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음식 '3종세트', 지금이 딱입니다

남해 청정바다가 품은 겨울별미 꼬막·굴·매생이

등록 2012.01.22 21:08수정 2012.01.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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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바다에서 어민들이 매생이를 채취하고 있다. 매생이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귀한 몸으로 다시 탄생했다. ⓒ 이돈삼


다시 바람이 매섭다. 겨울바람이다. 몸이 움츠러든다. 이럴수록 기력을 보충해야 하는데. 그래야 겨울을 거뜬히 나는데. 몸과 마음 추스르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줄 먹거리가 그립다. 몸에도 좋고. 오감까지 깨워줄 별미라면 더 좋겠다. 남도에서 맛볼 수 있는 겨울별미를 떠올려본다.

남도의 대표적 속풀이 음식 - 매생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매생이다. 꼬막과 굴도 있다. 모두 겨울의 별미다. 몸도 마음도 행복하게 해줄 것 같다. 배만 채워주는 것도 아니다. 맛이 좋고 영양도 듬뿍이다. 생각만으로도 금세 침이 넘어간다. 겨울의 맛이 통째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속 푸는데 매생이가 최고제, 요거 한 그릇 들이키면 속이 쫘-악 풀려부러."

한겨울 남도여행길에서 해장국을 찾으면 바로 튀어나오는 말이다. 부드러운 맛과 은근하게 우러나는 바다내음을 지닌 매생이. 김 같기도 하고 파래 같기도 한 이것을 살짝 끓여내면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속풀이 해장국이 된다.

진한 초록빛에 부드러운 질감, 순한 맛과 향기로운 갯내음을 지닌 매생이는 햇빛과 갯물만으로 자라는 무공해 자연식품이다. 김 가격이 좋을 때 김양식장에 잡초처럼 끼어들어 어민들로부터 '원수'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김이 매생이 양식장에 달라붙어 어민들의 애를 먹이는 '웬수'로 변했다. 김이 섞인 매생이는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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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에서 자라는 매생이. 환경이 깨끗한 곳에서만 자라 바다환경의 척도가 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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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가늘고 부드러운 매생이를 재료로 한 매생이국. 겉보기와 달리 뜨거운게 특징.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 이돈삼


매생이는 철분과 칼륨, 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A, 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어린이의 성장 촉진은 물론 골다공증, 위궤양 등의 예방에 효험이 있다.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으뜸이다. 콜레스테롤 함량을 떨어뜨리고 고혈압을 내려주며 변비 해소에도 큰 효과가 있다.


남도에선 이 매생이에 굴을 넣어 국으로 끓여낸다. 여기다 참기름 한두 방울과 참깨를 살짝 뿌려내면 더욱 고소한 맛이 난다. 발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감칠 맛 나는 구수함이 일품이다. 매생이국은 갓 끓여낸 것이라도 김이 많이 나지 않는 게 특징. 하지만 겹겹이 뭉쳐진 매생이 올은 뜨거운 물을 품고 있다. 식은 것으로 착각해 급히 먹다간 입천장을 데기 십상이다. 미운 사위한테 매생이국 준다는 말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 뜨거운 매생이국을 후후 불며 한 그릇 들이키면 어지간한 숙취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다. 소화도 잘 돼 계절식품으로 겨울철 입맛을 돋워준다.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 매생이를 요리하는 맛집은 남도에 많다. 광양 매생이본가, 영광 녹차마을, 고흥 백상회관과 중앙식당, 완도 새천년횟집, 장흥 끄니걱정과 명이네식당 등이다.

<태백산맥>이 묘사한 그 맛 - 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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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에다 호박, 당근 등 야채를 섞어 부친 꼬막전. 맛과 영양 모두 흡족시켜 준다. ⓒ 이돈삼


꼬막은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 잘 묘사돼 있다. 표현도 군침 돌게 잘 했다.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하고. 이 꼬막은 알이 제법 굵다. 비릿한 냄새도 약간 난다. 육질을 손으로 만지면 오므라들 것 같다. 맛도 깊다. 쫄깃하고 짭조름하다.

건강에도 좋다. 헤모글로빈과 단백질, 무기질, 칼슘, 비타민 등이 많이 들어있다. 허약한 체질의 개선과 빈혈 예방에 좋다. 어린이 성장 발육에도 좋다. 여성이나 노약자들의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뿐만 아니다. 고단백이다. 저지방 알칼리성 비타민과 칼슘 등의 함량도 높다.

술안주로도 으뜸이다. 술 마신 뒤 음주로 인한 해독 효능도 뛰어나다. 꼬막은 삶아서 그대로 까먹는 게 가장 맛있다. 푹 익히면 맛이 많이 떨어진다. 호박과 당근 등 야채를 넣어 부치는 꼬막전도 맛있다. 갖은 양념을 하는 꼬막무침도 맛있다. 뜨끈한 꼬막탕 국물은 속을 달래준다.

전남도내 벌교와 고흥엔 꼬막 전문점이 많다. 이 지역은 대표적인 꼬막 주산지다. 꼬막정식을 시키면 꼬막요리를 모두 맛볼 수 있다. 보성 벌교에 궁한정식, 거시기꼬막식당, 외서댁꼬막나라 등이 있다. 고흥엔 해태식당과 보문회관이 소문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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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에 갖은 양념을 더해 무친 꼬막무침. 그냥 먹어도 맛있고 밥에 비벼 먹어도 별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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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우유를 길러내는 굴 양식장. 겨울 남도 바닷가에서 만나는 흔한 풍경이다. ⓒ 이돈삼


남녀 모두에게 좋은 바다의 우유 - 굴

클레오파트라도 나폴레옹도 즐겨먹은 해산물이 굴이라고 한다. 그만큼 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아왔다. 영양 만점의 자연식품이기 때문이다. 지방이 적고, 미네랄이 풍부하다. 굴에는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아연이나 글리코겐 등을 비롯 온갖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강정, 강장,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

굴은 맛이 뛰어나면서도 약도 되는 음식이다.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을 듬뿍 함유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더 없이 좋은 음식이다. 굴은 또 여성들의 미용식품이다. 멜라닌색소를 분해해 살결을 하얗고 부드럽게 해준다. 저칼로리 영양식으로 비만도 막아준다. 남성을 남성답게, 여성을 여성답게 해준다. 자신은 물론 남성은 여성을 위해서, 여성은 남성을 위해 먹는 식품이면서 보약이 되는 바다의 완전식품이다.

이 굴은 초고추장에 찍어먹었을 때 가장 맛있다. 쫄깃한 맛을 더하는 굴구이도 매력적이다. 굴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제철인 지금 굴이 생산되는 포구를 찾아가는 것이다. 제 손으로 굴 껍데기를 벌려 뜨거우면서도 쫄깃한 살덩이를 직접 꺼내 먹는 맛이 일품이다.

바다가 보이는 포구에서 찬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먹는 굴 맛이 그만이다. 뜨끈뜨끈한 김이 오른 굴의 속살도 촉촉해 바다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한군데 모여앉아 굴을 구워먹다 보면 한겨울 추위도 정겨워진다. 전남도내 굴구이는 목포 향토집, 고흥 순천식당, 고흥 회타운, 장흥 사계절굴구이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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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식품이면서 보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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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모여앉아 구워먹는 굴구이 맛이란... 뜨거우면서도 쫄깃한 살덩이가 일품이다. ⓒ 이돈삼


#매생이 #굴 #꼬막 #남도별미 #겨울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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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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