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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 가결됐다... 헌재 심판까지 업무정지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 여야 강대강 대치에 예산안 처리 불투명

등록 2023.12.01 18:24수정 2023.12.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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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이 처리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탄핵안에 반대하며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올랐던 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차장검사·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2차장검사 등 검사 2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고발 사주' 의혹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 서로 다른 명목으로 야당의 탄핵을 받은 두 검사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를 연 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맞불'에 나섰다.
 
'고발사주 의혹',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탄핵 당한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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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손준성 검사 탄핵소추안에 대해 총 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가결됐음을 선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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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에 투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손 차장검사와 이 2차장검사의 탄핵안을 가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날 본회의에 반대해 불참하면서, 탄핵안은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손 검사 탄핵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이 검사 탄핵안 역시 총 투표수 180표 가운데 찬성 174표, 반대 3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겨졌다.

민주당이 손 검사를 탄핵 대상으로 지목한 건 '고발사주 의혹' 때문이다. 고발사주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검찰이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검찰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이때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건네준 사람이 바로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다.

이 검사의 경우 재직 중 처가가 운영하던 골프장 직원의 범죄 경력을 대신 조회해 주는 등 '처가의 민원 해결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한다.

그 밖에도 처가를 둘러싼 민형사상 분쟁에서 직접 변호사를 추천하고 처가의 골프장에 검사들의 골프장 예약 편의를 부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관련 기사: 민주당의 '검사 직격', 왜 탄핵인가 https://omn.kr/26do0).


국민의힘, 김진표 의장 사퇴 촉구... "막가파 탄핵당"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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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 앞에서 "중립의무 망각하는 국회의장 각성하라" "편파적인 국회운영 국회의장 사퇴하라”등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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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 앞에서 본회의 참석한 김진표 국회의장을 항해 편파적인 국회 운영을 하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이날 탄핵소추안 가결 뒤 국민의힘은 "헌정사에 다시없을 거대 야당의 폭주"라며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카드를 선택했다. 탄핵소추안 가결의 책임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돌리며, 김 의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발의(대표발의 윤재옥 등 111인 공동발의)한 것. 또한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결국 '이재명 방탄'이라는 프레임도 재차 꺼내 들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친정에 휘둘려 본분을 망각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사퇴해야 한다"라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번번이 민주당 편을 들며 국회의장으로서의 의무는 내팽개쳤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점퍼를 벗지 못한 김진표 의장의 편향성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라며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발맞추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사퇴하시라. 탄핵의 대상은 막중한 무게를 잊은 김진표 국회의장"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대신 '국회의장 사퇴 촉구 및 의회 폭거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주고 마지막 국회를 정쟁의 늪으로 빠트리는 데 앞장섰다"라며 "민주당이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음에도 국회를 의회 폭거의 희생양으로 바쳤다"라고 꼬집었다. "탄핵은 결국 국회의 이름으로 소추한 것이므로 기각될 경우, 국회의장의 책임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도둑을 수사하는 경찰관에 대해서 그 도둑이 경찰관을 쫓아내겠다고 하는 이런 몰상식한 일이 대한민국 국회, 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라며 "이게 과연 정상인가. 정의가 어디에 있으며 질서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에 국회는 오로지 민주당의 권력 유지, 이재명 대표를 호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지는 것인가?"라며 "탄핵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대표를 호위하기 위한 불법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 악행을 이제는 멈추게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거론한 탄핵이 무려 41번이나 된다"라며 "1일 1 탄핵을 상습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후 논평에서 "168석 막강 제1야당이 법무부 장관도, 검찰총장도 아닌 검사 2명 탄핵하겠다고 국회를 이 난장판으로 만들었으니 '막가파 탄핵당'이라고 비난받아도 당연하다"며 "반드시 국민적 심판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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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냉랭해진 연말 국회, 예산안 처리 불투명
 

여야가 강대강으로 정면 충돌하면서, 예산안 처리를 앞둔 연말 국회 역시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당장 다음 국회 본회의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예산안에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만큼 탄핵안 표결이 예고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열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국민의힘은 전날밤 국회 로텐더홀에서 1박 2일 철야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가 본회의를 여는 전제가 아니었다며 예정대로 본회의 개의를 요구해 왔다. 김 의장은 결국 본회의를 열었고 국민의힘은 이를 "편파적인 국회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검사 #탄핵소추안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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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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