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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종북주사파' 발언에 국힘 당협위원장들 "과대해석 불필요"

현장 참석자들 "일반론적인 얘기일 뿐" 한목소리... 정진석의 당협 정비는 '비판'

등록 2022.10.20 10:52수정 2022.10.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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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석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주호영 원내대표. ⓒ 대통령실 제공

 
"모든 당협위원장들의 말에 대응을 하면서 한마디씩 코멘트를 하는 과정에서 마무리 발언으로서 (종북 주사파 발언이) 나온 것이다. 이걸 너무 우리가 과대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입을 모아 이른바 '종북 주사파' 논란 진화에 나섰다. 언론 보도와 달리, 야당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라며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비판적 여론에 휩싸이자, 대통령실은 부랴부랴 "헌법정신과 대통령의 책무를 강조한 발언을 두고 정치적으로 왜곡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해명했다(관련 기사: 대통령실, 윤 대통령 '종북 주사파' 발언 논란 해명 http://omn.kr/218kq ).
 
20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 응한 당협위원장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재섭 "민주당은 협치 대상... 종북 주사파? 찔리는 분들이 문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 나선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뭔가 굉장히 강한 워딩(단어)처럼 딱 나간 것 같잖느냐, 뜬금없이"라며 "그런데 그런 맥락은 아니었다"라고 강변했다.
 
김재섭 위원장은 "(당협위원장) 한 분이 조금 강경한 발언을 하셨다. 굉장히 약간 오른쪽으로 너무 치우친 발언을 많이 하셨다"라며 "그 발언이 다 끝나고 나서 모든 당협위원장들의 말에 한마디씩 대응을 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을 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종북 주사파 이야기를 하신 분에 대해서 '그렇다. 우리가 스펙트럼을 넓혀서 좌파도 진보도 우리가 협치를 해야 하고,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협치를 해야 하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과정 속에서 '그러나 종북 주사파는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 이렇게 언급하는 맥락"이라는 이야기였다. "갑자기 대통령께서 마이크를 들고 '자, 이제부터 우리는 종북 주사파는 척결해야 한다' 이렇게 나온 맥락은 아니었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민주당도 우리가 협치를 해야 하고, 진보도 협치를 해야 하고, 좌파도 협치를 해야 하지만, 체제 전복 세력으로서 스스로를 정의하는 종북 주사파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라고 대통령의 발언을 해석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종북 주사파라는 말을 가지고 그렇게 예민하게 할 것이 없는 게, 민주당은 분명히 협치의 대상으로 정의를 해놨다"라며 "종북 주사파라는 말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건 약간 이해가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의 '종북 주사파' 언급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찔리는 분들 아닐까?"라며 "종북 주사파라는 이름을 듣고 나서 기분 나빠한다? '왜 나를 종북 주사파라고 해?'라고 찔린다고 그러면 그런 분들이 문제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천하람 "귀 쫑긋하고 들었지만, 일반론"... 진수희 "정쟁 요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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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또한 "저도 사실은 '종북 주사파'가 나오면서 바로 귀를 쫑긋하고 들었다"라면서도 "예를 들면 '민주당의 누군가가 종북 주사파다', 이런 얘기도 전혀 아니었다. 일반론적으로 얘기한 걸로 저는 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당협위원장이 지금 북한의 도발 수위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리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더 잘해야 되고, 종복 주사파 세력 같은 사람들이 이기지 못하도록 해야 된다', 이런 식의 발언을 했다"라고 전했다. "대통령께서 마무리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건전한 진보 세력과는 우리가 협치도 할 수 있지만, 종북 주사파 세력은 진보도 아니고 좌파도 아니다' '반헌법 세력이기 때문에 종북주사파와는 우리가 협치를 할 수 없다. 오히려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철저하게 대비해야 된다', 그런 취지"라는 부연이었다. 

진수희 서울 성동갑 당협위원장 역시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통화에서 "그 대목을 그렇게 귀담아 듣지 않았다"라며 "원외위원장 한 분이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들을 걱정하면서 부각시켜서 얘기를 했고, 아마 그런 걸 뭉뚱그려서 대통령께서 답변을 마무리 발언으로 하시면서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를 의심하는 과정에서 그런 단어들이 들어갔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굳이 야당에서 이거를 정쟁의 요소로 삼을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당협 정비 나선 정진석에 대해서는 비판... "비대위가 할 일 아냐"
 
그러나 이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동시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무감사를 예고하며 사고 당협 68곳을 채우기로 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전날(19일) 오찬 간담회 자리를 마치고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과 만나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이른바 사고 당협이 68곳"이라며 "68곳을 채우지 않고 전당대회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지역구 당협위원장에 어떤 사람을 앉히느냐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지역 조직표 싸움의 향방이 달라진다. 소위 '친이준석'으로 분류될 만한 이들을 솎아내고, '친윤석열' 성향의 당협위원장들을 채워 다음 전당대회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천하람 위원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일단 저는, 비대위원장이 (당협 정비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런 워딩부터가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협위원장을 채우겠다? 할 수도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다만 이게 보통 관리형 비대위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정진석 비대위 같은 경우는 많은 당내 구성원들이 '당의 혼란을 순간적으로 수습하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 아니냐' 이렇게 이해하는 경향이 많다"라고 짚었다.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가 있다"라는 지적이다.
 
그는 또한 "내부 전당대회 할 때는 냉정하게 말해서 당협위원장이 있든 없든 별로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이제는 당원들이 직접 모바일과 ARS로 투표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협위원장이 없는 상태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볼 여지도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당협위원장들을 전당대회 직전에 채운다고 한다면, '어떤 특정 세력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는 오해를 받을 수가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진수희 위원장은 "비대위는 말 그대로 당의 비상상황일 때 잠깐 하고 끝내야 하는 거지 이걸 길게 가져가면서 '사고당협 정비' 이런 것까지 끌고 가는 것은 전 맞지 않다고 본다"라며 "비대위원회가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역에 위원장이 부재한다고 해서 당원들도 없어지는 것은 아니잖느냐"라며 "당원들은 다 존재하기 때문에, '위원장 한 사람이 부재하다고 해서 전당대회가 치러질 수 없다', 이것은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진 위원장은 "또 과거와는 달리 위원장이 자기 사람 심는다고 해서 그 지역 당원들이 줄줄이 다 위원장과 같이 가고 이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당협 정비를 그런 이유로 하는 것은 많은 오해를 살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윤석열 #당협위원장 #종북주사파 #당무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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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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