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 진출한 체코 야구대표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 진출한 체코 야구대표팀 ⓒ 체코야구협회 트위터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체코 대표팀 선수들에게 야구는 '부업'이다. 

WBC는 24일(한국시각) 공식 사이트에 올린 'WBC의 언더독 팀'이라는 특별 기사를 통해 체코 대표팀의 독특한 배경을 소개했다.

야구 변방인 유럽, 그곳에서도 체코는 '변방 중의 변방'이다. 인구가 1100만 명의 작은 나라인데 야구 인구는 7천 명에 불과하다. 

'야구는 부업' 체코 선수들의 극적인 WBC 출전기 

그러나 체코는 유럽 예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첫 경기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즐비한 스페인에 21-7로 참패를 당했으나, 프랑스와 독일을 연달아 꺾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이어 스페인과 다시 맞붙어 3-1로 승리를 거두면서 자국 최초로 WBC 본선 진출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체코 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생업이 따로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중견수 아르노스트 두보비는 고등학교에서 지리 과목을 가르치고, 3루수 필립 스몰라는 회계사다. 이들은 체코 야구리그가 주말에만 열리기 때문에 생업과 야구를 병행할 수 있다. 
 
 본인이 일하는 병원에서 인터뷰하는 파벨 하딤 체코 야구대표팀 감독

본인이 일하는 병원에서 인터뷰하는 파벨 하딤 체코 야구대표팀 감독 ⓒ 체코야구협회 트위터

 
소방관으로 일하는 투수 마틴 슈나이더는 평일과 주말이 따로 없는 근무 일정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가 있다. 코치진의 이력도 심상치 않다. 대표팀을 이끄는 파벨 하딤 감독은 신경과 전문의다. 주루 코치 데이비드 윙클러는 목수다. 

이런 선수들이 WBC 본선 진출에 성공하자 야구에 관심 없던 체코 언론도 일제히 주목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작은 나라, 큰 꿈(Mala zem velke sny)'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했다. 

하딤 감독은 "(체코의 WBC 본선 진출은) 작은 나라도 큰 꿈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실력은 부족할지 몰라도 엄청난 열정이 있고, 가족 이상으로 끈끈하다"라고 체코 대표팀의 강점을 자랑했다. 

한국과 맞붙는 체코, 자국에 '야구 열풍' 일으킬까

체코는 한국과 일본, 호주, 중국과 B조에 편성되어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월등히 앞서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스페인과의 예선전에서 6.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슈나이더는 타자로도 좋은 실력을 갖춘 '체코의 오타니'로 불린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미국인 내야수 에릭 소가드도 WBC에서는 '어머니의 나라' 체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주로 백업으로 활약했으나, 통산 815경기에 출전한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을 앞두고 훈련하는 체코 야구대표팀 선수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을 앞두고 훈련하는 체코 야구대표팀 선수들 ⓒ 체코야구협회 트위터

 
체코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목표가 따로 있다. 체코에서도 야구가 인기 종목이 되는 것이다. 

평소에는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체코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내야수 페트르 짐마는 "체코 사람들이 야구를 더 잘 알게 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목표"라며 "우리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 더 많은 사람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야구의 세계화'를 내걸고 출범한 WBC의 목표와도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라 할 수 있다. WBC 공식 사이트도 "체코 대표팀의 신데렐라 이야기가 본선에서도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자"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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