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고구려 석곽묘에서 고구려계 중요 유물 발굴

수장급이나 왕족의 유물로 추정... 남한에서는 최초 사례일 가능성

등록 2016.12.19 17:41수정 2016.12.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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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춘천 중도에서 발굴된 '심엽형 태환이식' (금귀걸이) 3엽형. ⓒ 도종환 국회의원실


레고랜드 개발을 위한 유물 발굴 과정에서 선사시대 유적과 유물이 대규모로 출토돼 전 국민의 관심을 모은 춘천시 중도에서 또 다시 전국적인 관심을 모을 만한 유물이 출토된 것으로 밝혀져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전문가들조차 사례를 찾기 힘든 '심엽형(心葉形) 태환이식'(금귀걸이), 두 점이 발굴됐다. 이 유물은 지난 11월 중순쯤 발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12월초에 있었던 학술자문회의에서 논의가 되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가 열렸지만 이 유물 발굴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도종환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확인 직후 조사기관에서 보고하였으며, 유구 훼손이 심하여 별도로 보도 자료는 작성, 배포하지 않았다고 알려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한 최초의 발굴 사례일 수도 있는 유물에 대해, 문화재청이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도종환 의원실 관계자는 "문화재청 관계자가 현재 유물은 발굴기관에서 잠금장치가 있는 항온항습장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고구려 양식 추정 유물이 계속 발굴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도

중도에서 발견된 '심엽형 태환이식'은 3엽형 1점과 2엽형 1점으로, 모두 같은 무덤에서 발굴되었다.

그러나 유물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2엽형 태환이식도 원래는 3엽형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발굴된 '심엽형 태환이식' 상부 2개의 둥근 고리와 2엽형의 1엽이 매장 당시부터 훼손된 것인지, 발굴과정에서 누락된 것인지, 아니면 하부에 매장되어 있는지 원인을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 무덤에서는 이 외에도 금속 환(둥근고리) 1점과 목걸이로 추정되는 소옥 13점, 호형토기 1점이 함께 발굴 되었다.

중도에서는 지난해에도 5~6세기경 고구려 양식으로 추정되는 태환이식 1점이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선문대학교 이형구 석좌교수는 "6세기 이후 고구려가 동남부 지역(현 강원 북부지방)의 고성지역이나 주양(춘천) 지역을 장악했을 때 현지에 거주하던 지방 행정관이나 혹은 주둔하던 고급군인이 사용하던 장식품이 아니었을까 추정된다"며, 앞으로 "7세기 고구려의 동남지역으로의 영토 확장과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규명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그동안 춘천지역에서 고구려계 석곽묘로 만천리 2기, 신매리 1기, 방동리 2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도에서 지난해와 올해 각 1기씩 2기의 고구려계 석곽묘가 발굴되었다.

지난 11월 춘천시 중도, 석곽묘에서 발굴된 소옥 13점. ⓒ 도종환 국회의원실


난항을 겪고 있는 레고랜드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발굴된 '심엽형 태환 이식'은 그동안 남한에서는 유래를 찾기 힘든 중요한 유물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고위층의 장식용이나 의례용으로 추정되는 '심엽형 이식'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이번에 중도에서 발견된 '심엽형 태환이식'과 같은 양식은 고구려계에서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9년 수원대학교 생활 과학대 의류직물학과 김문자 교수가 발표한 <삼국시대 심엽형 귀걸리 양식에 관한 연구> 논문에 의하면, 중도에서 출토된 '심엽형 태환이식'과 비슷한 유물은 해당 논문에서 비교된 고구려, 백제, 신라 양식의 심엽형 귀걸이 46점 중 유일하게 평남 대동군 출토 유물밖에 없다.

평남대동군출토 '심엽형 태환이식',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소장) 자료 출처 : 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 유적의 어제와 오늘' 2권 336쪽. ⓒ 도종환 국회의원실


앞으로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에 따라 중도 출토 '심엽형 태환이식'을 사용한 국가가 어디인지, 또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남한에서는 최초일 수도 있는 유물이 발굴되면서, 중도 유적 보존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도에서 진행중인 레고랜드 개발 사업은 그동안 강원도와 사업 시행사인 엘엘개발의 발표와는 달리, 투자금 미확보로 시공사와의 계약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또 다시 중도에서 새로운 유물이 발굴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레고랜드 사업을 중단하고 중도 개발 방식을 유적 보존을 통한 선사유적 체험공원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이 발행하는 주간지 <춘천사람들>에도 함께 실립니다.
#레고랜드 #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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