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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돌풍...'비조지민' 현실화?

[김봉신의 여론감각] 여론조사를 통해 본 두 당의 지지율 추이와 연관성

등록 2024.04.02 15:16수정 2024.04.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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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3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열린 '검찰독재 조기종식, 서울시민과 함께' 행사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조국혁신당의 부상. 총선을 앞두고 대부분의 평론가나 전문가들이 이 현상을 인정하는 것 같다. 비례대표 투표 의향에서 더불어민주연합과 대등한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정당 지지도 역시 두 자릿수에 올라서, 조금 과장하면 '기염'을 토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과연 '비조지민(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지민비조'에서 '비조지민'으로 바뀐 메시지를 낸 적이 있다)' 전략이 유효할지 그리고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잠식하는 양상은 어떠한지 문의하는 독자가 많았다. 이번 기사를 통해 살펴본다.

조국혁신당 지지세, 정당 지지도로 '스필오버' 조짐 보여

최근 3월 26~28일 한국갤럽 조사 결과, 지지 정당 질문과 관련해 민주당은 직전 조사 대비 4%p 하락해 29%가 됐고, 조국혁신당은 4%p 상승해 12%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였는데, 직전 조사 대비 3%p 상승한 3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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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정당 지지도(3월 4주)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데일리오피니언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하락, 조국혁신당과 국민의힘이 상승했다. ⓒ 한국갤럽

 
'비례대표 투표 의향​ 정당'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직전 조사와 동률인 22%를 유지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조국혁신당이 그동안 제3지대 정당 대비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 가능하다. 비례대표 투표 의향 정당 조사 결과가 다소 임시적인 지지 의향을 보여준다면, 지지 정당 조사 결과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계속 지지할 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처럼 비례대표 투표의향 정당에서 높아진 지지도가 정당지지도까지 확산하는 흐름을 '스필오버(spillover, 본래 목적을 달성해 다른 영역까지 파급이 발생하는 것)' 현장이라고 한다면, 향후 조국혁신당의 정당지지도는 현재 비례대표 투표 의향 정당 지지도인 22% 수준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같은 스필오버 현상이 최대치 20%대의 정당 지지도로 고착한다면, 총선 후 정국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그리고 조국혁신당의 삼각구도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국혁신당, 더불어민주당 잠식만으로 지지세 상승하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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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호소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3월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앞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성동갑 전현희 후보 선거출정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이정민

 
이같은 변화를 차트만 놓고 보면, 마치 민주당 지지도 하락이 고스란히 조국혁신당의 상승폭으로 이어진 것처럼 보여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잠식해 성장하고 있다고 여길 수 있겠으나, 조금 더 깊이 살펴보면 다른 양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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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3월 4주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 하락 지점을 살펴본다면, 충청에서 오차범위를 넘는 21%p 하락(43%→22%)이 눈에 띈다. 만일 조국혁신당의 스필오버 조짐이 오로지 민주당 지지세를 침식하고 지지도를 가져왔다면 충청에서 조국혁신당 지지도가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고작 1%p 상승하는 횡보였다. 오히려 국민의힘 지지도가 15%p 올라가(31%→46%) 주목됐다.

충청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하락할 때 조국혁신당 지지도는 제자리 걸음이지만 국민의힘 지지도가 상승했다는 사실은, 충청에서의 변동이 국민의힘의 정책이나 공약에 의한 변동일 수 있고, 이에 따라 하락한 민주당 지지도는 조국혁신당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즉 조국혁신당의 스필오버 조짐이 순수하게 민주당 지지도를 잠식해 흡수하는 양상에만 의존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인천·경기에서의 변화를 보면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하락함에 따라 조국혁신당의 지지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 결과 중 인천·경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7%에서 30%로 7%p 하락했는데, 조국혁신당은 7%에서 15%로 8%p 상승했다. 결과만으로 보면 인구가 더 많아 표본 수도 더 큰 권역인 인천·경기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잠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오차범위 내의 변동이라서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

