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시즌 성적 34승 32패 2무 승률 .515 종합 5위
홈경기(16-13-0), 어웨이 경기(18-19-2) - 7월 9일 현재
팀타율 0.270(5위) 팀방어율 3.94(3위)

2002년 시즌 성적 78승 4무 51패 승률 .605 종합 3위, 정규시즌 2위

전문가들의 예상 성적 : 상위권

 타이거즈 서포터스 다음카페 '타이거즈는 영원하리~'
ⓒ 이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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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시즌은 타이거즈에게 있어서 상당히 의미 있는 한해였다. 9번의 우승을 이끌어낸 타이거즈였지만, 주요 선수를 다 팔아먹은 팀으로써 그 옛날의 명성을 찾기가 어려웠다.

김성한 감독 아래 좋은 선수는 많았지만, 그래도 중위권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투수진들을 보면 키퍼, 김진우, 최상덕, 그리고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하였던 리오스까지 선발진은 굳건했고, 이강철 선수를 위시한 중간 계투진들도 아주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이는 팀방어율 3.92로 8개 구단 중 최고를 자랑하는 이유가 됐다.

타력 면에서도 아주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바람의 아들' 이종범 선수를 위시하여 도루왕 김종국, 타격왕 장성호 등이 팀의 타격을 주도했다. 팀타율은 0.269로 8개 구단 중 3위의 기록이었지만, 팀 도루가 무려 155개로 시즌 1위를 차지하며 스피드 야구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이런 타이거즈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그것은 마무리와 거포의 부재였다. 2002년 시즌 타이거즈는 이 문제점을 외국인 선수로 해결하려 했다. 마무리는 리오스 선수로 그리고 거포는 뉴선으로 배치를 하고 시즌을 시작했으나 구원투수로 활약하던 리오스는 성적이 지지부진하자 선발로 돌려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으나, 마무리 부재는 여전히 타이거즈의 문제점이었다.

거포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뉴선 선수는 일찌감치 퇴출당하였고, 새롭게 데리고 온 팸버튼 선수도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타이거즈의 홈런이 120개로 8개 구단 중 6위를 차지한 것이 타이거즈의 거포 부재 문제를 반증해주었다.

타이거즈는 이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스토브리그에서 두 번에 걸친 거대 트레이드를 거행했다. 우선 3루수로 맹활약을 펼친 정성훈 선수를 내주고, '리틀 쿠바' 박재홍 선수를 영입, 거포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하였다. 그리고 마무리 문제는 선수 팔기에 급급했던 베어스로부터 1999, 2000년 구원왕에 빛나는 '국내 최고의 소방수' 진필중 선수를 영입하여 자연스럽게 해결하려 했다.

작년 타이거즈의 발목을 잡았던 2개의 문제를 대형 트레이드로 해결하며 이번 시즌에는 코리안 시리즈 우승을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태세로 2003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 초반, 왜 이런 일이?

사실 2002년 시즌에도 시즌 도중 타이거즈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로 김성한 감독의 '김지영 선수 폭행사건'이었는데 프로스포츠에서 있어서는 안 될 선수 폭행사건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 싸움까지 갈 위기에 있었던 문제가 서로간의 대화로 다행히 해결됐지만, 선수단 분위기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사건일 수 있는 문제였다.

올 시즌 초에도 큰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김진우 선수 폭행 사건. 김진우 선수는 2002년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후 역대최고액인 7억원을 받고 타이거즈에 입단한 차세대 타이거즈 프렌차이스 플레이어이자 에이스 급 투수이다. 작년에도 방어율은 4.07로 약간 높았지만, 12승(11패)을 거두고, 177개의 탈삼진으로 삼진 왕에 오르며 타이거즈 선발진에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생긴 것은 시즌 초반인 4월 19일. 김진우 선수는 광주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손님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사건까지 열루 되게 되어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히고, 구속영장까지 신청되기도 했다. 여기에 손목 부상까지 겹친 김 선수는 5월 24일이나 되어서 복귀하게 되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조금 좋아지기는 시작했지만, 한 달간의 공백 끝에 5승 2패 방어율 3.93으로 실망스러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16일 새벽에는 타이거즈의 서정환 코치가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 9일 키퍼와 최용호 트레이드에서는 타이거즈가 키퍼를 내주고, 최용호 선수를 데리고 오기로 했으나, 최용호 선수가 은퇴선언을 하며 타이거즈 행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이번 트레이드에서도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올 시즌 타이거즈에게는 야구외적인 면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스포츠라는 것은 경기에 결과에 따라 성적이 정해지지만, 그 과정에서는 충분히 스포츠 외적인 일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사자가 아닌 기자로써는 정확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위에 나열한 일들이 상위권으로 라이온즈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는 전력을 가지고 있던 타이거즈가 고작 5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진출조차도 어려워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과연 성공적인 트레이드인가

