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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김종민, 당신 참 멋있다

[TV리뷰] KBS 승승장구 김종민의 재발견

12.10.17 11:51최종업데이트12.10.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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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승승장구> 김종민 ⓒ KBS


16일 KBS <승승장구>은 '김종민의 재발견' 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렸습니다. 이날 프로그램은 한 사람을 겹겹이 둘러쌌던 편견의 껍질을 깨고, 그 속에 감춰져 있던 진심을 보여줬습니다.  

어수룩해 보이는 말투, 어리버리한 행동... 그동안 일반 대중에게 김종민씨의 이미지는 '순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비난도 묵묵히 견뎌내는 넉살 좋은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따라붙는 바보라는 별명처럼, 어떤 어려움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사람으로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승승장구> 속 김종민은 참 평범한 예능인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김종민은 주위의 비난에 가슴 아파하고, 상처 입고, 무엇보다 깊게 고민하는 그런 속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화요일밤. 김종민이 들려준 이야기에 유난히 마음이 갔습니다.

뇌진탕... 부친상.. 이 사람 인생 참 아프다

KBS <승승장구> 김종민 ⓒ KBS


김종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뇌진탕을 당했습니다. 이틀 간 혼수상태일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고 합니다. 18살 때, 김종민에게는 또한번 삶에 파란을 던진 사건이 일어납니다. 부친이 불의의 사고로 별세한 것이죠.

집안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아버지의 부재는, 청소년인 그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이 울었을 것'이라는 김종민의 한마디는 그가 겪었을 슬픔의 깊이를 이해하게 만들었습니다.

한창 꿈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에 닥친 가장의 부재, 그렇기에 김종민은 실질적 가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춤' 밖에 출줄 모르는 그는,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춤으로 한달에 4만원, 8만원, 12만원 정도의 돈을 받을 뿐이었지요.

공사판, 공장까지 전전했지만, 집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서는 미안함이 잔뜩 묻어났습니다. 예능인답게 특유의 유머로 승화했지만, 당시 가족에게 보탬이 되지 못했던 일은 김종민에게 큰 미안함으로 남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려움 극복한 김종민, 승승장구에는 이유가 있다

KBS <승승장구> 김종민 ⓒ KBS


그런데 김종민에게 어느날 꿈 같은 성공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한 인기가수의 백댄서 활동과, 이후 코요테 그룹 활동을 하면서 많은 인기와 부를 얻은 것이지요.

김종민은 당시, 어수룩한 이미지로 큰 인기를 끕니다. 김종민의 잘생긴 외모에 빠져든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의 순박한 모습은 일반 대중에게 큰 호감을 줬습니다. 그런 호감을 바탕으로, 그는 현재까지 예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4만원을 벌던 청년 김종민, 그는 가수활동 성공을 통해 8천만원을 거머쥔 스타가 됐습니다. 가족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던 그가, 번 돈으로 가족들 집을 사는데 보탬이 됐을때 얼마나 큰 뿌듯함을 느꼈을까요. 김종민의 성공이 참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군입대 후 찾아온 슬럼프. '이제 김종민은 웃기지 않다' 편견이 바로 그것이었지요. 김종민은 군입대 후, KBS <1박2일>의 멤버로 참여했지만 프로그램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그사이, 온라인 상에서 일부 누리꾼들이 '김종민 하차 서명운동'을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3자가 봤을때는 헤프닝으로 웃고 넘길 일이지만, 당사자에게는 그런 비난이 큰 상처가 됐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김종민은 비난에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악플과 비난 하나하나를 찾아 읽으며, 더욱 단단히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 마음은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을 하차하고 <1박2일>에 집중하기에 이릅니다.

그런 열정 덕분인지, 이후 김종민은 차츰 프로그램에서 인정을 받게 되고 <1박2일 시즌2>에서도 큰 인기를 끄는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승승장구> 몰래온 손님에 등장한 <1박2일>'시즌2' 최재형PD가 "김종민은 박지성" 같은 존재라고 극찬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겠죠.

<1박2일> 촬영이 있으면 촬영 전날밤에 현장에 도착해 잠을 청하고 제일 일찍 현장에 도착한다는 열정 가득한 예능인 김종민. 오늘도 그는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16일 <승승장구>에 출연한 김종민은,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작은 울림을 전해줬습니다. 어수룩하게 보이던 청년 김종민이, 오늘따라 참 멋있어 보입니다.


승승장구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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