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부패 혐의로 경찰 조사받고 3시간 만에 풀려나

"경찰이 죄인 취급…두려울 것 없어"…야권은 부패 수사 지지

등록 2016.03.05 09:14수정 2016.03.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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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로 연방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3시간 만에 풀려났다.

연방경찰은 이날 오전 룰라 전 대통령을 전격 강제구인해 그를 둘러싸고 제기된 부패 의혹을 조사했다.

연방경찰은 룰라의 자택과 룰라 연구소에 대해 압수 수색을 했으며,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에서는 연방경찰 200명과 국세청 직원 30명이 동원된 가운데 33건의 압수수색 영장과 11건의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작전이 벌어졌다.

룰라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관련 비리 연루설과 함께 부동산 편법 취득, 2006년 대선 불법자금 사용, 국영은행의 대형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영향력 행사 등 여러 부패 의혹에 휩싸였다.

연방검찰은 "룰라 전 대통령과 룰라 연구소가 뇌물수수 등 불법적 이익을 얻은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룰라는 연방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부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는 연방경찰 조사를 마치고 상파울루 시내에 있는 집권 노동자당(PT)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방경찰이 나를 강제구인한 것은 '미디어 쇼'이며 경찰은 나를 죄인 취급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으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노동자당도 연방경찰의 강제구인을 강하게 비난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와 전화통화를 해 위로의 뜻을 전하는 한편 긴급 각료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대책을 협의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연방경찰이 룰라를 강제구인한 것은 불필요한 일이었으며, 이런 행동은 진실을 밝히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법 당국을 비난했다.

노동자당은 "룰라 강제구인은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불법적이고 쿠데타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야권은 연방경찰의 룰라 강제구인과 사법 당국의 부패 수사를 지지했다.

2014년 대선에서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후보였던 아에시우 네비스 연방상원의원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노동자당 정권에 반대하는 사회단체들은 연방경찰의 룰라 강제구인에 박수를 보내면서 소셜네트워크(SNS)에 사법 당국의 부패 수사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룰라 강제구인을 계기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과 반정부 사회단체들은 호세프 대통령을 향해 "탄핵을 당하기 전에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13일에는 상파울루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친-반 정부 시위가 동시에 벌어질 예정이어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룰라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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