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으로 간 영감님" 참여연대, 퇴직 검사 69명 '실명' 공개

참여연대, 21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공개 자료와 기업 공시자료 조사 결과 발표

등록 2024.01.22 09:31수정 2024.01.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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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검찰보고서인 '2023 검사의 나라, 이제 1년’ 발간 기자브리핑 한 장면. ⓒ 참여연대

 
최근 2년동안 검찰청과 법무부에서 퇴직해 민간기업 임직원으로 취업한 검사가 최소 69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참여연대는 21일 "퇴직자 중 실명이 특정된 검사장급 24명을 비롯한 검사 69명과 일반직 고위공무원 1명이 민간기업 88곳에 취업했다"며 그 명단을 공개했다.

참여연대 조사 결과 검사장급 24명 중 13명은 2개 이상의 민간기업에 사외이사나 감사위원 등으로 취업했다. 구본근 전 인천지검장, 권순범 전 부산지검장,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 김우현 전 서원고검장,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영주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장영수 전 대구고검장,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이다.

퇴직 검사 중에는 신영식 전 인천지검 형사2부장, 이준식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허태원 전 검사가 2개 이상의 민간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를 받고 있는 기업이 퇴직 검사들을 대거 영입하는 사례로 있었다.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경영진이 배임 수사를 받고 있는 KT에는 이용복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이 지난해말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취업했고, 허태원 전 검사가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을, 추의정 전 검사가 올해부터 감사실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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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 법무부 출신 검사와 일반직 고위공무원의 퇴직 후 취업 현황 조사 개요. ⓒ 참여연대

 
영화 '베테랑' 소재된 '맷값 폭행사건' 수사 검사는 SK 부사장행

참여연대는 보은성으로 보이는 영입 사례도 밝혔다. SK그룹 오너 일가인 최철원 전 M&M 대표의 일명 '맷값 폭행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철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은 2012년부터 SK디스커버리와 SK가스의 윤리경영총괄 부사장, SK케미칼 부사장을 맡았다는 것. 박 전 검사는 당시 1인 시위를 벌인 폭행 피해자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해 논란이 됐다.

또한 박철 전 검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가해 기업인 SK케미칼 부사장 재직시 증거인멸과 은닉 혐의로 2022년 8월 징역 2년형이 선고됐는데도 아직 현재까지도 SK디스커버리 사장 보좌역을 맡고 있다.


참여연대는 또 민간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다 임기를 마치지 않고 다시 공직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도 9건 확인됐다고 밝히며 "수사·기소기관으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의 영향력과 검찰카르텔을 확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하에서 국무위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에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기용되고 있고 검찰과 법무부 출신 퇴직공직자들이 민간기업에서 일하다 공직으로 되돌아오는 '회전문 인사' 사례가 늘어날 경우, 전관의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직사회 전반의 윤리의식을 뿌리째 흔들 수 있고 검찰카르텔이 민간기업까지 확대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검사 #검사장 #검찰카르텔 #검찰공화국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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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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