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태국, '압도적 찬성' 동성결혼법 통과... "권리 돌려주는 것"

동남아에서 첫 번째, 아시아에선 세 번째로... 타위신 총리 "태국 사회의 자랑"

등록 2024.03.28 09:34수정 2024.03.28 09:35
0
원고료로 응원
a

태국 하원이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첫 번째,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네팔에 이어 세 번째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 ⓒ BBC 보도 갈무리

 
태국 하원이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첫 번째,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네팔에 이어 세 번째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BBC는 "태국 하원이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태국은 역사적인 결혼 평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법이 제정되기 위해서는 아직 상원의 승인과 왕실의 지지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태국이 동남아시아 유일의 동성결혼 인정 국가가 될 것으로 널리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BBC는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국가가 드문 지역에서 성소수자 커플을 위한 상대적 안식처로서 태국의 명성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원 415명 중 400명 압도적 찬성... "권리를 부여하는 게 아닌 돌려주는 것"

이번에 하원에서 통과된 '결혼평등법'은 출석 의원 415명 중 400명이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이 아닌 두 개인 간의 파트너십으로 정의하며 성소수자 커플에게도 결혼 절세, 재산 상속, 의사 무능력 파트너의 치료 동의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자녀 입양 또한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결혼 평등 위원회 위원장인 다누폰 푼나깐타 의원은 법안 초안을 발표하며 "이것은 평등의 시작이다. 모든 문제에 대한 보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평등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이 법은 성소수자들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태국은 이미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어 아시아에서 가장 성소수자 친화적인 국가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며 "하지만 동성 커플이 결혼 평등에 이만큼 가까워지기까지는 수년간의 캠페인이 필요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BBC는 "과거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려는 시도는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며 "작년 말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6%가 이 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공개적인 동성애자인 피싯 시리히룬차이(35)는 BBC에 "의회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며 "정말 동성결혼이 이루어질 것 같아 기쁘고 벌써부터 흥분된다. 제 꿈이 실현될 날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이상 사귀어 온 애인과 법이 시행되는 당일 결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간 결혼 평등 캠페인을 벌여온 행동전진당의 동성애자 의원인 투냐와즈 카몰원왓 의원 또한 BBC에 "오늘 평등이 실현되었다고 느낀다. 태국 의회가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싸운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타위신 총리 "결혼평등법 통과는 태국 사회의 자랑"
  
a

타위신 총리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프라이드 깃발'을 들어올린 사진을 올리며 "매우 기쁜 일이다. 오늘 하원 회의는 결혼평등법을 '승인'하기로 결의했다"며 "젠더와 가족 형성에 관한 문제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했다. ⓒ 타위신 총리 X 갈무리

 
BBC는 태국의 일부 정당들은 작년 선거 전에 동성결혼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해 왔고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또한 작년 9월 취임 이후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타위신 총리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프라이드 깃발'을 들어올린 사진을 올리며 "매우 기쁜 일이다. 오늘 하원 회의는 결혼평등법을 '승인'하기로 결의했다"며 "젠더와 가족 형성에 관한 문제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했다.

이어 타위신 총리는 "이번 법안 통과는 태국 사회의 자랑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법안 통과로 함께 평등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향해 걸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법안 4건을 합쳐 발의한 것으로 3건은 야당에서, 한 건은 타위신 행정부가 직접 발의한 것이다.

BBC는 "태국은 일부 국가에서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동남아시아에서 두드러진 국가이자 아시아에서도 예외적인 국가"라며 현재 아시아의 동성결혼을 인정한 유이한 국가인 2019년 대만 의회의 동성결혼 인정과 2023년 네팔 대법원의 동성결혼 인정 판결을 언급했다.

BBC는 일본에 대해서도 "지방 법원이 동성결혼 금지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일본에서도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결혼 평등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전통적 여당 세력의 오래되고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진전이 더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 #동성결혼인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