 정도의 관중을 예상하고 준비했다. 안전요원을 평상시에 50% 이상 추가해 외야에 집중 배치했고, 동래경찰서에 당초 경찰병력 40명 정도의 인원을 2개 중대 병력 120~150명 정도로 요청했다. 그들은 민간인들 일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경찰지침에 따라 야구장 밖에서 기다렸다.

이런 상황에서 관중들을 막기는 힘들었다. 프로야구 22년 역사상 외야부터 야구장이 차는 일은 없었다. 그날은 관중들이 안타나 삼진에 대하여는 관심이 없었다. 이승엽 선수가 나오면 열광하였다. 야구를 알고 보나 하는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보기는 좋았다.

그날 상황에서 야구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무사 1루에서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보내기 번트를 시도해, 다음 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아니다. 우리는 이승엽 선수의 전 세 타석에서 정면 승부를 했다. 마지막 타석 때 이승엽 홈런 때문에 온 관중들은 홈런 볼을 잡고 싶은 욕망이 더 컸을 것이다.

과연, 그런 상황이 또 온다면, 볼넷을 낼 것이냐 정면승부를 할 것이냐 물어본다면, 지금이라도 당연히 정상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이승엽의 홈런 가치를 떨어지는 일일뿐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면승부가 필요했다는 일부 팬들의 의견에 대하여) 할말이 없다. 홈런을 만들어 주라는 이야기이냐. 그게 무슨 이승엽 선수의 홈런에 의미가 있겠느냐. 찬성하기 힘들다."

- KBS 하일성 해설위원은 경기를 중계하면서 "(김용철 감독대행이) 관중이 많으니까 순간적으로 착각한 것 같다. 야구적인 측면에서만, 8회 초 위기만 넘어가면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옳고 그른 것을 떠나서 다수가 원하는 것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언론의 보도형태는 문제가 있다. 정확한 진상이 무엇이냐, 무엇이 진실이냐를 제쳐놓고,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 사회의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스포츠에서 물론 쇼맨십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해야한다. 기본을 무너뜨리는 방식은 당장의 만족감은 있을 수 있어도 결국 미래를 위해서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 경기종료 후 자이언츠 선수들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성환
-자이언츠와 한국프로야구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면.
"대개 성적이 안 좋은 팀을 보면 게임을 하면서 박진감 있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력질주나 과감한 플레이가 적어진다. 이런 경기는 다이내믹하지 않고, 긴박감이 없다. 이런 것은 선수들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 구단은 외부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돔구장 건설과 팬들의 새로운 볼거리를 찾기에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플레어 탄생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스타플레이어 이야기가 나왔다. 자이언츠는 그동안 이 부분에 있어서 투자가 인색하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연봉인상에 있어서는 개인성적과 팀 성적 모두 중요하다. 지금 현재 자이언츠는 3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9년 이전에도 95년 준우승 이후 계속 좋지 않았다. 포스트 시즌에 올라간 것이 92년, 95년, 99년 밖에 없다. 이런 기간들 중 연봉이 삭감되거나 동결될 때가 많았다. 1999년 한해 잘했다고 해서 팀 연봉을 올릴 수는 없었다. 4강에 올라가는 횟수가 적으니 다른 팀들보다 연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스타플레이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면?
"마해영 선수는 이런 제도에 불만이 많았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고, 구단입장에서도 더 이상 있기를 원하지 않는 선수를 보내주기로 한 것이다. 당시 타이거즈와 라이온즈가 마 선수를 원했는데 사실 타이거즈가 제시한 선수가 더 좋았다. 하지만, 선수가 원하는 팀으로 보내주었다.

ⓒ 이성환
조경환 선수의 경우 구단은 보낼 의사가 없었다. 백인천 전 감독이 강력히 요구하는 바람에 보냈다. 김민재 선수의 경우 당시 내야수 대체요원이 박기혁, 조성환, 박정태 등 많았다. 김민재 선수 때문에 크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우용득 당시 감독 요구에 따라 놔준 것이다. 구단으로서는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를 잡기 위해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놨다. 그러나 SK 와이번스가 1억 원을 더 준다고 하였고, 구단이 세운 가이드라인을 넘기 때문에 놔줄 수밖에 없었다.

작년 시즌부터는 우리도 신인발굴과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수화, 장원준 선수를 새롭게 영입하고, 좋은 선수를 1차 지명을 붙잡고, 2차 지명으로 지역 선수를 잡기에 노력한다. 내년에도 우리가 1차 지명을 갖고 있기에 좋은 선수를 데리고 오도록 노력할 것이다.

과거 미국으로 가는 선수들을 못 잡는 등 과오를 다시는 범하지 않겠다. 그리고 기존에 외국에 나가 있는 선수들도 돌아온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 좀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과거의 잘못을 시인한다. 그 바탕 아래서 노력하겠다."

롯데자이언츠 감독대행과 구단관계자와의 인터뷰. 독자들은 분명 인터뷰 내용 중 공감하는 내용도 있고, 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그 안에는 일선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성적지상주의 배제와 스타플레이어 양성, 그리고, 팬들을 위한 서비스와 플레이. 이것은 분명 야구팬들이나 구단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가 느끼고 있는 부분인 듯 보인다. 이제는 그것에 실천을 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을까?
2003-09-30 16:4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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