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연승, 21승에서 멈추다

현대유니콘스 정민태 선수의 연승가도가 21연승에서 멈췄다. 지난 6일 토요일 삼성라이온즈 전에서 7과2/3이닝 동안 7실점을 하고, 팀은 8대 3 패배를 당해 결국 그의 연승 행진은 21연승에서 멈췄다.

이로 인해 프로야구 원년 당시 OB베어스의 박철순 선수가 세운 22연승은 깨지지 않은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사실 이날 라이온즈 선발로 나온 투수는 권혁 선수. 올 시즌 딱 한 차례 밖에 선발로 나서지 않았고, 선발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2년차 신인급 선수였다. 4점대 방어율에 2승 4패의 시즌 기록을 가지고 있던 권혁 선수는 시즌 14승 무패에 빛나는 정민태 선수에게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 듯 보였다.

누구도 정민태 선수의 승리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없었고, 손쉽게 22연승에 타이기록을 세울 줄 알았다. 그러나 권혁 선수는 5와1/3이닝 동안 7안타 1실점의 좋은 투구를 던져 데뷔 후 첫 선발승을 거두었고, 3회 초에 나온 이승엽 선수의 2점 홈런을 앞세운 라이온즈 타선이 폭발, 결국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정민태 선수의 21연승은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미 메이저리그 로저 클레멘스가 세운 20연승을 넘어선 선발 연승 세계 신기록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진출 때문에 2000년 7월 30일부터 횟수로 무려 4년의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모두 선발로 만 거둔 연승 기록이기에 7번의 구원승이 포함된 박철순의 기록만큼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박철순 선수의 22연승 기록은 계속 남게 되었으며, 기록 갱신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이승엽 51호, 아시아 신기록 -5

한편,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2점 홈런을 쳐낸 이승엽 선수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날 정민태 선수에게 뽑아낸 홈런은 51호 홈런. 지금까지 아시아 기록은 55개로 1964년 당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였던 왕정치 현 다이에호크스 감독이 세웠다. 이 기록에 많은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001년 긴데스 세이부스의 터피 로즈 선수와 작년 세이부 라이온즈의 알렉스 카브레라 선수가 타이기록을 세웠을 뿐이었다. 이승엽 선수도 지난 1999년 이 기록에 도전했으나 54개에서 아쉽게 멈춘 적이 있다.

이번 시즌 133경기 중 라이온즈는 111경기를 소화하고 있고 이제 22경기가 남아 있어 55개의 아시아 신기록을 넘어서 60호 홈런 이상을 쳐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이승엽 선수의 홈런수가 경기당 0.46개임을 감안할 때 최대 61개까지 칠 수 있다는 이야기.

기자는 지난 4일 타이거즈 전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LA다저스 토미 라소다 부사장이 관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겨 치고, 밀어 쳐 두 개 홈런을 쳐내는 모습을 보고, 그가 스타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승엽 선수는 또한 6일 경기에서 127타점을 기록, 자신이 작년에 세웠던 126개의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갱신하였다.

새로운 아시아 신기록은 최근 3경기에서 연속으로 홈런포를 쳐내며 4개의 홈런을 몰아친 여세라면 추석 기간 중인 대구 이글스 전이나 주말 인천 와이번스 전에 나올 가능성도 크지만, 아무래도 다음 주 주중 대구 베어스 전이나 주말 트윈스 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시즌 막판 판도 어떻게 짜여질까

1위를 독주하던 유니콘스가 2연패를 당하며 승부는 더욱 재미있어지고 있다. 지난주 4연패를 당했던 라이온즈는 유니콘스를 제물로 3연승을 거두며 67승째를 거두었고, 14연승의 고속 주행을 펼쳤던 타이거즈도 지난 4일 라이온즈에게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다시 3연승을 거두며 67승째를 거두었다.

이로써 71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니콘스와 그 뒤를 4게임차로 뒤쫓고 있는 라이온즈, 타이거즈와의 다툼이 시즌 막판 재미있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잔여 경기는 유니콘스가 17경기, 라이온즈가 22경기 그리고, 타이거즈가 19경기. 4경기나 앞서 있는 유니콘스가 유리해 보이지만, 5경기나 덜한 라이온즈가 연승 행진을 이어 간다면, 1위 싸움이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고, 타이거즈 또한 지금의 강한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1위도 바라볼 수 있을 듯 보인다.

잔여 경기를 보자면,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간 이글스, 베어스, 자이언츠와 경기가 더 많은 유니콘스가 다른 두 팀보다 훨씬 유리해 보인다. 반면, 잔여 경기가 더 많은 라이온즈와 타이거즈는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더블헤더를 포함 4경기가 잡혀 있어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 큰 재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7연패를 당하고 있는 와이번스는 4위 자리마저 위태로워 보인다. 지난 6일 5위 트윈스에게 패배를 당하며 지난 27일부터 무려 2주에 가까운 기간 동안 58승에 머물러 있다. 55승을 거두고 있는 트윈스와는 3경기차. 남은 16경기 중 하위권팀들과 경기가 많은 와이번스가 남은 18경기에서 라이온즈, 타이거즈, 유니콘스와 계속 스케줄이 잡혀 있는 트윈스보다는 다소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지금 현재 와이번스는 팀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상황. 어떤 팀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할 듯 보인다.

앞선 세 팀의 순위 싸움과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가지고 싸우는 두 팀 그리고, 하위권 '고춧가루 부대'들의 활약 등이 기대되는 가운데 비 때문에 늦어진 시즌 막판이 더욱 재미있어질 듯 보인다.
2003-09-08 19:0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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