앞서 이야기했듯 타이거즈 구단은 자신들의 아킬레스건인 거포와 마무리 부재 문제를 해결하려고, 유니콘스의 박재홍과 베어스의 진필중을 데리고 왔다.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박재홍 선수를 위해서는 젊은 피 정성훈 과감히 포기하며 현금 10억원을 지불하였고, 진필중 선수를 위해서는 손혁, 김창희 선수를 주는 동시에 현금 8억원을 베어스에 지불하였다.

많은 대가를 치렀던 만큼 구단이나 팬들 모두는 그들의 타이거즈 호성적에 직접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였다. 그러나 박재홍 선수나 진필중 선수가 보여준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박재홍 선수가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은 160타수 49안타 3할6리.

물론, 타율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겠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한 달이나 쉬어서 팀 성적에게는 별로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특히, 홈런은 고작 7개밖에 치지 못했고, 장타율도 .517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그의 장타율이 평균 .526밖에 되지 않았고, 지난 2년 동안 4할 대의 장타율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면도 인정되지만, 거포 영입을 위해 비싼 값을 치르고 박 선수들 데리고 온 것에 비하면, 올 상반기 타이거즈가 거두어들인 수확은 적다고 할 수밖에 없다.

마무리 투수로 데리고 온 진필중 선수의 활약도 아쉽다. 진필중 선수는 통산 68승(27구원승) 52패 157세이브를 기록하였다. 1998년 선발투수에서 구원투수로 전업한 진 선수는 그해 구원부분 4위를 차지했고, 1999년, 2000년 2년 연속 구원 왕을 차지하며 작년까지 구원부분 2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 진 선수가 1999년에 세운 42세이브와 52세이브 포인트는 지금도 깨지지 않는 한국프로야구 기록이다.

이번 시즌 타이거즈에서 진필중 선수가 올린 기록은 2승 3패 18세이브 방어율 3.05. 구원부분 4위에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팀 연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어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5월 27일 유니콘스와의 수원경기에서 10대 7대로 이기고 있는 9회말에 등판 1/3이닝을 던지며 끝내기 홈런을 포함 5안타 5실점을 내주어 10대12로 대 역전패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5월 27일 대패를 당한 타이거즈는 6월 3일까지 무려 7연패를 당하며 상위권에서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다. 5월 27일 대역전패를 포함 이번 시즌 3번의 마무리 실패를 기록한 진 선수는 예전에 145km의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농락시키는 모습보다는 약간은 만만해 보이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용병 키퍼를 내주고, 베어스의 최용호 선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는데 최용호 선수가 선수 포기 선언을 한 상태이고 설사 타이거즈로 복귀한다고 해도 이번 시즌 무승 2패 방어율 10.13의 최 선수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줄지도 의문이다. 결국, 타이거즈는 이번 시즌 우승을 위해 과감한 트레이드를 감행하고도 적어도 상반기에 있어서는 그만큼의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원투펀치 사라지다

시즌 전 타이거즈 선발진에는 원투펀치를 비롯하여 3선발, 4선발까지 완벽하였다. 2002 시즌 19승 9패 방어율 3.34를 기록한 마크 키퍼, 14승 5패 방어율 3.14의 다니엘 리오스, 12승 11패 방어율 4.07의 김진우, 8승 7패 방어율 4.47의 최상덕 선수까지 2003년 시즌을 맞이하는 타이거즈의 선발진은 8개 구단 중 누가 뭐래도 최강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2002년 다승왕 키퍼는 15경기 출전 4승 4패 방어율 4.07의 성적을 거두다가 결국은 베어스로 트레이드 되었고, 리오스는 16경기 출전 6승 7패 방어율 3.36으로 승수보다는 패배가 더 많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김진우 선수도 그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이 실정이다.

타이거즈는 키퍼선수를 트레이드 시키는 대신 미국 트리플A에서 4승3패 1세이브 방어율 3.72를 기록한 존슨 선수를 영입했는데 존슨 선수가 선발진에서 그가 받은 10만 달러의 가치를 해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구관이 명관 타이거즈 우리가 책임진다

그래도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타이거즈를 이끌어 가주고 있는 선수들은 타이거즈의 명성을 만들어 왔던 노장 선수들이다.

