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을 출마' 이재오 "나가서 죽겠다"

'배수진' 치고 설욕전... 7·28 최대 격전지 '급부상'

등록 2010.06.28 21:55수정 2010.06.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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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남자'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여의도 귀환을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7·28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 황영철 간사는 28일 기자들을 만나 "이 위원장이 30일 사표를 내고, 은평을 후보자 추가 공모에 응할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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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 남소연

공직을 맡고 있는 이 위원장의 사퇴 시한은 내달 13일이다. 하지만 그는 사퇴 시한보다 먼저 사표를 내고, 선거전을 준비하기로 했다. G20 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사표를 전자 결재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이 출마를 결정함에 따라, 서울 은평을 지역구가 7·28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게 됐다.

사실 이 위원장의 귀환설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그는 출마설을 묻는 외부의 질문에 "맡겨진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모범 답안을 내놓으며 선을 그어 왔지만, 속으로는 절치부심 해왔다고 한다.

고심을 거듭하던 이 위원장은 최근에 와서야 측근들에게 "죽더라도 나가서 죽겠다, 낙선이 두려워서 피하는 것은 나답지 않다"는 결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에게는 "이번에 떨어지면 '내 정치적 운명이 이것 밖에 안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고향(경북 영양)으로 낙향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말그대로 '배수진'을 친 셈이다.

이 위원장 주변에서는 7·28 재보선보다 당권 도전을 통한 복귀를 건의했지만, 그는 '가시밭길'을 택했다. 물론 공심위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은평을 3선 의원'인 이 위원장의 출전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우후죽순' 난립한 범야권 후보들... 분열 땐 '패배' 가능성 


따라서 범야권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등 야5당은 7·28 재보선 역시 단일대오를 이뤄 압승하겠다는 대원칙에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후보단일화까지 가기에는 진통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르는 후보들이다. 민주당에서만 고연호(47) 은평을 지역위원장, 장상(70) 최고위원, 최창환(47) 전 부대변인, 송미화(48) 전 서울시의원, 윤덕홍(63) 최고위원 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벌써부터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또 손학규(62) 전 대표, 김근태(62) 전 대표 등이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밖에서는 국민참여당 천호선(47)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상규(45) 서울시당위원장 등이 범야권 단일후보 타이틀을 놓고 도전에 나섰다. 사회당 금민(47) 전 대표 역시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진보신당에서도 본인의사와 무관하게 심상정(50) 전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어 범야권 예비후보만 해도 10명 가까이 달한다.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조국(45) 서울대 법대 교수, 신경민(56) MBC 기자를 이재오 대항마로 내세우자는 의견이 나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각 정당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도 관건이다. 6·2 지방선거에서 범야권은 후보단일화로 압승을 거뒀지만, 국회의원 재보선은 성격이 다르다. 국회의원 8명을 다시 뽑는 '미니 총선'이지만, 전국 선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판이 작다.

이 때문에 '동맹'이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최근 사석에서 "지방선거는 공동지방정부 구성 등 협상할 여지가 많지만, 지역구 선거는 주고 받을 게 거의 없다"고 고민을 토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7·28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은평을 선거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범야권 단일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범야권이 단일화 된다면, 은평을 선거전은 '반MB 심판' 구도가 또 한 번 적용될 수 있다. 이는 나머지 7곳의 재보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의 각 정당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분열하게 된다면, 재기를 노린 이재오 위원장에게 회심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 7·28 재보선 선거날까지, 꼭 한 달 남았다.
#이재오 #7.28재보선 #한나라당 #범야권 단일화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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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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