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시즌 성적 22승 56패 3무 승률 .282 종합 8위
홈경기(11-27-2 0.286), 어웨이경기(11-29-1) - 7월 23일 현재
팀타율 0.254(6위) 팀방어율 5.04(8위)

2002년 시즌 성적 35승 1무 98패 승률 0.265 종합 8위
전문가들의 예상 성적 : 하위권


헝그리 정신

▲ 롯데자이언츠 선수들
ⓒ 이성환
아마도 1990년대 초반까지도 국내 스포츠계의 중심적인 정신이 아니었나 싶다. 이기려면 승리에 대한 배고픔이 있어야 한다는 뜻도 있지만, 실제로도 배고픔을 알고, 그 배고픔에서 나온 헝그리 정신으로 자신의 능력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야한다는 의미가 더 컸을 것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에 빛나는 임춘애 선수가 라면만 먹고 운동했고, "우유가 먹고 싶어요"라는 말을 남겨 국민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국내 프로야구도 비슷한 길을 걸어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헝그리 정신이 프로야구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팀의 적극적인 투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정신력이라는 뜻이었다.

아무리 운동 환경이 안 좋고, 자신의 능력이 조금은 떨어지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정신력만 있다면, 뛰어난 성적과 우승도 가능하다는 것이 프로야구의 지배적인 생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런 분위기 바뀌기 시작했다. 아마도 외국인 선수가 들어온 것이 시초가 아닌가 싶다. 돈을 많이 주고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온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투자에 인색한 구단들은 서서히 하위권으로 처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라는 말이 있어서인지 몇 년간은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이끌어 가는 구단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시점으로 보았을 때 투자에 노력을 기울이는 구단들과 그러하지 못한 구단들 간의 전력차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 상반기 결산을 할 자이언츠. 자이언츠는 지금까지 1984년, 1992년 두 차례 우승을 거둔 팀이다. 비록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지는 없었지만 최동원, 김용희, 마해영, 염종석, 주형광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급 선수들을 배출하며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었지만, 성적이 좋은 해에는 우승을 이끌어 내거나, 코리안 시리즈까지도 진출하는 강한 면모를 자랑하였다.

그러나 1999년 코리안 시리즈 진출과 2000년 플레이오프 진출 후 자이언츠는 하향세를 걷기 시작한다. 2001년에는 59승 4무 70패로 최하위를 기록하더니 2002년에는 35승 1무 97패로 프랜차이즈 최악의 성적을 거둔다. 참고로 97패는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기록한 시즌 최다 패와 타이기록이다.

올 시즌 자이언츠는 최근 몇 년간의 저조한 성적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바로 어느 팀도 만만하게 보는 '약체 팀'의 모습 말이다. 올 시즌 시즌 개막과 함께 자이언츠는 12연패를 당했다. 국내 최다 시즌 개막 연패이자 아시아 최다 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운 것이다. 참고로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가 1979년에 세운 개막 12연패가 지금까지의 기록이었다.

2003년 시즌 자이언츠는 팀타율 0.254로 리그 6위의 기록이고, 팀방어율은 5.04로 리그 최하위 기록이다. 종합 승률은 0.282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9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를 확실하게 굳히고 있는 상태이다. 말 그대로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뜻이다.

투수진의 몰락, 타력의 하향세, 스타플레이어 부재 등 팀이 하위권에 있을만한 모든 이유가 모여지며 자이언츠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신인급 선수들에 대한 발굴과 뒤늦은 투자가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 자이언츠에게는 한 가닥 희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믿을만한 구석은 투수였다

