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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10년간 땅 팔아 공공주택 97만채 포기...3기 신도시 재검토해야"

경실련, 심상정의원실 자료 분석...여의도 면적 14배 땅, 78조원에 민간 매각

등록 2023.11.27 16:00수정 2023.11.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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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7일 서울 종로구에서 '2013.1~2023.8 LH 공공택지 매각 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LH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전면 중단 등을 촉구했다. ⓒ 조선혜

 
"국토교통부가 최근 공공택지 (공급) 발표했는데, 8만호입니다. 국토부 장관에 (왜이리 적나) 물어봤더니, 땅이 없답니다. 땅을 팔아먹어서 없다는 게 핵심입니다."(심상정 정의당 의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0년 동안 여의도 면적 14배인 1220만평(약 40㎢)의 공공택지를 매각하면서 장기공공주택 97만6000세대 공급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7일 공공택지 매각실태 기자회견을 갖고, LH의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중단과 3기 신도시 대규모 공급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을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LH는 국민의 주거 생활 향상이라는 목적을 가진 공기업이기 때문에 토지에 대한 강제 수용권, 용도 변경권, 독점 개발권이라는 3대 특권을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제가 LH로부터 받아온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LH는 공공택지 1220만평을 민간에 매각했다"며 "만약 LH가 매각한 땅에 모두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지었다면 우리는 현재 모두 170만6000채 임대주택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땅 팔아 97만채 공급 포기...공급 충분했다면 전세사기 피해 적었을 것"

그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이 충분했다면, 최근 전세 사기에 이렇게 수많은 서민이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LH 존립 근거를 명확히 하고, 그에 따른 제대로 된 혁신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이 심상정의원실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LH가 매각한 공공택지 가운데 공동주택지는 모두 1220만평(약 40㎢)이며, 매각금액은 78조원이다. 매각 면적이 가장 큰 해는 220만평(7.27㎢)을 매각한 2014년이며, 매각 금액이 가장 큰 해는 12조원어치를 매각한 2015년이다. 


해당 택지에 용적률 200%를 적용하고, 25평(84㎡) 면적의 주택을 지었다면 모두 97만6000세대를 공급할 수 있었다는 것이 단체 쪽 설명이다. 

또 경실련은 지난 10년 동안 매각된 택지 중 임대주택부지 면적도 103만평(3.4㎢)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정택수 경실련 경제정책국 부장은 "임대주택용지를 매각했다는 것은 최대 거주 기간 30년의 국민임대나 20년 장기 전세 등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LH는 지난달 말 2500평(8264㎡)에 달하는 여의도 임대주택부지를 4024억원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며 "평당 가격은 무려 1억6000만원으로, 지난 10년간 임대주택부지 평균 평당가격인 396만원의 4배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의도 부지를 끝내 매각한다면 LH는 국민을 상대로 장사를 벌였을 뿐만 아니라, 집값 상승을 부추긴 주범으로 또 한번 국민적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상위 부유층 거주 '한남동 나인원' 부지, 공공택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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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더불어 이날 경실련은 LH가 공공택지를 팔지 않고 현재까지 보유했을 경우에 대한 자산 상승분도 공개했다. 가격 파악이 용이한 아파트 부지만 분류해 토지 가격 상승분을 분석한 결과, 해당 부지 가격은 62%(38조원) 급등했다. 아파트 부지 매각 금액은 모두 61조원이었는데, 11월 현재 기준 99조원으로 상승한 것. 

아파트 부지 가운데 평당(3.3㎡당)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구는 4311만원(127%) 오른 니블로베럭스 부지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니블로베럭스가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한남동 나인원인데, 이는 원래 국민에게 올 수 있었던 공공주택 부지였다"며 "그걸 정부가 비싸게 팔아 그곳에 최상위 부유층이 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는 원가주택 30만호, 역세권 첫 집 주택 20만호, 공공임대주택 50만호 등 공공주택 100만호 공급을 약속했는데, 그것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우선적으로 LH가 가진 땅을 매각하지 않고,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실련은 ▲대통령이 LH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 전면 중단 직접 지시 ▲원가주택·역세권첫집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 등 서민 위한 공공주택 공급 약속 이행 ▲LH 주택개발업 중단,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을 촉구했다. 
#경실련 #공공주택 #LH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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