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은 공룡발자국과 해식동굴이 있는 상족암, 그리고 남해 보리암, 여수 향일암과 더불어 남해 3대 기도처인 문수암이 관광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맘때쯤이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곳이 있다. 고성군 상리면에 있는 연꽃공원이다.
▲ 초록이 싱그러운 유월이다. ⓒ 김숙귀
집에서 가까운 고성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출발했음에도 카메라를 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먼저 와 있었다. 나는 그들과 멀찍이 떨어져 공원을 거닐었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돌다리도 건너보고 정자에도 올라보며 수련과 눈을 맞추었다. 이곳은 한쪽에 백련단지가 있지만 대부분 수련이다.
▲ 연밭 한가운데 있는 지락정(知樂停), 정자에 앉으면 그윽한 연꽃향기뿐만
아니라 물속에서 뛰노는 고기떼의 즐거움까지 살필 수 있어 지락정이라
이름하였다고 한다. ⓒ 김숙귀
▲ 연밭 한가운데 징검다리가 있다. 돌다리위에 서서 수련도 보고 헤엄치는
올챙이도 구경했다. ⓒ 김숙귀
수련은 중부이남지역에서 연못에 심어 기르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6-7월에 꽃이 핀다. 원형에 가까운 잎이 물 위에 떠 있고 흰색이나 불그스름한 꽃이 역시 물 위에 떠서 핀다. 잎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수련이 백련이나 홍련과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초여름의 싱그러운 푸르름은 눈을 시원하게 하고 연꽃은 잠시나마 마음을 가지런하게 해준다.
▲ 수련과 노란 어리연꽃을 바라본다. 물위에 떠있는 잎사이로 얼굴을 내민 수련이
홍련이나 백련과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 김숙귀
▲ 공원 한쪽에 있는 백련단지. 백련은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다. ⓒ 김숙귀
계향충만(戒香充滿)이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의 고결한 인품과 인간애가 사회를 훈훈하게 만들듯이 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연못은 연꽃의 향기로 가득 찬다는 뜻이다.
이제염오(離諸染汚)라는 말도 있다.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그 잎과 꽃이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 처해도 고고함을 잃지 않는 현자의 모습과 같다. 고성상리 연꽃공원에서 연꽃의 넉넉한 기운을 조금 얻었다.
▲ 주위를 정화(淨化)시키는 연꽃때문일까. 내 마음도 잠시나마 가지런해지는
느낌이다. ⓒ 김숙귀
▲ 백일홍도 예쁘게 피어났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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