▲ 백인천 감독
ⓒ 이성환
이미 시즌 전부터 타력에 관해서는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투수력은 그래도 믿을만 하였다. 백인천 감독도 일본에서 영입한 이시이 타케히로 투수코치와 함께 올 시즌 투수력으로 승부하자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염종석, 주형광, 문동환, 박석진, 손민환, 강상수, 박지철, 가득염 등 말 그대로 이름값 하는 선수들도 즐비하고, 김사율 같은 신예 투수들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부상. 부상만 아니면, 적어도 시즌 10승을 챙겨줄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손민한 선수가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에 허덕이고 있으니 백인천 감독의 답답함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지금 현재 자이언츠 덕아웃을 보면 믿을 만한 투수는 거의 없다. 이것이 팀방어율 5.04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이렇게 믿을만한 구석인 투수진이 무너졌으니 성적은 자연스럽게 나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만약 자이언츠가 살아나려면, 팀의 방어율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 현재의 모습을 보면, 후반기에도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보이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이겨낼 방법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어려움을 이겨낼 것인가? 그 아주 작은 빛은 이미 비추어지고 있다.

그나마 믿을 만한 선수는 박지철, 임경완, 노승욱, 이정훈 정도. 박지철 선수는 목, 팔꿈치 부상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팀이 연패에 빠질 때마다 승리를 거두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어렵게 해주었다. 성적은 5승 4패 방어율 3.39. 다른 팀에서는 그저 그런 성적일수도 있지만, 1승이 아쉬운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정말로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

마무리로 활약 중인 프로 6년차 임경완 선수는 지금까지 통산 3승 8패 2세이브가 그의 성적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1승 8패 11세이브로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올 시즌에는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도 선발되어 프로선수로써 다시 한번 도약하는 2003년이 될 듯 보인다.

무명 노승욱 선수는 중간계투로 54경기에 출전 2승 2패 1세이브를 기록하고, 무려 8개의 홀드를 기록, 부실한 자이언츠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선발진에 포함된 이정훈 선수 또한 1997년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이언츠에 입단하여 지금까지 8승밖에 거두지 못한 무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팀의 불펜진으로 출전 5승(5패) 1세이브 방어율 4.54를 기록하고 있다.

그 동안 마무리와 중간계투진으로 활약했던 임경완 선수와 노승욱 선수를 선발로 전환하고, 이정훈 선수를 마무리로 돌릴 계획이라고 하니 이들이 자이언츠에서 차지하는 전력적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이런 무명 선수들의 활약과 강상수 선수가 5년만에 선발승을 거두었고, 손민한, 염종석 등이 후반기에 컴백할 예정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의 전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듯 보인다.

타력의 구심점

▲ 주전 3루수로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조성환 선수
ⓒ 이성환
타력을 보면, 얼마만큼 자이언츠가 내세울만한 타자가 없는지 알 수 있다. 2003년 자이언츠 선수단 평균 연봉은 4662만4107원이다. 8개 구단 중 최하위에 속하는 연봉이며, 평균 연봉 1위 삼성 라이온즈(7741만8182원)에 비교하면, 60% 정도 밖에 안되는 수치이다. 그만큼 내세울만한 타자도 없다.

그나마 자이언츠 선봉에 서야하는 박정태 선수는 25타수 6안타 타율 0.240으로 저조한 성적을 내다가 2군에 내려가 있고, 그 동안 자이언츠 타선을 이끌었던 김응국과 김대익도 각각 타율 0.177, 0.077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2001년 마해영 선수 트레이드 때 자이언츠로 온 김주찬 선수는 자이언츠의 톱라인을 책임져 줄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지난해 84경기 출전 2할2푼의 저조한 성적을 올리더니 올해도 부상으로 거의 출전을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4번 타자감으로 데리고 왔던 용병 보이 로드리게스도 21타수 4안타 타율 0.190의 성적을 남기고, 퇴출당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이언츠 구단은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주전 선수로 내세울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타율도 리그 6위로 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런 경험 부족이 팀 실책이 72개로 리그 최고의 기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수밖에 없는 실책이 많이 나오면 자연히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팀의 타력을 이끌어주는 선수도 있다. 시즌 초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는 바로 조성환과 윤재국.

