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래디에이터 2>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명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치하 당시 군단장이었다가 정쟁에 휘말려 검투사로 전락한 막시무스,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 그리고 전투 능력을 발휘해 최고의 검투사로 우뚝 선다. 하지만 콜로세움에서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카라칼라와 게타의 쌍둥이 황제 치하 로마는 황폐하다. 두 황제의 폭압 아래 모든 시민이 자유로운 '로마의 꿈'은 잊힌 지 오래다.
와중에 아카시우스 장군은 아프리카 대륙의 나미디아를 정복한다. 두 황제의 명령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침공이었다. 그 전투에서 루시우스는 아내를 잃고 붙잡혀 노예로 전락한다. 로마로 온 그는 검투사 양성으로 돈을 버는 마크리누스의 눈에 띄어 검투사가 된다. 이길 때마다 약간의 돈을 얻어 자유를 되찾을 수 있다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비참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루시우스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과 전투 능력으로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최고의 검투사로 우뚝 선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딸 루실라가 루시우스에게서 뭔가를 알아챈다. 한편 아카시우스와 루실라는 두 황제를 끌어내릴 계획을 세운다. 그런가 하면 마크리누스는 돈을 매개체로 야심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과연 루시우스는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반복되는 역사 속 최악의 시대를 건너는 법
새천년을 화려하게 열어젖힌 영화들 중 한 편으로 길이남을 명작 <글래디에이터>는 평생을 영화에 바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최고작이기도 하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는 이 작품 전에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등을 만들었고 이후에는 <블랙 호크 다운> <킹덤 오브 헤븐> <마션> '에일리언 시리즈' 등을 만들었다. 이밖에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작품등이 많다.
몇 년 전부터 <글래디에이터 2>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는데 24년 만에 드디어 돌아왔다. 시대적 배경도 20여 년이 흘렀다. 스토리도 전작의 위대한 유산을 이어받듯 비슷하다. 전작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둔 게 아니라 전작과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약간의 디테일만 살린 정도다. '형 만한 아우 없다'라는 명제를 스스로 인지하고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할까.
1편을 보고 2편을 보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차라리 2편을 먼저 보고 1편을 보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1편을 안 봤다거나 잘 기억이 안 난다면 2편 자체로 충분히 즐기고도 남는다. 웅장한 스케일과 정교한 디테일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배우들의 열연, 특히 덴젤 워싱턴이 눈에 띄는 재미를 제공한다. 모르긴 몰라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을 테다.
카라칼라와 게타 쌍둥이 형제 치세는 로마 역사상 최악의 시대로 손꼽힌다. 그러니 누군가는 그들을 끌어내리려 하고 누군가는 그들을 이용하려 할 것이다. 전자가 로마를 위한다는 명목이라면 후자는 개인적 욕망을 채우기 위함이다. 명군이 가면 암군이 오고 암군이 가면 명군이 오는 역사의 반복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인가. 부디 만인의 명군이길 바라고 만인의 암군이 아니길 바란다.
혁명을 이룩할 것인가, 반란을 일으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