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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까지 웃음으로 승화하는 이들 덕에 일요일이 즐겁다

[TV리뷰] KBS <승승장구> 희극 여배우들의 삶을 바라보다

12.10.03 15:37최종업데이트12.10.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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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승승장구> 화면캡처 ⓒ KBS


개그우먼들의 치열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2일 방영된 KBS 2TV <승승장구>는  <개그콘서트> 속 '희극 여배우들' 코너에서 열연하는 4인의 여성 희극인 정경미·박지선·허안나· 김영희를 손님으로 출연시켰다.

우리에게 친숙한 개그우먼들의 솔직 담백한 입담은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 웃음과 함께 순도 높은 감동도 전해줬다. '희극 여배우들' 4인의 성공에 숨어있는, 남모를 열정과 뼈를 깎는 노력은 '아름답다'는 표현이 잘 어울렸다. 

'소재 고갈'탓 멤버 교체했지만...모두 함께해 빛났다

일요일 밤의 <개그콘서트>. 그 무대는 KBS 희극인 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그 선망의 무대에 오르기 위한 경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뜨겁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희극 여배우들'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코너 간에도, 그리고 코너 속의 멤버들 간에도 경쟁이 치열했다. 그 하나의 예가, 허안나가 하차하고 대신 김영희가 코너의 멤버로 교체될 때였다.

KBS <승승장구> 화면캡처 ⓒ KBS


이날 <승승장구>에 출연한 허안나는 자신이 '희극여배우들' 코너에서 하차하게 된 배경과 김영희가 새로 투입된 이유를 밝혔디.

"제가 야한 여자 콘셉트라 소재 고갈이 빨리 됐습니다. 그래서 늙은 언니 김영희로 대체했습니다. (중략) 김영희에게 '망해라'라고 악담했습니다.(웃음)"

갑작스런 하차, 그리고 새로운 멤버의 투입. 당사자들은 이 얄궂은 상황에서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 인기 있는 코너에서 빠지게 된 허안나의 마음에는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고, 새로 투입되는 김영희의  마음은 미안함이 가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정한 경쟁, 꿈을 향한 열정은 이런 감정을 극복하게 해줬다.

허안나의 '망해라'라는 표현은 다소 과격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에게 '뒤끝'이란 없었다. 결정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웃음으로 승화한 한 여성 개그맨의 모습은 참 멋스러워 보였다.

이날 <승승장구>에 출연한 '희극 여배우들' 멤버들은, 하차한 허안나까지 함께하는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프로그램을 빛냈다. 이들의 입담은 웃음을 줬고, 또 진한 감동을 줬다.

여성 개그맨들의 치열한 삶, 그 속에 감동 있었다

KBS <승승장구> 화면캡처 ⓒ 승승장구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그들이었지만, '희극 여배우들'로 성공을 쏘아 올리기까지 갖은 어려움이 있었다. 김영희는 9개월 동안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지 못하는 공백기를 겪었다. 정경미는 여성 최고참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웠다. 박지선은 자신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마음 고생을 했다. 허안나는 자신이 한 코너 때문에 악플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개그를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삶이라 믿는 개그를 위해, 힘든 시간들을 견뎌냈다. 숱한 어려움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여성 희극인. 그들의 노력은 마침내 '여성 4인으로 이뤄진 개그코너의 성공'이란 작은 결실을 맺었다.

<개그콘서트> 속 '희극 여배우들'의 외침, 어쩌면 이는 코너 속 웃음 소재를 넘어 그들의 인생을 말하고 있지는 않을까. 자신의 아픈 삶조차 웃음으로 승화해내는 그들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정경미·박지선·허안나·김영희, 여전히 개그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그들은 천생 '희극인'이었다.

승승장구 개그콘서트 박지선 정경미 허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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