조성환 선수는 시즌 초반에 비교한다면, 조금은 주춤하고는 있지만, 톱타자로써 314타수 89안타 타율 0.283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도루도 14개나 기록하며 자이언츠의 스피드를 주도하고 있다. 와이번스로부터 트레이드 되어 작년부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윤재국 선수는 올 시즌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좌익수로써 2번 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기록은 145타수 42안타 타율 0.290.

팀의 톱라인을 조성환, 윤재국 선수가 책임지고 있는 반면, 3, 4번은 외국인 선수가 책임지고 있다. 보이 로드리게스와 일본인 투수 모리 카즈마가 모두 퇴출당하며 자이언츠가 데리고 온 용병 타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인 로베르토 페레즈와 마리오 엔카네이시온(이시온).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10만 달러를 주고 데리고 온 페레즈는 34살로 나이는 조금 많지만, 192㎝에 104㎏의 건장한 체격으로 메이저리그, 멕시칸 리그 등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용병이라고 볼 수 있다.

▲ 0.348의 높은 타율을 자랑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페레즈
ⓒ 이성환
95년에서 2001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17경기에 출전, 타율 2할5푼6리(489타수 125안타)에 홈런 8개를 기록하였다. 올 시즌 멕시칸리그에서 펠릭스 호세와 같은 멕시코시티 디아블로 소속에서 4, 5번 타자를 쳤다고 한다.

5월 18일 국내 프로야구로 온 페레즈는 141타수 49안타 7홈런 타율 0.348의 아주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규정 타석 미달이라서 올라있지 않지만, 만약 규정타석만 된다면, 타격순위 4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성적이다. 장타율도 0.582로 파워까지 겸비한 타자로 인정되고 있다.

28살로 페레즈보다 상대적으로 어린 이시온 선수는 계약금 3만 달러에 연봉 7만 달러에 계약하였다. 올해 자이언츠로 오기 전까지 세이트루이스 산하 트리플A 멤피스에서 22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2할6푼1리(69타수 18안타)에 1홈런 7타점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올 시즌 자이언츠에서는 164타수 48안타 타율 0.293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외야수인 페레즈와 이시온은 수비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두 선수 모두 크고 작은 부상에 허덕이고 있어 이 두 선수가 시즌막판까지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부상에서 탈출한 최기문 포수도 208타수 62안타 23타점 타율 0.298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런 좋은 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력의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 자이언츠 타력의 아쉬움이다. 결국 타력에 있어서는 큰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스타플레이의 부재

사실 지금까지 자이언츠를 지나간 스타플레이어들은 많다. 최동원, 김용희, 윤학길, 장효조, 박동희, 마해영, 전준호, 염종석, 주형광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플레이들이 이제는 자이언츠 이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선수들을 제외하고도 소위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었던 선수들이 자이언츠에 있었지만, 이들 선수들 중 제대로 자이언츠라는 이름으로 은퇴식을 가진 선수들은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트레이드를 통해 타 팀의 유니폼을 바꿔 입고 은퇴를 하거나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뿐이다.

이 대목에서 과연 자이언츠가 구도 부산에 팀으로서 그 동안 자이언츠를 이끌어왔던 선수들을 제대로 인정받게 해주었나 의문을 갖게 한다.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의 존재는 팀의 사기나 성적을 위해서 정말 중요하다. 팀 전력에 구심점이 될만한 선수가 있다는 것이 그 선수를 위시하여 팀이 뭉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 자이언츠 팬들
ⓒ 이성환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자이언츠에는 팀을 이끌어 갈만한 구심점이 될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염종석, 주형광, 박정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도 있지만, 이 선수들이 과연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써 팀을 이끌어 갈 선수라는 데는 고개를 갸우뚱할 독자들도 많다고 사료된다.

흔들 타법으로 유명한 박정태 선수는 스타플레이어로서 많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지만, 올 스토브리그에서 거의 스타로서의 대접조차 받지 못한 채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FA 선언을 하였던 박 선수에게 자이언츠 구단은 '재계약 포기선언'이라는 강수를 두며 구단 스스로 박 선수에 대한 스타로서의 이미지를 실추시켜 버렸다.

