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종합경기장 신축은 국가 재정 낭비"

각계 전문가들, 세종 종합시설 건립에 우려의 목소리

등록 2023.09.08 10:50수정 2023.09.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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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2027 하계U대회를 위해 신축을 추진 중인 세종 종합체육시설이 국가 재정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신축을 준비 중인 세종시는 주경기장의 향후 활용방안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는 대평동 일원에 전체면적 18만㎡의 종합체육시설을 추진 중이다. 종합체육시설에는 11만 ㎡의 주경기장 신축도 포함돼 있다.

부지는 LH 소유로 정부의 타당성 재조사가 끝나야 매입이 가능하다는 게 세종시 설명이다.

부지매입비는 1864억 원이며 종합체육시설 건설비는 2619억 원이 예상되지만 최근의 건축 물가 상승으로 예상 건축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세종시는 당초 2만5000석 규모였던 주경기장 수용인원을 2만 명으로 규모를 조정하며 추진 중이다.

수천억 원의 국가 재정이 투입되지만 2027하계U대회가 끝난 뒤 활용방안은 마땅치 않다. 주경기장은 하계U대회에서 육상 경기와 폐회식이 열릴 예정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7일 "종합경기장을 지으면 활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국내 경기든 유치를 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세종시에 육상팀은 없지만 여자축구리그(WK리그)의 '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포츠토토여자축구단'에 확인한 결과 최근 열린 경기의 관중이 600명 내외였고 축구단은 현재 1100명이 수용 가능한 세종시 호수공원 내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특별한 활용 계획이 없어 세종시에서 추진 중인 종합경기장은 잘못하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해 향후 세종시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대 체육학과 교수는 "세종시에서 건설하려는 종합경기장과 육상경기장은 활용 가치가 낮다"며 "특히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타당성 조사할 때부터 진짜 스포츠전문가들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관료적"이라며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경기장 신설에만 신경을 쓰고 관리 능력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립대 스포츠 학과 교수는 "지금 세종시는 인구나 스포츠 인식도 등에 있어서 종합경기장을 지어놔도 활용을 못 한다"며 "또한 프로팀이나 전문 축구팀 또는 육상팀도 없다, 조기축구 하려고 종합경기장 만드냐?"고 쓴소리를 했다.

이 교수는 "김연아 선수 한 명 만들려고 전국의 시도에서 아이스링크를 지어서 유지해야 한다는 거냐, 주경기장을 각 지자체마다 다 갖고 있어야 하냐"고 되물었다.

이어 "세종시에서 수천억 원의 예산을 종합경기장 만드는 데 투입할 게 아니라 100억 원 정도의 소규모 체육관을 10여 개 건설해 세종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탁구 또는 배드민턴, 테니스 등 시민들이 즐겨 참여하는 종목의 실내 체육시설을 여러 개 만들어 시민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한 고위 퇴직 공무원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A씨는 "세종시는 종합경기장에 수천억 원을 쏟을 게 아니라 국회의사당, 대통령실 추진 등 행정기능을 강화하고 세종에 있는 기관에서 사용할 컨벤션 기능 확충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대한체육회 고위직 출신 국제스포츠전문가는 "개폐회식은 동일장소 원칙이 맞다, 따로하는 경우 엄청난 예산이 중복되는 것"이라며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서 왜 개폐회식 장소가 다른데 승인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특히 충청권 4개 시도의 경제와 행정을 통합하겠다며 꾸린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 본부가 있는 세종시에서 모든 시설을 인근 광역단체와 맞먹는 규모로 건설, 유지하겠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세종시와 정부를 포함한 정치권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전뉴스(www.daejeonnews.kr)에도 실립니다.
#2027하계U대회 #세종시 #종합경기장 #예산낭비 #국제대학스포츠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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