어려운 선발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최상덕. 1994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 프로 10년차를 맞이하는 최상덕은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15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최 선수는 8승 4패 방어율 3.16을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실질적 에이스로써 활약하고 있다. 특히 7연패를 당하던 지난 6월 4일 더블헤더 1차전에 나서 5 2/3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어 내는 등 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좋은 투구를 해주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현재 타이거즈 투수진의 힘은 역시 중간계투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타이거즈 중간계투진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이강철 선수. 프로야구 14년차의 이 선수는 전성기를 지난 선수로 알려지고 있었다. 1994년부터 98년까지 매년 10승 이상의 승수를 거두어내며 '타이거즈 명가' 건설에 견인차 적인 역할을 하였던 이강철 선수는 2000년 삼성라이온즈로 트레이드 되며 별 볼일 없는 선수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2001년 타이거즈로 돌아온 후 2002년 5승(2패) 17세이브 8홀드를 기록하며 재기 성공한다.

올 시즌 이강철은 정말로 제2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강철 선수의 기록은 5승(2패) 1세이브 11홀드 방어율 2.18. 이 선수는 홀드 부분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어 8개 구단 중간계투 투수 중 최고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타이거즈 전력의 핵, 이종범 선수
ⓒ 이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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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력에서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선수가 이끌고 있다. 이 선수는 283타수 93안타(2위) 타율 0.329(2위)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도루도 25개로 LG트윈스 박용택 선수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어 팀 타격에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역시 이종범이다' 하는 활약을 올해도 어김없이 펼쳐주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장성호 선수(0.312 - 8위), 홍세완(0.303 - 13위), 김상훈(0.279 - 27위) 등도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상훈 포수는 7할 대에 가까운 최고의 도루 저지율을 자랑하고 있어 수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투수진에서는 이강철 선수와 함께 팀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방년 20세의 신용운 선수도 4승 2패 1세이브 5홀드 방어율 4.63의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상위권 도약, 타선이 살아나야

작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생해 첫 도루왕과 골든글러브 타이틀을 차지했던 김종국 선수는 요즘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다. 2003년 성적은 257타수 61안타 타율 0.237, 출루율 0.308. 출루율이 낮다보니 도루도 13개로 적다. 김종국 선수가 작년 같은 2할 8푼대 정도의 타율과 20개 정도에 도루만 해주었다면, 올 시즌 타이거즈의 성적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타이거즈 타선은 역시 톱타자 이종범 선수와 김종국 선수가 수비를 흔들어나야 비로써 그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02년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었던, 신동주, 이현곤, 김경언 등도 같이 살아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으로 점쳐지던 타이거즈가 지금현재 중위권으로 처진 이유는 너무나도 당연한 듯 보인다. 장점으로만 보였던 모습들이 단점으로 드러나면서 그 단점들로 인해 너무나도 당연한 패배를 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외적인 문제와 선수들의 부상, 슬럼프들이 복잡하게 엉켰긴 하지만, 타이거즈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그 문제들이 너무나도 눈에 띄게 보이고, 그 문제점들만 해결한다면, 후반기에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김성한 감독을 위시한 타이거즈는 앞으로 모든 문제를 한 번해 해결하기보다는 하나하나 해결해 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지금도 언제든지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은 많다. 9번의 우승을 생각하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모습보다는 앞으로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여기에 구단 측에서의 관중동원을 위한 노력도 필요할 듯 보인다. 올 시즌 타이거즈는 홈경기 평균 관중이 3772명밖에 되지 않는다. 8개 구단 중 관중동원 수 6위이며 평균 5583명의 반밖에 되지 않는 수치이다. 작년보다 무려 28%나 감소한 수치이다. 월드컵 때문에 어려웠던 작년보다 말이다. 물론, 비가 많이 온 문제도 있겠지만, 왜 이렇게 급격한 관중감소를 보였는지 고민해볼 때가 아닌 듯싶다.

지금 현재 8개 구단 중 가장 낙후된 구장중의 하나인 무등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결국, 이종범 선수의 컴백으로 누렸던 깜짝 특수 등도 하드웨어 등 근본적인 문제 앞에서는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타이거즈 구단은 성적이 떨어진 것도 관중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당년도 성적에만 좌지우지되는 타이거즈 홈구장 관중 수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된 듯싶다.

타이거즈가 관중동원을 위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 발전에 얼마만큼 노력을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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