이는 단순히 박 선수가 푸대접을 받은 것 뿐 아니라 자이언츠 구단이 박 선수를 스타플레이어로서 인정하지 않는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결국 그때의 마음고생 때문인지 박 선수는 지금까지도 부상에 시달리며 올 시즌 2군에 머무르고 있다.

필자가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라 함은 단순히 타율이 높거나 승수가 많은 선수라는 말이 아니다.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선수를 말하는 것이다. 정규시즌을 치르고, 포스트시즌까지 팀의 구심점이 되어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선수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선수들은 단순히 팀 성적 뿐 아니라 팬들의 인기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 팀의 선수로서 프로생활을 시작하고, 그 팀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선수라면 당연히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느 팀이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는 꼭 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 같은 경우는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를 확보하기 위해서 큰돈도 마다하지 않는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많은 구단들은 팀의 성적이나 인기면에서 구심점이 될만한 선수를 발굴하거나 데리고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유독 자이언츠에게는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지금까지 자이언츠를 보면 선수를 데리고 오기 위해 노력한 것은 펠릭스 호세 밖에 없다. 호세 선수도 구단의 이미지나 인기보다도 눈앞에 성적을 위해 노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결국 자이언츠에게 성적을 올리기 위해 그리고, 옛날의 명성을 찾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만이 살 길이다

필자는 지난 1999년 플레이오프를 잊지 못한다. 초반 1승 3패를 이겨내고, 극적인 승리를 거둔 플레이오프. 지금은 고인이 된 김명성 감독을 위시하여 지금은 병상에 누워있는 임수혁 선수, 당시 상대편이었던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마해영 선수, 지금은 미국 어딘가에 있을, 장타율 출루율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펠릭스 호세 선수, 흔들 타법의 진수를 보여주었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은 박정태 선수. 이런 선수들이 정말로 국내 프로야구 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명승부를 펼치며 라이온즈를 꺾고, 코리안 시리즈에 진출한다.

1984년 우승을 이끌었던 최동원 선수의 호투와 유두열 선수의 7차전 역전 홈런, 지금은 부상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염종석 선수와 박정태 선수의 맹활약 등으로 이루어낸 1992년 우승. 필자의 기억에는 몸을 아끼지 않으며 오직 팀의 승리를 위해서 경기에 뛰어드는 자이언츠 선수들이 눈앞에 선하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헝그리 정신, 물론 필요하다. 승리에 대한 강한 갈망은 프로선수들이 반드시 갖춰야하는 마인드이다. 하지만 그런 것만을 가지고 승리를 일구어 낼 수는 없다. 앞으로는 선진 프로스포츠와 같이 투자한 구단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시대가 우리에게도 열릴 것이다. 아니 벌써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이언츠는 미래를 보기 바란다. 리그 꼴지? 그것 역사를 길게 본다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눈앞에 승리보다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앞으로 명문 프랜차이즈로 성공을 거둘 미래를 보라는 뜻이다. 이번 시즌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강한 팀으로 자이언츠가 면모를 새롭게 다질 수 있냐는 것이다. 구도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자이언츠. 분명, 그들에게는 명문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아니 그들의 역사 속에는 명문구단으로써의 자이언츠가 있다. 이제 그것을 어떻게 살리느냐는 지금 현재 2003년 시즌을 이끌어가고 미래를 이끌어 가는 자이언츠에게 있는 것이다.

자이언츠는 올 최고의 고교야구 우완투수인 순천 효천고의 김수화 선수에게 5억5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부산고 출신 좌완투수 장원준 선수에게도 3억7천만 원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여기에 용병 수입을 위해 페레즈 선수와 이시온 선수에게 무려 17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지금까지 자이언츠 구단에게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단순히 눈앞 성적을 위한 투자가 아닌 명문구단으로 재창단하기 위한 미래를 위한 투자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2003-07-29 09:3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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