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당 추천 이사 "우선 광고 폐지 목적, 설명해야"

21일 오전 11시, 수신료 인상 반대 천명

등록 2010.06.21 18:34수정 2010.06.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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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11시 이창현 KBS이사가 KBS본관 시청자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 추천KBS이사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제공) ⓒ 임순혜


이창현 KBS이사가 21일 오전 11시 여의도 KBS본관 시청자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추천 KBS이사의 입장을 발표했다.

김영호, 이창현, 고영신, 진홍순 등 KBS 이사 4명은 보스톤 컨설팅의 수신료 인상액 산정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고,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하기 전에 KBS가 △공정성·신뢰도 여론조사 자료 공개 △정치적 독립 위한 개선방안 강구 △사회적 책무에 대한 전문컨설팅 실시 △영구 BBC와 국민컨설팅 실시 △수신료 인상원인인 광고폐지의 목적과 이유 설명 △국민 여론수렴 위한 다양한 의견청취 실시 등을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디어행동'의 수신료 국민공청회 여론조사(2010년 6.9-6.10, 전화면접, 전국 1000명, 95% 신뢰수준에서 +_3.1% 표본오차)의 경우,  KBS는 독립적이지 않으며(62.1%), 공정하지 않다(56.2%)고 인식하며,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 80.2%가 반대하며, 광고폐지에 대해서도 67.5%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문가들은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보도 공정성이 이전정부와 비교해서 76.7%가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KBS공영성에 대해서 87.7%가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현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KBS가 수신료 인상의 조건으로 광고 폐지를 내세운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현재 KBS의 공정성 논란은 광고주의 입김보다 청와대, 여당과 너무 가깝다는 의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광고 폐지를 추진하다보니,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KBS 광고를 폐지해 종편사업자에게 몰아주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KBS 이사회가 23일 사측이 상정한 수신료 인상안 의결을 유보하고, 추가로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를 기대한다"며 "만약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강행한다면, 더이상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수신료인상저지100일행동'은 21일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KBS신관 앞에서 'KBS수신료인상반대' 1인 시위를 벌였으며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KBS수신료인상반대국민서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인시위와 국민서명은 매일 진행된다.

다음은 야당 추천 KBS 이사4명의 KBS수신료 관련  발표문 전문이다.


                                        KBS 수신료 인상을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공정성 실천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6월 23일(수)로 예정된 KBS이사회에 '텔레비전방송수신료금액인상(안)'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제1안은 광고 없이 6,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이고, 제2안은 광고를 20%하면서 4,6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이다. 인상안은 이제까지 26억이 넘는 엄청난 수신료를 사용해서 진행한 보스톤 컨설팅의 결과를 반영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KBS가 사회적 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심층적 논의보다는 구조조정과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컨설팅을 하였으며, 광고를 왜 없애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전문적으로 응답하지 못함으로써 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보스톤 컨설팅의 수신료 인상액 산정을 위한 여론조사(동서리서치, 2010년 2월8일-2월19일, 전국 1,200명 대상의 일대일 개별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서 +_2.8% 표본오차) 결과에 의하면 현재 국민들은

  ○ KBS가 약속한 공적책무를 이행할 경우, 수신료 지불의향은 3,500원정도 이며,
  ○ KBS의 공익적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가 55.3%로 '현수준 유지' 40.7%보다 더 높게 나왔으며,
  ○ 수신료 인상 시 광고규모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한다'가  46.7%로, '축소해야한다'가 35.3%로 나왔다.

  국민 여론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KBS가 현재 공적책무를 잘 이행한다고 해도, 수신료 지불의향은 3,500원(현재보다 1000원 인상)이며, 현재의 KBS의 공익적 역할 수행을 현재 수준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느끼며, 설령 수신료를 인상한다고 하여도 광고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동일한 여론조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KBS는 광고를 줄이고 그에 따라 현재 수신료 2,500원을 인상하여 1안(6,500원), 2안(4,600원)을 제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수신료 인상에 대한 여론조사는 'KBS가 약속한 공적책무를 이행할 경우'라는 가정으로부터 시작한 것인데, 현재 KBS에서 조사한 여론조사(2009년 KBS 방송문화연구소 여론조사, 2009년 KBS경영평가보고서)에서도 KBS의 공정성 등이 경쟁사인 MBC 보다도 낮아졌다는 결과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관련된 여론조사 자료를 공개하지도 않고 수신료 인상을 추진한다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일이다. '미디어행동'의 수신료 국민공청회 여론조사(2010년 6.9-6.10, 전화면접, 전국 1000명, 95% 신뢰수준에서 +_3.1% 표본오차)의 경우,  KBS는 독립적이지 않으며(62.1%), 공정하지 않다(56.2%)고 인식하며,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 80.2%가 반대하며, 광고폐지에 대해서도 67.5%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보도 공정성이 이전정부와 비교해서 76.7%가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KBS공영성에 대해서 87.7%가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KBS는 여론조사에서 제시된 정치적 독립성 훼손과 KBS 공영성에 대한 비판은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KBS 광고를 줄이고 파격적인 수신료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광고를 줄여서 누구에게 이익을 주려는 것인가? 벌써부터 KBS의 광고를 폐지하고 수신료를 인상하여 종편사업자에게 광고를 몰아주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KBS 내부에서도 광고 폐지는 공영방송의 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 이사회는 사측에서의 안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KBS 집행부에게 방송내용의 정치적 독립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선행하도록 요구하고,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를 완성한 후에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얻어내야 한다고 독려해야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성급하게 제시할 경우, KBS의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문제제기와 함께, 왜 KBS의 광고를 없애려고 하는지에 대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많다.

이에 KBS이사 4명은 KBS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하기 이전에 아래의  사항을 요구한다.
<아래>
1. KBS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대한 여론조사 자료를 공개하라!
2. KBS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개선방안을 강구하라!
3. KBS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전문 컨설팅을 실시하라!
4. 영국의 BBC와 같이 KBS에 대한 국민 컨설팅을 실시하라!
5. 수신료의 대폭인상의 원인이 된 광고폐지의 목적과 이유를 밝혀라!
6. 국민들의 여론수렴을 위한 다양한 의견청취를 실시하라!

이러한 요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KBS 이사회의 합의는 물론이고 국회내 여야간의 합의, 나아가 국민적 합의를 얻어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니 이점 유념해야할 것이다.

                                                 2010년 6월 21일
                                 KBS이사 김영호, 진홍순, 고영신, 이창현
#KBS수신료인상 #KBS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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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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