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하지 말고 참여합시다

[서평]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

등록 2012.11.17 15:48수정 2012.11.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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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가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항상 되풀이되는 것이지만, 대통령 후보들은 전 정권의 폐해를 지적하고 이를 다시 범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의 실현은 미지수이지요. 그래서 국민의 상당수는 세상 일에 신경을 끄고 사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적극적인 참여를 한다 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세상, 참여를 하기에는 너무도 힘든 현실 경제 상황,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무관심 등.

그럼에도 인류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이끌어져 왔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민회'의 존재로 사람들의 참여가 매우 적극적으로 이루어졌고, 프랑스 대혁명은 관심과 참여가 분노에 이르러 폭발한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많은 사람들, 그 중에서도 젊은 학생들이 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이들의 참여가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가 있었을까요? 참여는 세상을 바꾸는 첫번째 발걸음입니다.


스테판 에셀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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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 ⓒ 이루

샤르트르는 "사람은 참여할 때, 그리고 자신의 책임을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이어 받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을 외치는 어느 노사상가가 있습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전설이자 세계인권선언문의 주역, 갈등과 분쟁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 중재자 역할을 하는 '스테판 에셀'입니다. 그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분노하라>(돌베개)에 이어 <참여하라>(이루)로 또 한번 행동의 필요를 외치고 있습니다.

95세의 노구를 이끌고 여전히 전세계를 누비며 외치고 호소하고 직접 행동하는 그는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습니다.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1차 세계대전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20세 즈음에 프랑스로 귀화를 합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참전해 레지스탕스가 되는데, 체포되어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프랑스로 돌아와서 외교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공직을 은퇴한 뒤에도 전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외침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죠. 그 외침은 우리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고 있을까요.

95세 노사상가의 외침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로 지금은 분노하고 저항해야 할 때라며 외쳤던 <분노하라>에 이어, 이번엔 적극적인 참여로 경제적 불평등과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하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95세로 백수를 앞두고 있는 그가 이 시점에 왜 '참여'를 외치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이윤과 금권의 독재를 거부하고, 극도의 빈곤과 오만한 부가 극단적으로 공존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경제적 봉건주의를 거부하고, 진정으로 독립적인 언론이 필요함을 확인하고, 모든 형태의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는 것" (24쪽)
"깊은 성찰이 필요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써야 합니다. 또한 현명한 정치인이 당선되기를 바라며 민주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합니다." (25쪽)

스테판 에셀은 양극화에 분노하고, 평등의 가치를 되새겨야 한다고 설파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보다 더 깊은 성찰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집단 전체가 모여 기차를 폭파하거나 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현명한 정치인이 당선될 수 있도록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또한 개발 중심주의에서 생태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세계환경기구와 경제사회 분야의 안전보장이사회의 탄생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런 거대담론뿐 아니라 자동차를 몰지 않고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생태주의적 삶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평가합니다.

젊은 세대는 미래에 대해 생각이 많을 시기입니다. 막연히 장밋빛 꿈을 꿀 수도 있고, 현실에 순응하며 그냥 그런대로 살아가려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화롭지 못한 생각으로는 더 나은 미래를 바랄 수 없습니다. 미래에 대한 절망이나 막연한 낙관은 아무런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지혜롭게 참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대담론에 참여하여 세상을 크게 움직는데 일조를 할 수도 있겠고, 저자의 말처럼 설득력있는 글쓰기를 통해 '오마이뉴스 20대 청춘! 기자상' 투고를 해 세상 사람들에게 소소하지만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다가올 대통령선거에서 현명하고 바른 대통령이 뽑히길 바라며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참여해서 더 좋은 세상,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자'.
덧붙이는 글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 스테판 에셀, 질 방데르푸텐 공저, 이루, 5600원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 - 청년 시민운동가와의 대담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이루, 2012


#스테판 에셀의 참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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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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