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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40분 조사 이재명 "왜 불렀나"... 검찰, 구속영장 청구 공식화

[여섯번째 검찰 출두 현장] 단식 13일째... 검찰, 의료진과 응급차 등 대기시키고 2차 조사

등록 2023.09.12 13:48수정 2023.09.1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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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2일 오후 7시 42분]
조사 마치고 나온 이재명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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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며 마중 나온 조정식, 천준호, 김병기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유성호

 
12일 오후 6시 11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원지검 청사 밖으로 나왔다. 약 4시간 40여 분만이다.

이 대표는 2차 조사를 마친 뒤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며 "역시 (검찰이) 증거란 하나도 제시 못했다, 형식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두 차례나 소환해서 신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제3자뇌물 혐의를 어떻게 소명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대표는 "아무 관계 없는 혐의를 엮으려고 하니까 잘 안되는 모양"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이 대표 발언 전문이다.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증거란 걸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고, 그냥 경기도가 외국 인도적 사업도, 상호방문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한 건 사실이 아니냐, 이런 질문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거야 이미 문서들에 다 나타나 있는 것인데 그런 형식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서 두 차례나 이렇게 소환해서 신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이 아니니 증거라는 게 있을 수가 없고, 그러다 보니 의미 없는 문서 확인을 하거나 이런 걸로 이 아까운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이럴 시간에 우리 국민들의 삶을 챙기는 게 훨씬 더 낫지 않겠나 하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먹고살기 어려워서 생을 포기할까를 고민하고, 버는 돈으로 빌린 돈 이자 갚기도 버거워서 고통에 시달리는데,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정적 괴롭히는 데나 집중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됩니다.

아무리 검사가 집권을 해도, 검찰이 지배하는 나라가 됐다 해도, 총칼로 사람을 고문해서 사건 조작하던 그거를 이제는 특수부 검사들 동원해서 사건 조작하는 걸로 바뀐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이제 좀 정신 차리고 국민주권을 인정하고 주어진 권력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사용하기 바랍니다. 결국 사필귀정입니다. 잠시 억압하고 왜곡 조작할 수 있겠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이 말씀 드립니다."


1시간 49분 피의자 신문, 2시간 4분 조서 열람
2차 조서에는 서명 날인... 1차 조서는 서명 안해
검찰 "조사 마무리... 형사사법절차 진행한다"

 

검찰 조사 마친 이재명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 유성호

 
지난 9일에 이어 두번째인 이날 조사는 오후 1시39분에 시작해 3시28분까지 휴식 시간 포함해 약 1시간 49분 동안 진행됐다. 단식 중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핵심적인 질문만 압축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대표는 오후 3시 48분부터 5시 52분까지 조서를 열람한 후 서명 날인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서명 날인하지 않았던 1차 조서에는 이번에도 하지 않았다. 검찰 측은 "이 대표는 오늘 조사를 시작하면서 9일 열람을 중단하였던 1차 조서를 열람하겠다고 하였으나, 2차 조서 서명 날인 후 1차 조서를 열람하던 중 갑자기 1차 조서는 열람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변호인 박태균 변호사는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1차 조사에 대해 서명 날인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중 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 대납 의혹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대표는 "9일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로 답을 갈음한다"고 말한 뒤 방북 추진에 대해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과 수사를 둘러싼 사법 방해 의혹 및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쪼개기 후원금 의혹에 대한 조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조사를 마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오늘 자로 마무리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향후 형사사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를 예고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 수백 명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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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며 마중 나온 고민정, 정청래 등 동료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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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재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1신 : 12일 오후 3시 2분]
이재명 6번째 출두 "아무리 불러도 없는 사실 못 만들어"
단식 13일째... 검찰, 의료진과 응급차 등 대기시키고 '방북비용 대납' 등 2차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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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12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원지방검찰청에 출두했다. 현 정권 들어 여섯 번째 검찰 출두이자, 대북 송금 수사와 관련해 두 번째 소환이다. 이 대표는 전면적인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며 이날로 13일째 단식 중이다.

오후 1시 23분경께 수원지검 청사 앞에 도착한 이 대표는 포토라인에 서서 두 손을 모은 채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수백 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나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종이 없이 한 이 대표의 발언 전문이다.
 

이재명 6번째 출두 "검찰, 증거 단 한 개도 찾지 못해” ⓒ 유성호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 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그렇게 주제를 바꿔가면서 일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검사 수십 명,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해서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수백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검사에게도 질문했지만,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 얼굴도 모르는 교포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한테 100억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습니다.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입니다.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 제거나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이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의 발판으로 변해가는 이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조금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입니다."


'대북송금 관련 공문에 도지사가 직접 결재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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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정권은 짧고 국가와 역사는 영원"... 9일 조사 때보다 낯빛 안좋아

이 대표는 넥타이 없이 짙은 회생 정장에 파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오랜 단식으로 인해 행동은 느리고 수염은 더부룩했다. 지난 9일 조사 때와 비교해 얼굴이 초췌했다.

앞서 오후 1시 21분경 수원지검 정문 앞에 도착한 이 대표는 잠시 차에서 내려 주변에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다시 차에 올라 정문으로 들어간 이 대표는 수원지검 건물 앞에서 내려 미리 나와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했다.

한편 검찰청 앞에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오전 11시 30분께부터 '검사독재 규탄한다' '야당탄압, 검찰 스토킹 중단' 등 손팻말을 든 채 모여 조사를 받으러 가는 이 대표를 응원했다. 지지자들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는 20여 명의 보수 성향 시민들이 대형 엠프를 켜고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을 외쳤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6개 중대, 1개 제대 등 경력 500여 명을 수원지검 및 주변 도로에 곳곳 배치했다.

검찰, 의료진과 응급차 대기시키고 2차 조사

이날 수원지검 청사 앞에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의료진을 비롯해 구급차가 배치됐다. 수원지검은 "건강 상황을 고려하여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조사하여 오늘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가 수사중인 이 대표의 핵심 혐의는 방북 비용 대납 의혹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스마트팜 조성 대북 사업 관련 500만 달러, 이 대표 방북 목적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경기도 대신 북한에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가 지시하고 보고받는 등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주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수원지검이 수사중인 사건에 더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중인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묶어 청구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지난 2월 첫 구속영장 청구 때도 서울중앙지검이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부터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을 이송받아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과 묶어 청구한 바 있다.
 
#이재명 #수원지검 #대북송금 #쌍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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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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