'비조지민' 현실화 가능성 확인


이같은 결과를 본다면, 조국혁신당이 세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비례대표 선거 투표 의향 정당에서의 지지도를 디딤돌 삼아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총선에서는 '비조지민' 전략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조사도 있었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무선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매회 3000명씩 다섯 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중 주요 지표의 흐름을 보면 재미있는 여론 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표는 필자가 5회의 조사결과를 정리해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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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한국리서치 총선 기획 조사의 주요 지표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총선 기획 조사는 매회 3000명씩 표본을 추출해 매우 정밀한 조사로 볼 수 있다. ⓒ KBS

 
5회에 걸친 조사는 2월 중순부터 3월 중하순까지 매회 3일 동안 진행됐다. 먼저 국정 긍정률을 본다면 3월 초에 38%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여 최근에는 31%이다. 고점 대비 7%p 하락한 것이라서 오차범위를 넘어선 하락세다. 3월 초에 각 정당이 공천을 마무리했고, 그 이후에는 전국적인 이슈(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회칼 테러 언급 등)가 터져 나왔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위의 국정 긍정률의 하락세는 정세적 역동성에 부합하는 것 같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나 국민의미래의 비례대표 투표 지지도 역시 2월 말 3월 초를 경과하면서 높아졌다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국적 이슈의 영향으로 국민의힘이 주춤하는 사이 조국혁신당은 지지세를 확장했다.

비례대표 투표 지지도에서 조국혁신당은 9%에서 시작해 꾸준히 상승, 22%까지 올라갔다. 앞서 살펴본 한국갤럽 조사 결과와 같은 수치다.

그런데, 한국갤럽 설문지에는 빠져 있는 지역구 지지 후보 소속 정당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5회에 걸쳐 물었다. 국민의힘이 35%를 고점으로 주춤하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32%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세를 탔다. 36%, 40%로 지지도를 올려 상승세를 보여준 것이다.

물론 5회 차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기 때문에 조국혁신당 지지세가 더불어민주당으로 합쳐진 느낌도 있다. 어찌 됐든 지역구 지지 후보 소속 정당 조사에선 민주당 40% 대 국민의힘 33%로 7%p 격차로 오차범위를 넘는 민주당 우세를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하락세는 '국정 긍정률', 상승세는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투표 의향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 지지 후보 소속 정당'이다. 정말 '비조지민'은 현실이 되는 것일까. 

일주일이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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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열흘 앞둔 3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우편함에 꽂혀 있는 투표 안내문·선거 공보물을 주민이 가져가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갤럽이 2018년 지방선거 후 실시한 사후조사 결과, 투표 일주일 전에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는 '임박 결정자'가 40%가량으로 나타나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었다. 투표 1개월 이전에 결정하는 조기 결정자도 비슷한 규모다. 그렇지만 임박 결정자의 규모만으로 개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를 맹신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이제 곧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4일부터)이 시작되고 바로 사전투표가 시작된다(5~6일). 다음 주, 4월 10일이면 투표가 마감되고 개표로 당선자를 가려낸다.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지지자를 투표소로 데려 올 수 있는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됨은 상식이다.

'비조지민'이 현실화 할 것인지도, 역시 지지자를 투표소로 이끄는 캠페인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보수 성향자의 투표 적극성이 강화된다면 위 같은 흐름에도 국민의힘 출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은 당연하다. 조국혁신당의 '비조지민'이란 전략이 현실로 연결될지 아닐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KBS-한국리서치 총선 기획조사]
-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무선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
- 1차: 2월 15~17일
- 2차: 2월 25~27일
- 3차: 3월 7~9일
- 4차: 3월 17~19일
- 5차: 3월 24~26일
-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1.8%p

[한국갤럽 데일리오피니언]
- 한국갤럽 자체, 무선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
- 제580호(3월 4주): 3월 26~28일
-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p

* 위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각 여론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주요 지리정보

#조국혁신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비례대표 #비조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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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보이스(주) 이사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정량조사뿐 아니라 정성조사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소셜빅데이터 분석과 서베이의 접목, 온라인 정성 분석의 고도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기사는 연재 4.10 총선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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