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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에 이어 용핵관까지, 총선 앞둔 국힘의 동상이몽

4.10 총선 관련 갈등과 분열 양상 보이는 국힘... 복잡한 셈법 정리할 수 있을까

등록 2023.11.09 11:04수정 2023.11.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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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관련 국민의힘 내부 갈등을 보이고 있는 집단들 ⓒ 임병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혁신위까지 출범시킨 국민의힘이 '메가 서울' 등의 이슈 선점으로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지지도도 36%로 더불어민주당 32%보다 4%p 앞섰다(*여론조사 정보는 기사 하단 내용 참고). 내년 총선 필패라며 우울했던 모습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기세를 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어둡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내부 갈등과 분열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혁신위 "영남 중진 의원들 험지 출마하라"... 주호영 "서울 안 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하지만 5선 주호영 의원은 "서울로 가지 않겠다"며 대구 출마를 고집했다. 

주 의원은 8일 대구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의정보고회에서 "혁신위원회의 말(서울 차출)에 '서울 가면 안 된다'고 걱정하시는 지역민도 있는데 걱정하지 말라"며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옮겨가는 한두 사람은 그 지역에서 문제가 있으니까 '서울 간다'며 핑계 대고 가는 것이지, 그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잘되는 사람이 뭐 하려고 (서울로) 가나"라며 "(혁신위가) 3선 이상 의원은 지역구 옮기라고 했다가 하루 이틀 뒤에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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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왼쪽)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그동안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인 위원장의 험지 출마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화제를 돌리거나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조차 기자들이 끈질기게 물어도 다른 질문을 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주호영 의원의 대구 출마 시사를 시작으로 영남 중진 의원들의 입장 표명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험지 출마가 아닌 기존 지역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과거 수도권에 출마했다가 패배한 사례를 언급하며 당이 내년 총선에 패할 수도 있는데 같이 망할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윤핵관들은 굳이 앞에 나서서 날아오는 총알을 맞을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중진 의원과 윤핵관들이 당의 혁신과 변화보다 자신의 지역구 지키기를 고집한다면 공천 과정에서 잡음과 충돌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금보다 더 어려운 총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용핵관들의 낙하산 공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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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 분수정원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의 내년 총선 출마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전·현직 참모만 무려 20~30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끝난 이번주부터 용산을 떠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지역에 출마하는 참모들의 경우 국민의힘 열세 지역도 있어 교통정리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경북과 경남, 대구·경북, 부산 등 국민의힘 텃밭 지역구이다.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전봉민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2차장은 박형수 의원이 있는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에서 김인규 전 행정관은 안병길 의원이 있는 부산 서-동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은 김영식 의원이 있는 경북 구미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병훈 행정관은 김병욱 의원의 경북 포항남·울릉에서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용산 참모들이 현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는 지역에서 출마를 할 경우 필연적으로 공천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신 참모에 대한 전략공천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역구 경쟁자들은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이 낙하산 공천으로 내려오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준석 '영남 신당 창당, 대구 출마'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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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인 위원장을 저격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토크 콘서트에는 부산까지 내려온 인 위원장을 향해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영어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늦어도 12월 중순까지 신당 창당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100일 전까지 국민의힘이 변화하지 않으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신당 창당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는 8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구 출마와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신당 창당을 강력히 시사했다. 국민의힘 텃밭에서 새로운 보수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영남 신당이 창당될 경우 비윤계와 새로운 보수 인사 등이 합류할 수 있다. 이들이 모인다면 2016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호남에서 일으켰던 녹색돌풍과 같은 결과를 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들은 '친박연대'의 한나라당 복당처럼 합당이나 연대 등을 통한 복귀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은 인요한 위원장의 혁신위와 윤핵관, 영남 중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신당 창당 세력, 용핵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정치인들에게 공천은 절대 내놓을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과연 인 위원장이 각기 다른 세력들의 반발을 정리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정례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p,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2.5%, 더 자세한 사항은 메트릭스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용핵관 #인요한 #이준석 #주호영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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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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