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맨',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배우를 대신하여 고난도 연기를 대신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흔히 대역배우라고도 불리며 작품 속에서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그림자와 같은 존재들이다. 하지만 실제 배우들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대신 채워주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하여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들이기도 하다.

'스턴트맨 버전의 스맨파 혹은 강철부대'라고 할만한 색다른 액션 서바이벌 예능이 탄생했다. <스우파>·<스맨파>시리즈가 항상 무대 위에서 K팝 가수들을 빛내주는 조연의 이미지에 가려져있는 '전문 댄서'들의 매력과 재능을 재발굴한 것처럼, 이번에는 영화나 드라마속에서 앵글 밖에 가려졌던 '액션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경쟁 이야기다.
 
11월 27일 방송된 tvN 서바이벌 예능 <슈퍼액션> 첫 회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턴트팀을 가리기 위한 경쟁에 참여한 6개팀의 모습이 공개됐다. 오프닝에서 장혁, 송중기, 진선규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여 스턴트맨의 작품 속 역할과 중요성에 대하여 설명했다. 특히 유지태는 "슈퍼액션의 취지는 스턴트맨들이 얼굴을 가리지않고 그들이 주연이 되어 콘텐츠를 찍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동안 봐왔던 어떤 작품보다 수준높은 액션을 볼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전자 6개팀은 '슈퍼액션 아레나'에 소집되며 면면이 하나씩 공개됐다. 팀 '베스트'는 <해바라기>,<비열한 거리>,<명량> 등의 액션을 연출했으며 어디서나 볼 수 있을듯한 사실적인 리얼 액션을 추구하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통해서 2022년 에미상에서 아시아팀 최초로 스턴트 퍼포먼스상까지 수상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오징어게임>의 여러 인상적인 액션 장면중에서도 중반부의 '고공 줄다리기 신'은 외신으로부터 "놀랍고도 예술적인 스턴트"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베스트팀은 대표작인 <오징어게임>의 의상을 입고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로 등장한 '오서독스'는 스턴트계의 신흥 강자로, 멤버 개개인의 뛰어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마샬아츠-트릭킹-체조에 강점을 지닌 팀이었다. 팀장 이재남은 격투 액션 전문가로 <공조>의 현빈,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 <빅매치>의 이정재 대역 등을 열연하여 이름을 떨쳤다. 신세계는 190cm의 최장신 스턴트맨으로 거대한 피지컬에도 빠르고 파워풀한 액션을 소화하는 능력을 인정받았다.
 
'나인스턴트'는 <타워>,<해적> <더 테러 라이브>등 스케일이 큰 재난 영화 경험이 풍부한 팀이었다. 윤기현은 <태양의 후예>에서 십자인대 부상으로 거동조차 불편했던 배우 송중기를 대신하여 각종 고난도 액션을 능숙하게 소화한 바 있다. 또한 나인스턴트는 일란성 쌍둥이인 장유희-장수희 자매까지 다른 팀과 달리 유일하게 여성 멤버가 2명이나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최고령팀인 '몽돌'은 사극 전문 액션팀으로 명성을 떨쳤다. <해신> <주몽><추노><뿌리깊은 나무> <구가의서> <신입사관 구해령>, <보보경심> 등 대한민국의 주요 사극 액션은 거의 대부분 몽돌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극의 무사 복장을 하고 등장한 몽돌팀은 유난히 칼각과 제식을 강조하는 올드 스쿨다운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본스턴트'는 등장과 동시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며 다른 팀들의 견제를 받았다. 본스턴트는 <펜트하우스>,<백두산>,<스위트홈> 등 여러 화제작들에 참여하여 이름을 떨쳤다. 특히 '발도깨비'라는 별명의 강영묵 팀장은 스턴트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전설중 한명으로, <성난 황소>에서는 마동석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서 경이로운 발차기 액션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상대 스턴트맨들은 모두 강영묵과 본스턴트 멤버들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며 리스펙트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프리덤' 팀은 생소한 팀명으로 스턴트맨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블랙 정장을 입고 등장한 프리덤은 멤버 전원이 스턴트팀을 하다가 현재는 배우로 전업한 '배우 연합팀'이었다. 프로그램을 위하여 급조한 팀이지만 스턴트에서 정점을 찍고 연기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실력과 연기력을 갖춘 팀으로 기대를 모았다.
 
마침내 한 자리에 모두 모인 여섯 팀은 MC 전현무의 진행에 따라 사전에 자체 설문으로 예상된 1위-꼴찌팀을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1위는 본스턴트가 차지했다. 스턴트맨들은 강영묵의 남다른 존재감을 특히 높이 평가하며 '아시아 넘버원'이라고 극찬했다.

