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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경기 무실점' 박정수, 두산의 새로운 필승조

[KBO리그] 14일 LG전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호 홀드, 두산 위닝시리즈

24.04.15 09:37최종업데이트24.04.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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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박정수 ⓒ 연합뉴스

 
두산이 홈경기로 치러진 LG와의 시즌 첫 '잠실 더비'를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9대 5로 승리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LG와의 잠실 시리즈에서 우위를 점했다가 지난 2년 간 LG에게 6승 10패, 5승 11패로 뒤졌던 두산은 시즌 첫 잠실시리즈에서 1패 뒤 연승을 거두며 공동 5위 그룹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줄였다(9승11패).

두산은 2-2로 맞선 3회 1사 만루에서 1타점 희생플라이를 기록한 박준영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조수행과 양의지가 멀티히트, 양석환이 2회 추격의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동주가 5이닝 5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가운데 올 시즌 필승조로 도약한 이 선수의 호투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첫 등판 2실점 이후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꽃미남 잠수함' 박정수가 그 주인공이다.

보상선수 타율(?)이 좋았던 두산

KBO리그 등 많은 프로스포츠에서는 FA 선수가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원소속 구단이 FA를 데려간 구단으로부터 보상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팀의 미래를 생각해 경력은 짧아도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를 선택하는 팀도 있고 당장 다음 시즌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지명하는 팀도 있다. 매년 많은 FA 선수가 타 구단으로 떠났던 두산은 그만큼 많은 보상선수를 지명했는데 두산은 보상선수 성공확률이 높은 구단으로 유명하다.

2008 시즌이 끝나고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이원석(키움 히어로즈)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도 두산에서 7년 동안 활약했다. 이원석은 이적 첫 시즌부터 타율 .298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보상선수 지명임을 증명했고 2013년에는 8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314 10홈런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이원석은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후 FA 자격을 얻어 또 다른 팀으로 이적한 최초의 사례다.

2018 시즌이 끝난 후 현역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하자 두산은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군필 우완 이형범(KIA 타이거즈)을 지명했다. 이형범은 이적하자마자 곧바로 두산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2019년 67경기에서 6승 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의 성적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2019년 맹활약 후 깊은 부진에 빠진 이형범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로 팀을 옮겼다.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4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최주환이 2020 시즌이 끝나고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로 이적했을 때는 LG와 SK를 거친 내야수 강승호를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강승호는 지명 당시 음주운전 사건으로 징계를 받고 있던 터라 구단 안팎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강승호는 이적하자마자 두산의 주전 2루수 자리를 차지했고 올 시즌에는 14일 현재 두산에서 가장 높은 타율(.346)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겨울 FA 시장의 '포수 대이동' 당시 NC와 계약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는 내야수 박준영이었다. 2022년 10월 어깨수술을 받으면서 2023년 전반기까지 결장한 박준영은 작년 후반기에 복귀해 51경기에서 타율 .228 4홈런 17타점 16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박준영은 올 시즌 두산의 주전유격수로 활약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눈에 보이는 성적(타율 .155 2홈런 7타점 6득점)보다 높은 팀 공헌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명 4년 만에 보상선수 성공사례 될까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야탑고 동기지만 고2때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하면서 1년 유급한 박정수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루키 시즌 19경기에서 3패를 기록한 박정수는 이듬 해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 퓨처스리그 다승왕에 오르면서 KIA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박정수는 전역 후 2년 동안 두 자리 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군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2020년 8월 문경찬과 함께 장현식(KIA)과 김태진(키움)의 반대급부로 NC 유니폼을 입은 박정수는 NC에서 1년도 채 뛰지 못하고 2021년 5월 FA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지명을 받아 두산으로 이적했다. 당시 두산은 필승조로 활약하던 사이드암 박치국이 잦은 부상으로 1·2군을 오르내리던 상황이라 박정수가 불펜에서 힘을 보태주길 기대했다. 박정수는 이적 첫 시즌 3승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7.42로 치솟으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박정수는 2022년 3.20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1승1패의 성적과 13경기 19이닝 소화가 말해주듯 필승조와는 거리가 있었다. 박정수는 작년 시즌에도 25경기에서 1승1세이브를 기록했지만 36.2이닝 동안 18개의 볼넷과 6개의 몸 맞는 공을 내주면서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게 두산 마운드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던 박정수는 올 시즌 초반 맹활약을 통해 이승엽 감독과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24일 NC와의 시즌 첫 등판에서 아웃카운드를 잡지 못하고 2실점(1자책)을 기록했던 박정수는 이후 8경기에서 9.2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만 해도 박정수를 롱릴리프로 활용하던 이승엽 감독도 최근 박정수를 승부처에 내보내는 경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박정수는 14일 LG전에서도 5-2로 앞선 6회초에 등판해 1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을 내주고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3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KIA와 NC시절 선발과 불펜을 넘나드는 스윙맨으로 활약했던 박정수는 작년까지 통산 홀드가 단 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정수는 최근 4경기에서 3개의 홀드를 챙기며 이미 올 시즌 자신의 통산 홀드보다 더 많은 홀드를 기록했다. 물론 14일 현재 0.93까지 떨어진 박정수의 평균자책점은 언젠가 올라가겠지만 박정수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마운드에서 자신 있는 투구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충분히 두산 불펜의 필승조로 활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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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베어스 박정수 8경기연속무실점 위닝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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