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시즌 성적 47승 27패 1무 승률 .714 종합 1위
홈경기(25-15-0 .625), 어웨이 경기(22-12-1 ) - 7월 7일 현재
팀타율 0.278(2위) 팀방어율 3.97(5위)

2002년 시즌 성적 62승 3무 69패 승률 .469 종합 6위

전문가들의 예상 성적 : 중위권


▲ SK와이번스 서포터스 그룹 '비룡천하'
ⓒ 이성환
와이번스의 힘은 신임 조범현 감독을 위시한 단합된 선수들의 플레이다. 최다안타와 타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진영 선수가 있고, 박경완이라는 대형포수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타 팀에 비해 팀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는 없는 편이다. 팬들의 인기투표로 결정되는 올스타 선발에서 단 한 명의 포지션별 선발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2000년 창단 이후 5할 대 승률을 거둔 년도는 한번도 없었고, 최고의 성적은 작년 61승의 6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올해 7월 7일까지 거둔 성적은 47승. 작년 승수의 무려 80%에 가까운 승수를 시즌이 절반정도 지난 상황에서 거두고 있다. 이는 물론, 지금까지 꾸준한 트레이드와 선수 영입, 신인 선수 발굴 등으로 이룩해낸 성적이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넘어서는 호성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와이번스는 2003 시즌에서 라이온즈와 한 게임차의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지만, 와이번스는 단독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와이번스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투수부분 젊은 선발진들의 뜻밖의 선전

시즌 초반 와이번스를 이끌어갈 선발진으로는 이승호, 김상진, 스미스, 조진호 등이 손꼽혔다. 이 선수들을 실제로 시즌 초반 2승 정도까지 챙겨주며 와이번스 돌풍을 이끌어갔다. 그러나 5월에 들어서면서 선발진들은 무너져 갔고, 각종 부상이나 이외에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이때 혜성과 같이 나타난 선수들이 채병룡 선수와 제춘모 선수다. 채병룡 선수는 현재 7승 1패 방어율 3.48을 기록 중이다. 이는 8개 구단 전체 투수 중 다승 6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방어율도 10위의 기록이다.

또 한 명의 선수는 바로 제춘모 선수. 제춘모 선수의 기록은 8승 무패 방어율 2.85. 이는 승률1위, 다승 4위의 기록이다. 제 선수는 와이번스 팀 최다승을 기록 중이고, 비록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기록적으로 볼 때 방어율 부분 3위에 오를 수 있을 만큼 좋은 기록을 냈다. 특이한 점은 이 두 선수가 모두 시즌 초반을 불펜 진으로 시작했다는 것.

채병룡 선수는 팀의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고, 제춘모 선수도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했다. 실제로 채병룡은 1개의 홀드를 기록했고, 제춘모도 5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결국, 이들의 보직변경이 선발진의 한축을 담당하고, 와이번스의 호성적에 결정적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 프로야구 시즌 상반기 돌풍을 이끌고 있는 조범현 감독
ⓒ 이성환
두터운 중간계투진과 마무리

시즌 초반 선발진이 무너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중간 계투진들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1점차 승부가 유난히 많았던 와이번스(24경기)에게는 허리와 마무리의 중요성이 절대적이었다. 여기서 중간계투진과 마무리가 좋은 성적을 거두어 지금까지 1점차 승부에서 17승 7패 7할8리 대의 8개 구단 중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팀이 되었다.

와이번스 불펜진에서는 정대현 선수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정대현 선수는 37경기에 출전 방어율 2.29와 8개 홀드를 기록 중이다. 8개의 홀드는 이 부분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여기에 32경기 방어율 5.52 5승 2패 4세이브 6홀드를 기록 중인 송은범 선수도 한몫을 단단히 해주고 있다. 송 선수는 요즘 체력이 약간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투구로 타자들을 요리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스프링캠프에서의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김원형 선수까지 가세 11경기 방어율 3.26 5승 무패 1세이브 1홀드의 성적을 내주고 있고, 김희걸(2.10), 윤길현(2.00), 엄정욱(6.43) 등 다양한 선수들이 중간을 책임져주며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진들을 보조해주고 있다.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와이번스 불펜진의 주인공은 조웅천 선수. 조 선수는 와이번스 구원투수로써 완벽한 마무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 선수가 지금까지 올린 성적은 35경기 출전 방어율 2.09 4구원승 23세이브 27세이브 포인트다. 이는 8개 구단 구원투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연봉 500만원짜리 연습생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조 선수에게는 그의 야구인생 중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올린 성적 중 가장 좋은 성적은 1999년 현대유니콘스에서 올린 16홀드 8세이브와 2001년 와이번스에서 올린 9홀드 12세이브. 시즌 중반인 지금 현재 27세이브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성적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든든한 조웅천 선수가 와이번스의 뒷문을 책임져 주고 있으니 좋은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타자부분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플레이

수위타자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진영(0.347)을 중심으로, 부상이후 복귀한 디아즈(0.304 - 12위)와 1999년 쌍방울레이더스에 입단한 이진영 선수는 작년까지 통산 2할7푼8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리그 수위타자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선수도 아니었다는 이야기지만, 올해는 3할4푼7리를 기록하며 97개의 안타로 최다안타 부분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이 선수가 와이번스 타력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리그 타격, 최다안타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진영 선수
ⓒ 이성환
이진영 선수 이외에도 작년 자이언츠로부터 트레이드 되어온 조경환 선수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조 선수의 성적은 2할9푼6리 216타수 64안타 17홈런 53타점. 특히 .603의 장타율은 리그 4위에 준하는 기록이다.

