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을 보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검소하고 소박한 원불교 영산성지와 백수해안도로

등록 2014.06.27 17:02수정 2014.06.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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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혹적인 멋을 지닌 능소화. 햇볕이 뜨거워지면서 요즘 활짝 피고 있다. ⓒ 이돈삼


담장 너머로 피어난 능소화가 계절을 실감케 한다. 능소화는 '명예', '영광'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하여 조선시대에는 '어사화'로 불렸다. 장원급제한 사람의 화관에 꽂아주었다. '양반꽃'으로도 불렸다. 상민들이 집안에 이 꽃을 심으면 관가로 붙들려가 곤장을 맞기도 했단다. 양반을 모욕했다는 이유였다고.

수련도 활짝 피었다. 수련은 '청순'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수련도 연꽃처럼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낮에 오므라드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낮잠을 자는 연꽃이다. 그래서 수련(睡蓮)이다. 하여, 수련을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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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평에 피어난 수련. 원불교 영산성지 내 정관평에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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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을 닮은 수련. '청순'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 이돈삼


수련은 원불교 영산성지에 활짝 피어 있다. 지난 15일, 정관평의 보은강 방죽에 섰다. 방죽의 면적이 4만4000㎡ 정도 되는데, 여기가 연(蓮)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방죽 안이 온통 수련이고 푸른색 연잎으로 가득하다. 수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래옥잠도 빼곡하다.

수련은 영산성지의 대각전을 마주하고 있다. 대각전은 크게 깨달음을 얻는다는 뜻을 지닌 전각이다. 수련이 더 고고하고 수려해 보이는 이유다. 진흙 속에서도 참 나를 찾는 수도인의 모습을 닮았다. 방죽 풍경은 천상의 연화세계를 연상케 한다. 보는 이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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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영산성지. 검소하면서도 소박한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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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해안도로에 피어난 해당화. 노을전시관 앞 모습이다. ⓒ 이돈삼


정관평은 바닷물을 막아 만든 간척논이다. 1918년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제자 9명과 함께 간척했다는 곳이다. 불과 1년 만에 큰 농토를 일구고 '정관평'이라 이름 붙였다. 여기서 난 소출이 원불교 창립의 물적 자산이 됐다.

여기에는 정관평 외에도 원불교 관련 유적이 많다.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생가가 있다. 대종사가 서서 경지에 들었다는 선진포도 있다. 원불교 최초의 교당이 있고, 관련 교육기관도 모여 있다. 검소하면서도 소박한 원불교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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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해안도로의 나무데크 길. 해안을 따라 놓여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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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해안도로 나무데크 길. 도로에서 벗어나 자동차를 의식하지 않고 걸을 수 있다. ⓒ 이돈삼


절정기를 보낸 해당화도 조금 남아있다. 백수 해안도로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피어있다.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한다. 줄기에 가시가 많고 꽃 모양도 장미처럼 생겼다. 향기도 매혹적이다. 열매는 식용이나 약재로 쓰인다. 사철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더 아름답게 빛내준다.


해안도로 풍치도 매력적이다. 기암절벽을 따라 펼쳐진 해안도로가 멋스럽다. 칠산도와 안마도 송이도 등 크고 작은 섬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칠산정, 백암정 등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풍광도 멋스럽다. 해안도로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는 나무계단도 있다. 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를 최대한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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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해안 풍경. 해안을 따라 놓인 나무데크에서 보는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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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해안도로 나무데크 길. 길이 해안 절벽을 따라 간다. ⓒ 이돈삼


해안도로를 따라 놓인 나무데크를 걸으면 더 좋다. 365계단이 있는 칠산정 부근에서부터 노을전시관까지 해안을 따라 나무데크가 놓여 있다.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의식하지 않고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다. 바다와 섬 풍광도 제대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만나는 일몰도 황홀하다. 동쪽으로 산이 솟아있고, 서쪽으로는 바다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해안선도 길다. 부근에 큰 섬도 없어서 바다 일몰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황홀하고 감동과 여운도 오래도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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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해안도로 풍경. 칠산정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국도 영광나들목에서 영광읍을 거쳐 844번 지방도를 타고 백수 방면으로 간다. 길용리 쪽으로 와탄천을 따라가면 영산성지와 만난다. 정관평은 영산성지의 초입에 자리하고 있다.
#백수해안도로 #정관평 #영산성지 #해당화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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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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