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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검사 직격', 왜 탄핵인가

고발사주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김건희여사 봐주기 의혹까지..연말 국회 공방 거셀듯

등록 2023.11.12 19:58수정 2023.11.1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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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검찰을 향해 집중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정 검사를 '저격'하며 이름을 명시한 브리핑을 내놓는 일도 적지 않다. 2명의 검사를 상대로는 이미 탄핵소추안까지 발의했다. '정략적'인 이유로 일시 철회했지만 이번달 말 국회 본회의 의결을 다시 추진한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불법과 부정 부패를 저지른 검사들을 상대로 할 일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사 탄핵안 관련) 정치적 해석을 곁들이거나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언급"이라며 "비리나 부패 혐의가 분명히 드러날 때 (국회가 검사를) 엄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사 탄핵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탄핵하려는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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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차장검사.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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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2차장검사 ⓒ 연합뉴스

 
민주당이 최근 '실명'을 거론하며 문제제기한 검사들 가운데, 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차장과 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2차장은 지난 9일 당론으로 탄핵의 대상이 됐다.

손준성 차장은 이른 바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고발사주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검찰이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검찰 출신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이때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건네준 사람이 바로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다.

지난 2021년 <뉴스버스> 보도에 따르면 손 차장은 고발인 이름 칸은 비워져 있고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피고발인의 이름만 적힌 고발장을 전달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이 검찰 출신 국회의원 후보를 통해 선거에 개입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해 5월 손 차장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했다며 기소했고 그는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또다른 탄핵 대상이었던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은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포함한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차장에 대한 탄핵안 상정을 두고, 여당과 검찰이 '이 대표를 향한 보복 행위'라며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 차장을 둘러싼 다양한 혐의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지난 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먼저 이 차장은 먼저 자녀 위장 전입 혐의를 받고 있다. 딸의 명문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로 위장전입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처가가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 직원과 가사 도우미 등의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실로 드러나면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한다. 그밖에도 처가를 둘러싼 민형사상 분쟁에서 이 차장이 변호사를 추천하는 등 '분쟁 해결사'로 나섰다는 의혹과 이 차장이 처남에게 검사들의 골프장 예약 편의를 부탁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이 차장이 지난 2020년 12월 국내 재벌그룹 부회장 등과 강원도 소재 리조트에서 식사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 차장이 재벌 그룹으로부터 '리조트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했다.

그런데 이 차장에 대한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뉴스버스>는 지난달 27일 이 차장이 처남의 대마 흡입 혐의를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이 지난 2월 이 차장의 처남의 대마 흡입에 대한 신고를 받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가 석달 뒤 머리카락과 소변을 제출받아 최종적으로 '불송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은 지난 달 18일 이 차장을 검찰에 고발한 뒤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10일 공수처에 재차 고발했다.

"봐주기 수사" 검찰 직격하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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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찬대 공동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검사범죄대응태스크포스 회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밖에도 민주당의 검사 '직격'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검사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수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줬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이정화 수원지방검찰청 부장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처남이자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시행사 이에스아이앤디(ESI&D)의 김진우 대표가 수사를 받을 때 이 부장이 '봐주기 기소'를 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지난 5월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처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마치고 김진우 대표 등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어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는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해 이득을 취한 혐의로 김진우 대표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경찰이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최은순씨와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송치하자 권력의 눈치를 본 '맹탕 수사'라는 비판이 거셌다"며 "그러나 검찰 수사 과정을 살펴보면 김진우 대표에 대한 수사조차 봐주기로 점철돼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대표적인 사례가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반려"라며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허용했던 검찰은 유독 김진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반복해서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12일에도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을 '직격'했다. 대책위는 "김영철 검사가 이끌었던 반부패수사2부는 그동안 검찰인지 변호인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무죄 릴레이'를 펼쳐왔다"며 "지난 3월 코바나콘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아크로비스타 뇌물성 전세권 설정 의혹,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 매수(뇌물수수) 의혹도 모조리 무혐의 처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2021년 12월부터 주범인 권오수 회장의 재판이 시작되고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됐다는 법원 판결까지 나왔음에도 2년 동안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는 진행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손준성 #이정섭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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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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