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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의 강한 존재감 정진영 "영화는 사회적 행동"

[인터뷰] 경찰 간부 역의 정진영 "<특수본>은 다양한 연기로 꽉 채워진 백화점!"

11.11.25 11:32최종업데이트11.11.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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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특수본>의 정진영


어쩌면 만남이 어긋날 수도 있었다. 최근 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에 한 명이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비가 내리던 날 삼청동에서 배우 정진영을 만났다.

비중은 적었지만 너무도 큰 존재감이었다. 영화 <특수본>에서 그가 분한 경찰 고위 간부 황두수는 영화 곳곳에서 이야기 흐름에 주요한 포인트를 심어놓는 인물. 가만히 서있는다고 생기는 카리스마가 아니거늘, 정진영은 "그냥 감독님의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집중했을 뿐"이라 명료하게 답한다. 집중하면 나오는 카리스마라. 분명 이것은 내공의 깊이일 것이다.

이번 영화 <특수본>에서 정진영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캐스팅이 늦었다. 본래는 출연을 고민조차 안하고 있다가 제작사의 인연과 엄태웅을 비롯한 후배 배우들의 부탁으로 참여했다고. 제작사인 영화사 수박과 정진영은 <이태원 살인사건>을 통해 이미 신뢰를 쌓은 바 있다. 여기에 엄태웅은 정진영이 함께 하지 않으면 영화를 안 찍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영화의 사회적 의미? 찍는 행위가 곧 사회적 행동.. 하지만 부담도 있어

▲ 영화 <특수본>의 정진영 인터뷰에 앞서 배우 정진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감독님이 용산 참사를 생각하면서 장면을 찍으시더라고요. 본래 용산 참사에 대한 영화를 따로 생각하신 게 있었는데 그걸 이번 작품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넣어야겠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다른 작가의 시나리오였지만 감독님만의 색깔을 입히고 싶었던 거라 생각해요."

경찰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특별 수사 팀의 이야기를 다룬 <특수본>의 중요한 포인트는 비리와 각종 폭력, 뒷거래 등이다. 황병국 감독이 스스로 "작가적 의식을 담았다"고 했을 정도로 영화엔 대한민국의 어두운 단면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많다. 영화의 '사회적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모든 영화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영화 행위가 사회적 행동이긴 하죠"라고 답했다.

"관객에게 의미 있는 작품도 중요하지만 저에게도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작품 하나하나가 제 삶의 자취니까요. 굳이 비유를 하자면 여행을 간다고 할 때 자극이 되는 게 좋잖아요. 동기가 부여되고, 삶의 일부가 그런 의미로 채워지는 자체가 좋은 거죠. 나로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업이 제겐 의미 있는 것 같아요."

2006년 한창 스크린쿼터 문제로 사회가 뜨거웠던 때 그 역시 일선에 서서 함께 힘을 보탠 적이 있다. 이에 관련한 물음에 그는 "소셜테이너 그런 데에 대해선 사실 조심스러운 게 있죠"라며 "배우가 사회적 의식, 이런 쪽으로 따로 묘사가 되면 본인에게도 부담이지만 배우 본인이 던질만한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영화를 통해 그 사회적 의미를 찾고 싶다는 말을 강조했다. 실제로 내년 4월 촬영에 들어갈 작품 역시 그 연장선상이라고 살짝 귀띔을 하기도 했다.

드라마와 영화...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르나?

▲ 영화 <특수본>의 정진영 특별한 여가가 없는 정진영은 스스로 일상에서도 긴장을 유지하며 산다고 전했다. 따로 시간을 내기보단 작품을 하다보면 배우는 게 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그는 브레인을 찍으며 클라리넷을 배웠다며 흐뭇해했다. 작업이 없을 때 그는 "따로 마련해 놓은 작업실에 가서 책도 읽고 운동도 하며 일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골프? 물론 안 친다. ⓒ 이정민


"단적으로 말하면 영화는 천천히 만들고 천천히 소비되며 드라마는 빨리 만들고 빨리 소비되는 것 같아요. 연기 면에서 영화연기는 시, 드라마 연기는 소설 정도일까요. 서로 매카니즘이 다른 거 같아요. 영화는 정해진 시간이 있어 묘사와 설명을 꽉! 하지만 드라마는 양도 훨씬 많고 설명을 더 많이 하죠.

아직도 영화가 더 편하긴 해요. 호흡이 길고, 충분한 토론을 현장에서 할 수 있잖아요. 또 항상 맺고 끝나는 부분이 가장 잘 찍힌 걸로 이어지죠. 드라마는 현실적인 문제로 시간이 없으니 '오케이!' 하는 범위가 좀 넓죠. 100프로인 연기 상태가 존재한다면 영화는 80프로까지는 해야 오케이고요. 드라마는 60프로까지만 해도 가죠. 그래서 배우들이 연기를 더 힘들고 어렵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이제 막 개봉한 영화 <특수본>의 배우이자, KBS 2TV <브레인>에 출연하고 있는 그가 몸소 그 차이를 실감하는 요즘일 것이다. 24일 개봉한 영화 <특수본>에 대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정진영은 "다양한 연기가 꽉꽉 채워진 영화입니다, 여러 배우들의 백화점 같은 연기의 향연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라며 나름의 답을 대중 앞에 내놓았다.

▲ 영화 <특수본>의 정진영 인터뷰에 앞서 배우 정진영이 멋있는 웃음을 선보이고 있다. ⓒ 이정민


정진영 특수본 엄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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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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