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굳은 남북관계 풀릴까... 탈북민 포함 '국민참여단' 발족

사람들 잘 모르는 마곡 '남북통합문화센터'... 30명 참여단, 통합의 가치 알리는 역할

등록 2024.04.08 17:17수정 2024.04.08 17:17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5일,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이하 센터)가 올해 추진사업을 3월부터 본격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았다. 필자는 평소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는 센터의 여러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올해 센터 방문은 처음이었다. 또한 이날 개최된 센터 국민참여단 위촉식에도 단원으로 위촉돼 참석했다. 

센터가 올해 선보인 프로그램 중에 3월 5일 막을 올린 탈북민 화가 안충국 작가 특별기획전이 가장 먼저 반긴다. 특별전은 지난해 가을 탈북민 화가 오성철 작가의 '표현의 조건형식' 특별전에 이어 개최되는 것으로 관람객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탈북민 화가 안충국 특별전 <저 너머의 형태>  
  
a

탈북민 화가 안충국 작가의 <저 너머의 형태> 특별전 ⓒ 이혁진

 
센터 5층 기획전시관에는 '저 너머의 형태'라는 주제로 안 작가의 미술작품 20여 점이 걸려있다. 작품마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작가의 질문이 들어있다고 한다. 
     
2009년 입국, 올해 30세라는 젊은 작가는 2021년 대학 졸업 이후 개인전과 단체전 등 왕성한 전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실 탈북민 화가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센터에서는 느긋하게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저 너머의 형태' 특별전은 6월 28일까지 열린다. 

해마다 방문객 늘고 있는 마곡 남북통합문화센터
     
서울 강서구 마곡역 인근에 있는 남북통합문화센터는 탈북민과 일반주민들이 문화를 매개로 함께 소통하면서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2020년 5월 남북 문화의 순기능을 살려 통합과 협력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개원했지만 코로나 시기와 겹쳐 모든 활동은 거의 비대면으로 추진됐다. 
       
2022년 코로나가 해제되면서 센터도 본격활동에 나섰다. 오프라인 프로그램 등 대면활동을 강화하고 국민참여단 모집 등 기관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에 지역주민조차 기피하고 모르던 시설에서 탈북민과 국민들이 자주 찾는 문화생활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이날 1층 로비의 카페 분위기는 주민가족과 방문객들의 휴식터로 손색이 없었다.  
    
센터 이용객도 증가추세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6만 7천여 명으로 2022년 대비 44% 증가했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2만 5천여 명으로 65% 급증했다.

그러나 센터의 존재와 기능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해 접근성 향상과 이미지 제고는 중요한 과제이다. 센터가 프로그램 발굴 및 유치 못지않게 모니터링과 다양한 홍보전략을 고민하는 배경이다.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는 동네에서 흔히 접하는 지역 주민센터나 백화점 문화공간의 프로그램과는 상이하고 차별화된 것이 많다.      

맛은 없어도 건강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듯이, 센터는 기관 특색에 맞춰 평화통일을 주제로 다소 재미는 떨어져도 국민과 사회통합에 필요한 유의미한 프로그램을 집중 발굴하고 있다. 
 
a

관람객들이 전시관을 들러보고 있다. ⓒ 이혁진

      
센터 프로그램은 크게 6개 팀으로 위탁운영되고 있다. 몇 가지 프로그램을 살피면, 통일인문학 강좌, 통일문화포럼 등 '열린문화강좌', 남북한 주민들이 취미 삼아 함께 어울리는 하루공방, 노래교실, 아코디언 강습 등의 체험프로그램들이 있다.  
    
직업세계를 통해 남북한을 살피는 사회통합토크콘서트, 남북청소년합창단 등 사회통합프로그램, 정성과 음식 나눔봉사단 등 자원봉사 활동프로그램 등은 참여신청이 쇄도하는 센터 인기프로그램이다. 


또한 '남북생애나눔대화(이하 나눔대화)'도 센터의 특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한 명의 코디네이터가 진행을 맡고 남북한 주민 각각 3명이 서로 자신의 생애를 주제별로 이야기하면서 남북간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필자도 체험한 나눔 대화는 참여자들이 몇 차례 만남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공감대를 넓히는 시간이었다. 탈북민들은 예상보다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며 통일에 대해 적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눔대화 후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간 2회 운영하는 '1박 2일 프로그램'은 재차 친목과 화합을 유도하는 시간으로 나눔대화의 백미로 평가되고 있다.
     
센터의 각종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통해 진행되며, 북한이탈주민은 물론 일반국민들도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센터 프로그램과 일정을 소개하는 월간 소식지 '통통레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남북통합문화센터 소식지 통통레터 구독 링크).  

30여 명 '국민참여단' 위촉... 갈수록 멀어지는 남북 사이 통합 노력 
     
a

남북통합문화센터 국민참여단 위촉식 ⓒ 이혁진


한편, 이날 오후 센터 대강당에서 2024년 '국민참여단' 위촉식이 열렸다. 필자를 포함해 전국에서 선발된 30여 명의 단원 중에는 일부 북한이탈주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단은 올해 11월 5일까지 센터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해 모니터링하고 남북통합의 문화가치를 SNS 등을 통해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원들의 모니터링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정기적인 간담회도 갖는다.      

센터는 지난해 반기별로 운영한 참여단의 활동기간이 다소 짧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올해부터는 활동기간을 7개월로 연장했단다.
 
a

남북통합문화센터 김홍태 센터장 ⓒ 이혁진

 
이날 단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김홍태 센터장은 "북한의 잦은 미사일 도발로 경직된 남북한 상황, 젊은 세대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국민참여단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의 기능과 활동을 단순히 홍보하는 것을 지양하고 단원들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냉정한' 평가를 거쳐, 특별히 (다수가) 공감할 만한 내용을 발굴하고 소통하는 국민참여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 #국민참여단위촉 #남북생애나눔대화 #안충국작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4. 4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