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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해진 '연포탕'... 국민의힘 주요 당직도 '친윤'이 장악

사무총장 이철규, 조직부총장 배현진 등... '윤핵관'부터 '연판장' 주도 인사들 대거 발탁

등록 2023.03.13 11:32수정 2023.03.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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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김기현 지도부가 13일 주요 당직을 임명했다. 이번 인선 역시 '친윤' 위주로 꾸려졌다.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가량 남은 시점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이어 사무총장 등 막강한 실권을 가진 당직들도 친윤계가 장악하게 된 셈이다. 지역적으로도 영남권 인사들이 다수 전진 배치되면서, 김기현 대표의 취임 일성인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이 무색해졌다.
 
"대통합 모양에 맞는 인물 선정"이라고 했지만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전 주요 당직자 임명안을 의결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강대식 국회의원(초선, 대구 동구을)이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이철규 의원(재선,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군), 전략기획부총장은 박성민 의원(초선, 울산 중구)에게 돌아갔다. 배현진 의원(초선, 서울 송파구을)은 조직부총장을 맡게 됐다.

수석대변인 자리에는 유상범(초선,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군), 강민국(초선, 경남 진주시을) 의원이 같이 앉았다. 나머지 대변인 자리에는 김예령‧윤희석‧김민수 같은 원외 인사들에게 돌아갔다.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내정됐던 구자근 의원(초선, 경북 구미시갑)이 그대로 임명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직 인선은 우선 당장 당무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시급한 것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여러 인물을 추천 받아가며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당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실무적인 일들을 많이 해 오신, 정통한 능력을 가진 분들을 중심으로 인선하고 대통합 모양에 맞는 인물을 선정하는 것도 중점에 두고 있다"라며 "향후 선정이 진행될 인물에 대해서도 그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영남권 친윤들 전면에... 친윤이면 음주운전도 괜찮다?


하지만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상 '친윤' 일색으로 보인다. 이철규 의원은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앞장서서 싸웠던 인물 중 한 명이다.

박성민 의원 역시 초선 의원 중 강성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물이고, 배현진 의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특히 배현진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주저앉히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소위 '연판장'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하자, 배 의원 측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확고한 친윤 성향의 유상범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와 당이 '가처분 공방'을 벌일 때 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했을뿐더러, 이준석 전 대표 측과 여러 번 설전도 치른 바 있다. 강민국 의원 또한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김기현 대표와 여러 인연을 쌓아온 것은 물론이고, 이번 당 대표 경선 당시 안철수 의원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

김예령·윤희석 대변인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 김기현 캠프에 몸담았던 이들로, 지난 대선 국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연이 닿아있는 인사들이다. 역시나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친윤, 구자근 의원은 음주운전 이력에도 불구하고 당직을 맡게 됐다(관련 기사: '음주운전자는 안 된다'던 김기현, '음주운전' 비서실장 임명).

상대적으로 친윤 색채가 덜한 인사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강대식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 측 인사인 김민수 대변인 정도이다. 그러나 강대식 최고위원 또한 '연판장'에 명단을 올리며 동참했던 인물이기에 확고하게 '비윤'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다소 따른다.

김민수 대변인은 나경원 전 의원을 대신해 친윤계와 각을 세운 바 있지만, 정작 나 전 의원 본인이 경선 막바지 김기현 대표의 손을 잡고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를 형성했다. 결과적으로 김 대변인 역시 큰 틀에서 '친윤계'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인사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직 #연포탕 #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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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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