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읍성서 임진왜란 당시 갑옷 최초 출토

부산지하철 3호선 수안정거장 부지 공사현장 내 2차 발굴조사 현장설명회

등록 2007.06.08 10:46수정 2007.06.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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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발굴된 임진왜란 당시 찰갑 상의 출토 모습 ⓒ 경남문화재연구원

경남문화재연구원은 6월 7일 오후 3시 연구원들과 사업시행자, 지도위원, 문화재 관계자, 일반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지하철 3호선 수안정거장 부지 공사현장 2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유적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현장설명회가 열린 곳은 2007년 4월 9일부터 발굴조사가 진행된 부산광역시 동래구 수안동 204-2번지 1050㎡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번 2차 조사에서 발굴한 찰갑 상의 1벌, 칼과 화살촉 등 무기류, 인골류, 해자 바닥에 촘촘히 깐 나무말뚝인 '목익' 등 다량의 목재와 토기 등을 공개했다.

이에 따른 성과로는 동래읍성 복원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였다 것과 동래읍성 해자 내 목익(나무말뚝)층 및 조선시대 찰갑 상의가 출토되었다는 것을 꼽고 있다.

<부산지하철 3호선 수안정차장 부지내 문화유적 2차 발굴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번 발굴조사는 2005년 7월 24일부터 2006년 2월 15일까지 실시한 1차 발굴조사에서 확인한 동래읍성 해자 내부와 석축내부 다짐토에 대한 추가조사에 해당한다. 교통문제로 인해 3단계로 나눈 발굴조사 중 1단계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1차 조사에서 확인한 해자와 이 해자를 이용하여 조선 후기에 수축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안석축, 근세의 건물지로 추정되는 적석군 1개소를 확인하였다. 이 적석군과 호안석축에서는 16세기~일제시대에 이르는 유물들이 다량 출토되었다.

확인된 해자의 길이는 16.3m, 너비 5.7m로 북서-남동의 구간이며, 북쪽 동래구청에서 남쪽 하나은행과 세띠앙 아파트로 연결되어 동래읍성의 남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토된 유물 중 중요한 것들은 원형 그대로의 조선시대 찰갑(札甲·비늘갑옷)과 칼·화살촉 등의 무기류, 청동숟가락·손칼 등의 생활용구류, 인골 및 수골, 조선시대의 도·자기류와 기와 등 16세기 것에 해당하는 다양한 유물이다.

이 유물들은 임진왜란 당시 동래성 싸움의 처절한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쟁 유물들로 특히, 발굴 사례가 없는 조선전기 갑옷이 최초로 발굴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경남문화재연구원, "지하철노선 변경 검토해야"

발굴현장 해자의 바닥에는 윗부분을 뾰족하게 깎아 박아놓았던 나무말뚝이 어지럽게 눕혀져 있고, 그 사이 사이에서 전쟁 당시의 유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구원 측은 해자 바닥이 뻘층이었기 때문에 목제품과 찰갑이 전쟁직후의 모습 그대로 보존됐다고 설명하였다. 접혀진 상태로 노출된 찰갑은 길이 61㎝ 너비 48㎝로, 길이 8~9㎝ 너비 2㎝의 자그만 철편을 8단으로 촘촘히 엮은 방식이다.

한편, 이번에 임진왜란 당시 철갑 상의 1벌이 국내 최초로 출토됨에 따라 문화재 보존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문화재연구원 측은 "이번에 발굴된 철갑 상의의 경우 <실록>등 문헌기록에는 나타나지만 실물로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상흔이 있는 두개골을 비롯한 전쟁유물이 함께 출토된 정황 등을 근거로 문화재청과 협의해 지하철 노선 변경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는 "30% 이상의 공정을 완료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출토된 유물은 적극 보존하되 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2월에 착공돼 국내 최초의 경전철로 건설되는 부산 지하철 반송선은 총사업비 1조 492억원이 들며, 오는 2011년에 개통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인접한 곳에서 벌어졌던 1차 발굴조사에서 해자가 발견되고 활, 자기, 칼 등이 발굴되어 지난해말 지하철 공사를 계속하되 수안역 내부에 유물 전시관을 조성하여 문화재를 보존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동래성 #임진왜란 #동래 #부산시 #반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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