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둔 야구대표팀의 마지막 고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바로 '해외파'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출전 여부다.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로 떠난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최지만이 합류하는 게 가장 좋지만, (대표팀에) 오지 못할 경우는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지만의 합류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예비 선수를 대표팀에 합류시키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걸려 있다. 한 가지는 지난해 말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이후 재활을 진행 중이라 대회까지 몸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봉 조정으로 인해 피츠버그 구단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WBC 관심 명단에 포함됐다가 최종 명단에는 오르지 못한 두 명의 1루수, (왼쪽부터) 채은성-오재일

WBC 관심 명단에 포함됐다가 최종 명단에는 오르지 못한 두 명의 1루수, (왼쪽부터) 채은성-오재일 ⓒ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플랜B 준비? 채은성-오재일 대체 발탁도 가능할까

이 감독의 이야기처럼 별다른 문제 없이 최지만이 1루를 맡아주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이고 최지만이 중심타선의 한 축을 맡아주면 대표팀의 공격력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최지만의 대표팀 승선이 불발되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대표팀은 '플랜B'를 가동해야 한다. 최지만을 대신해 주전 1루수로 나설 선수를 찾아야 하고, 중심타선 구상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현재 대표팀 최종 명단에 포함된 1루수는 강백호와 박병호(이상 kt 위즈) 두 명으로, 누군가는 주전으로 나서야 한다. 혹은 상대 선발 유형에 따라서 강백호, 박병호가 번갈아가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최지만이 빠지는 자리에 또 다른 1루 자원이 들어가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지난해 11월에 제출한 50인 관심 명단에 포함됐으나 최종 명단에 합류하지 못한 채은성(한화 이글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의 이름이 거론된다.

채은성의 경우 대표팀 경험이 없는 반면 오재일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7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좌타자가 많은 대표팀 야수진의 특성상 채은성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고, 수비를 생각한다면 오재일을 택할 수 있다.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최지훈도 대체 선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최지훈도 대체 선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SSG 랜더스


공격력 강화 위한 카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이강철 감독은 최지만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되면 1루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 대체 선수를 발탁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대표팀의 공격력 또는 수비력 강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부르겠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역시나 '우승팀 외야수' 최지훈(SSG 랜더스)이다. 지난해 리그 전체 야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1239⅓이닝)을 소화했음에도 단 1개의 실책으로 랜더스필드 외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여기에 중장거리 타구 생산이나 작전 수행 능력도 뛰어나 경기 중반 이후 '조커'로 활용되기에 적합한 카드이기도 한다. 이번 대회는 연장에 돌입할 경우 곧바로 승부치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대타나 대주자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포수가 양의지(두산 베어스), 이지영(키움 히어로즈) 두 명인 점을 감안한다면 안방을 보강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수준급 프레이밍을 자랑하는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박동원(LG 트윈스)도 전력에 충분히 플러스 요인이 될 선수다.

30인 최종 명단의 제출 기한은 다음 달 7일까지다. 대표팀에게 고민할 시간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강철 감독의 바람처럼 최지만이 정상적으로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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