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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 황정민 보며 충격받고, 배우의 꿈 이뤘죠"

[인터뷰] 영화 '레디액션 청춘-소문' 용수 역의 배우 박찬우

14.11.15 09:29최종업데이트14.11.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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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찬우 ⓒ 박찬우


배우 박찬우(31)는 옴니버스 영화 <레디액션 청춘>의 <소문> 편에서 전교 회장이자 엄친아인 정우(동해 분)의 절친 용수로 출연했다. 용수는 실제 어느 학교에서나 잘 나가는 친구 옆에 한 명 혹은 두 명씩 꼭 있을 법한 인물이다. 자신보다 권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친구 옆에서 그의 비위를 잘 맞추어주고, 약간은 '똘마니' 같은 모습도 보이는 역할이다.

그런 용수를 소화해 내는 박찬우에게선 '충무로 연기파 배우'를 넘어 리듬감 있는 유연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하정우의 연기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나이가 이제 서른이 넘었는데 고등학생 역할을 맡았다. 사실 기억도 희미해지고 퇴색된 것들이 많아서 어떻게 캐릭터를 잡아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인물을 구체화하려고 고등학교 친구들을 다시 만났다. 내가 고등학교 때 어땠는지, 나의 기억과 그들의 기억을 맞추어보기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과 만나면서 영화적으로 각을 세워야 할 부분은 화를 날 때 대처하는 태도라는 걸 느꼈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떤 것에든 반응이 즉각적이고 뜨거울 수밖에 없다. 그 부분을 포인트로 잡았다."

극중 동해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는 박찬우. 정우의 절친이자 조력자인 용수이지만 학교 내에서 여자 친구의 섹스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는 실체 없는 소문을 접한 정우는 늘 옆에 있던 용수까지 오해하고, 두 사람 사이 갈등의 골은 깊어진다.

영화 <레디액션 청춘> 중 <소문> 속 박찬우. ⓒ 인벤트스톤


"용수는 권력이나 힘에 기생하는 친구다. 정우는 학생 회장이고 집에 돈도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친구니까, 권력에 기대는 마음 보다는 친구 관계로 믿고 싶었던 것 같다. 근데 자신을 오해하는 정우를 보면서 그것마저 깨어진 것이다. 순식간에 자신을 오해하며 자신에게 붙어먹는 똘마니 취급을 할 때 용수 역시 자신의 저 밑에 깊숙히 갖고 있던 열등감 등이 불거져 나오면서 본색을 드러내게 된다.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 동해와 호흡이 제일 많다 보니까 서로 벽을 허무는 게 중요했다. 이야기도 굉장히 많이 나누었고, 동해에게 자연인 박찬우로서 편안하게 대했다. 내 단점도 좀 더 보이고, 내가 좀 더 망가져서 편안함을 이끌어 내려고 했다."

"'연기하지 말라'는 혹평에도 '재밌으니까' 계속 연기했다"

박찬우는 고등학교 시절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다 막연하게 연기자를 꿈꾸게 됐다. 개인 연기 레슨을 받다가 19살 때 처음 본 연극 <지하철 1호선>의 황정민에게 매료되면서, 연기자로서의 꿈을 구체화하게 됐다.

"19살 때 처음 본 연극 <지하철 1호선>은 정말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지금 굉장히 유명해진 김윤석·황정민·조승우 등이 그 연극에 나왔다. (내가 봤을 떈) 황정민 선배가 출연했는데, '아, 이런 게 있구나' 싶고 머리를 '띵' 하며 때리는 것 같았다. 이런 세계가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고 정말 (연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도 그때 <지하철 1호선>의 팸플릿과 감상문을 갖고 있다.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되게 어마어마한 사람 같다'는 감상평을 썼다. 지금은 정말 유명해지셨지만, <지하철 1호선>에서도 반짝반짝 빛이 나셨던 기억이 있다. 황정민 선배의 그 연극을 보고 더욱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이후 연극영화과에 가기 위해서 더욱 연기 연습에 매진했지만, 주위 사람들이나 레슨 선생님들의 평가는 혹독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은 그는 호서대학교 연극학과에 입학했다.

배우 박찬우와 동해. ⓒ 인벤트스톤


"입시를 준비할 때 '너는 키도 안 크고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공부도 그렇게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연기도 살벌하게 하는 것도 아니니까 배우 하지 말아라' '넌 큰 재능이 없다'는 등의 혹평을 들었다. 그래도 '재미있으니까 계속 하겠다'고 연극을 계속 했다. 대학교에서 정말 미친 듯이 연극을 했다. 대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10여 편 이상의 연극을 했다.

무조건 재미있어서 한 거다. 주위에서 '재능이 없다'고 해서 나는 '그럼 재능 있는 친구들보다 더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습할 때 항상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 있었고 나올 때도 제일 늦게 나왔다. 그리고 집에서도 늘 대본을 보면서 연습을 했다."

10여 편 이상의 연극과 독립 단편 영화에 출연하면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는 배우 박찬우. 연극 <겨울 선인장>을 비롯해 영화 <신이 보낸 사람> <소문>, 웹드라마 <연애세포>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계속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배우니까 연기를 정말 잘 하고 싶다. 황정민·송강호·박해일 선배님처럼 연기를 잘 하고 싶고 또 후배들이나 동료들에게 존경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인간적인 면에 있어서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박찬우 소문 황정민 지하철 1호선 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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