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한국컬링선수권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이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설예은·김민지·김수지·설예지·김은지 선수, 윗쪽 신동호 코치.

지난 6월 30일 한국컬링선수권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이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설예은·김민지·김수지·설예지·김은지 선수, 윗쪽 신동호 코치. ⓒ 박장식

 
지난 6월 열린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며 2019년 이후 4년만에 국가대표의 자리로 복귀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팀 5G'. 경기도청은 결승에서 라이벌 강릉시청 '팀 킴'과의 명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국가대표 자리를 탈환했다.

스킵 김은지부터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그리고 핍스 설예지와 신동호 코치까지, 팀 구성원이 이뤄낸 우승 뒤에는 뼈를 깎는 노력, 그리고 땀과 눈물이 있었다. 국가대표 탈환 이후 만난 선수들은 "지난해 한국선수권에서 국가대표 탈환에 실패하고 많이 울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우승의 주역으로는 김민지 선수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외부에서 수혈한 김민지 선수가 팀에 완전히 녹아들면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 선수들은 "그랜드슬램은 물론, 세계선수권에서도 첫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 국가대표 탈락, 무엇보다도 힘들었다"

지난 6월 말 만난 선수들은 기쁜 표정이었다. 설예은 선수는 "이 멤버대로 국가대표가 꼭 되고 싶었는데, 작년에 되지 못해 아쉬웠다. 사실 많이 울었다"라면서도 "김민지 선수가 들어오고 처음으로 대회에 나섰던 만큼 지난해는 발판이 되는 과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설예은 선수는 "지난 시즌을 거치며 우리 팀이 서로를 믿게 되었다"며 "지고 있어도 무너지지 않은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팀이 거쳐온 영욕의 세월을 오랫동안 지켜봤던 스킵 김은지도 "작년에 김민지 선수가 들어온 뒤 외부에서도 '강한 팀'이라는 시선을 보냈는데 한국선수권에서 탈락했다"라며 "다른 때보다도 힘든 시기였다"라고 고백했다. 김은지 선수는 이어 "그래도 어려웠던 시기를 잘 견뎌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 30일 한국컬링선수권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이 우승컵을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설예은·김수지·김민지·설예지·김은지 선수, 신동호 코치.

지난 6월 30일 한국컬링선수권에서 우승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이 우승컵을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설예은·김수지·김민지·설예지·김은지 선수, 신동호 코치. ⓒ 박장식

 
김수지 선수 역시 "두 번째 국가대표라 그런지는 몰라도 눈물이 안 나더라"면서도, "잘 생각해보니, 이 대회를 하면서 우리가 휘둘리지만 않으면 무조건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위기도 있었다. 최종 결승 3차전에서 경기도청은 라이벌 강릉시청 '팀 킴'(스킵 김은정)에게 일격을 당하며 대회를 하루 더 끌고 가야만 했다. 김수지 선수는 "많은 분들이 우리가 전승 우승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셨는데, 되려 우리는 매 경기 다르게 임하려 했기 때문에 1패를 했다고 실망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서드 자리 잘 맞은 덕분", "예지가 조언해 준 덕분"

이번 대회에 핍스 포지션으로 나섰던 설예지 선수는 코치석에서 모든 경기를 지켜봤다. 설예지 선수는 "보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팀원들이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었는데 잘 해줘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적 이후 줄곧 서드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김민지 선수는 "지금의 자리가 훨씬 재미있고 좋다"며 웃었다. 특히 김민지 선수는 "(스킵으로서의) 부담감이 없으니 샷이 잘 나오고, 경기력도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서드가 되면서 느낀 점도 있다고. 김민지 선수는 "스위핑(빗자루질)을 안 하다가 하려니 힘들었다"라며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목표는 그랜드 슬램, 그리고 세계선수권 우승"
 
 지난 6월 30일 한국컬링선수권에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이 우승을 확정한 뒤 서로를 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지난 6월 30일 한국컬링선수권에서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이 우승을 확정한 뒤 서로를 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박장식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랜드슬램과 세계선수권 우승을 목표로 꼽았다. 김은지 선수는 "세계선수권을 위해서라도 그랜드슬램을 차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설예은 선수도 "2020년 세계선수권에 우리가 나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취소되었다"면서 "우리가 더 성장해서 한국 대표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하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설 선수는 이어 "후지사와 사츠키네 팀(로코 솔라레)에게 최근 이긴 적이 없는데, 이번 시즌에는 꼭 이기고 싶다"고 각옹를 전했다. 

신동호 코치 역시 "이번 한국선수권 우승은 우리 '5G'의 시작이자 신호탄일 뿐"이라며, "우리가 과정을 열심히 준비하면 국제대회에서 잘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코치는 "그랜드슬램과 더불어 유럽 투어 등에 출전할 예정인데, 일정이 녹록지 않다"라며 "선수들과 잘 맞추어 시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대표가 된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5G'는 11월 범대륙 컬링 선수권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국가대표 일정을 시작한다. 특히 국가대항전뿐만 아니라 투어 대회, 그랜드슬램 등 해외의 권위있는 대회에도 출전해 국제무대 감각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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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경기도청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 5G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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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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