용병 디아즈 선수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디아즈의 시즌 성적은 타율 .299 221타수 66안타 15홈런 43타점. 부상으로 한 달정도 결장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실로 뛰어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톱타자 조원우(0.291), 이호준(0.283), 정경배(0.290) 등도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팀 타선을 이끌어 가고 있다.

와이번스 타선을 볼 때 이진영 이외에는 홈런, 타점, 도루 등에서 특별한 성적을 거두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와이번스는 끈끈한 플레이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팀타율이 8개 구단 중 2위에 올라가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해주는 대목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와이번스는 24경기의 1점차 승부 중 17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불펜진의 힘도 무시 못 하겠지만, 타격면에서 보았을 때 팀이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줄 수 있는 팀타격이 아주 좋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와이번스의 타력은 팀플레이로 그 주가를 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후반기 와이번스가 우승으로 가는 길은 순탄할 것인가?

1. 선발진이 살아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와이번스의 에이스는 이승호 선수였다. 그러나 올해는 4승 3패 4.60으로 부진한 성적. 이승호가 살아나야 선발진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시즌 초반 분위기를 이끌어가던 노장 김상진 선수도 2승 6패 4.46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기대를 걸었던 용병 스미스 선수(4승 5패 4.25)와 조진호 선수(2승 2패 4.38)도 기대이하의 성적이다.

▲ 와이번스의 용병 투수 스미스 선수
ⓒ 이성환
결국 선발진에서 믿을만한 선수는 3년차와 2년차인 채병룡 선수와 제춘모 선수. 그러나 이 두 선수 가지고는 선발진을 이끌어 갈수 없다. 스프링캠프 중 손가락 골절부상을 입었던 김원형 선수가 돌아와 후반기부터는 선발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한 팀의 선발이 5∼6명은 있어야함을 감안할 때 이승호, 김상진, 스미스, 조진호 선수의 부진 탈출이 1위 고수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중간계투진의 피로감을 찾아온다

지금까지 와이번스의 선발진이 약한 관계로 그만큼 중간계투진과 마무리의 팀의 공헌도가 큰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이 선수들이 혹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간계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정대현 선수는 무려 37경기에 출전했다.

프로 3년차인 정 선수가 지난 2년 동안 출전했던 경기는 모두 42경기로 벌써 그의 커리어 경기수를 넘어서고 있다. 그래서 이미 피로누적으로 지난 26일 엔트리에서 제외되어있는 상태이다. 마무리 조웅천 선수도 35경기에 출전했고, 송은범 선수도 32경기에 출전했다. 결국, 거의 매일 등판해야 하는 벤치 입장에서는 시즌 종반으로 갈수록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 의미에서 6월 10일 자이언츠로부터 트레이드 되어온 김영수 선수와 김태한, 엄정욱 선수, 최근 새롭게 엔트리에 등록된 윤길현 선수 등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특히, 김영수, 김태한 선수가 살아난다면, 오른손 투수 일색의 와이번스 투수진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1년을 시즌으로 보는 야구는 시즌 종반이 되어 갈수록 결국 체력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자칫 불펜진이 무너질 위험을 안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 투입될 중간계투진들의 선전이 와이번스가 우승으로 가는 길에 절실하게 필요한 대목이다.

3. 하위타선의 부진 와이번스의 발목을 잡을 수도

하위타선인 김민재, 채종범, 박경완 선수가 어떻게 살아나는지도 지켜봐야한다. 이 세 선수는 수비를 위해 꼭 필요한 선수다. 그렇기에 이 선수들이 살아난다면, 지속적으로 1위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좀더 원하는 것은 클린업 트리오의 장타력. 타 팀에 비해 홈런 숫자나 장타의 숫자가 적다. 3번을 치고 있는 이진영 선수는 2번 정도로 올라가고, 디아즈, 이호준, 조경환, 박경완 등이 중심타선을 이끌어주어야 후반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듯 보인다.

그렇게 뛰어나 보이는 선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와이번스 타선이다. 와이번스 타선은 타선의 실력에 비해 556개라는 많은 숫자의 잔루를 남기고 있다. 후반기에서는 잔루의 숫자를 줄이는 좀 더 응집력 있는 공격이 필요 할 듯 보인다.

돌풍의 팀 와이번스

돌풍의 핵 와이번스. 신인 조범현 감독과 40대의 코치들.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끈끈한 팀플레이로 팀전력을 꾸준히 상승시켜가는 팀. 경험이 없다는 것이 시즌 종반과 포스트 시즌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지만,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보인다.

필자가 와이번스에게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1위팀다운 면모이다. 그동안 와이번스의 경기를 보면, 너무 한 경기의 승리나 한 점에 부담을 갖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경기초반에 보내기번트를 대는 등 1점을 뽑아내기 위한 집착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또, 투수진 운영에 있어서도 승리에 대한 조급함을 보이기도 했다. 구원투수인 조웅천 투수를 투입한 뒤 위기가 찾아오자 강판시키고, 중간계투진을 집어넣는 초강수를 두기도 하고, 2∼3실점을 한 선발 투수를 조기 강판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선발 채병룡 선수가 경기 초반에 무너지자 팀의 제2선발 격인 제춘모 선수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물론, 올스타전도 있고 해서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조금의 여유는 있었고, 정대현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정 선수를 대체할만한 중간계투진도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제춘모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단지 1승을 거두기위해서라는 의미에서 너무나 큰 모험이었다.

결국 제 선수는 팀 이 7대 5로 이기고 있던 5회에 투입 2 1/3이닝동안 4안타 3실점 2자책점으로 팀 패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제 선수가 투입된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1승에 대한 집착과 조급함은 오히려 경기의 재미에 있어서는 역효과를 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조범현 감독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1위 팀다운 면모이다. 1승 1승도 중요하지만, 시즌을 생각하고,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기대한다.
2003-07-10 08:5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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