반면 꼴찌는 놀랍게도 오서독스가 지목됐다. 스턴트맨들은 "현장경험이 아직 부족한 팀" "기술은 1등이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행사에서" "순위 매길 필요없이 꼴등"이라는 등 각종 디스가 난무하며 오서독스를 낮게 평가했다. 오서독스 멤버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못하여 실력으로 설욕을 다짐했다. 자체평가 2위부터 5위는 베스트-9스턴트-몽돌-프리덤 순이었다.
 
여섯 스턴트팀은 사전 미션으로 슈퍼 어드밴티지가 걸린 몸풀기 게임을 펼쳤다. 대결종목은 일명 플래시 태그로 불리는 파쿠르 술래잡기 게임이었다. 설치된 장애물을 이용하여 공격수 한 명이 1분내에 수비수 세명을 얼마나 빨리 터치하느냐를 겨루는 방식이었다 .
 
사전 평가 꼴찌를 기록한 오서독스가 첫 주자로 나섰다. 오서독스는 다른 팀들의 예상과 달리 파쿠르 경험이 있는 김주성 대신 팀장 이재남이 공격수로 나섰다. 이재남은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되지않았음에도 저평가받은 팀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출전을 자원했다.
 
오서독스는 9스턴트를 상대로 지목했다. 이재남이 지목된 수비수는 진영준-장유희-황인환이었다. 이재남은 경기가 시작되자 진영준과 황인환을 빠르게 아웃시켰다. 하지만 홍일점에 스턴트 경력 6개월차인 장유희가 의외로 민첩한 모습으로 압박을 수차례나 벗어나며 이재남을 잠시 당황하게 했다. 이재남은 장유희를 잡아낸 것으로 마지막으로 17초만에 미션에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9스턴트도 팀장인 유시정이 나섰다. 유시정은 신세계, 소정연과 이재남을 수비수로 지목했다. 유시정은 이재남이 에이스지만 앞서서 공격수로 나서서 체력이 소진되었을 것이라 판단한 것. 하지만 이재남은 놀라운 스피드와 체력으로 다른 수비수들이 먼저 아웃되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버텨냈다. 9스턴트의 기록은 30초로 승부는 오서독스의 승리로 끝났다.
 
프리덤은 이건구를 공격수로 내세우며 몽돌을 상대로 박진수-김종면-최민을 픽했다. 상대적으로 고령자들이 많은 몽돌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건구의 체력이 일찍 방전되며 프리텀은 37초라는 저조한 기록에 그쳤다. 몽돌은 이지훈을 공격수로 세웠고, 프리덤의 수비수로는 이건구-전희정-주창욱을 지목했다. 이지훈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단 14초만에 수비수들을 모두 아웃시키는데 성공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베스트와 본스턴트가 격돌했다. 선공인 베스트는 공격수로 파쿠르 선출인 황유현을 내세웠고, 본스턴트의 수비수 강영묵-김영민-조혜경을 선택했다. 황유현은 놀라운 속도로 김영민과 조혜경을 아웃시켰으나 최고참 강영묵이 놀라운 순발력을 과시하며 상당히 버텨준 덕분에 베스트의 기록을 21초 17까지 지연시켰다. 강영묵은 카리스마 넘치던 첫 등장과 달리, MC의 미션 설명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여 어리둥절하거나, 술래잡기 한번에 체력이 방전되어 넋을 잃는 등, 인간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반격에 나선 본스턴트는 이찬희를 공격수로 세우고, 이태영-이상철-김차이를 수비수로 지목했다. 이찬희는 뛰어난 운동능력과 함께 추격전에서 장애물을 뛰어넘는 대신 밑에서 슬라이딩으로 시간을 단축하는 센스를 발휘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본스턴트는 18초 86의 기록으로 베스트를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오서독스 이재남-몽돌 이지훈-본스턴트 이찬희의 결승전은 꼬리잡기였다. 각 팀 세 명의 선수가 동시에 들어가 서로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해야하는 미션이었다. 오서독스는 본스턴트를, 본스턴트는 몽돌을, 몽돌은 다시 오서독스를 잡아야 하고 가장 먼저 터치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세 선수는 간발의 차이로 쫓고 쫓기는 팽팽한 추격전을 펼쳤다. 치열한 승부 끝에 이재남이 이찬희를 터치하면서 승부는 오서독스의 우승으로 끝났다. 꼴찌라는 평가를 뒤집고 실력을 증명한 오서독스 멤버들은 모두 이재남을 얼싸안고 환호했다.
 
<슈퍼액션>의 첫 번째 미션은 액션 명작 리메이크였다. 두 팀이 한 작품을 두고 일대일 대결을 펼쳐 1차는 실제 영화처럼 제작하는 액션 필름, 2차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라이브 액션을 합산하여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첩보물 <공조>, 좀비물<지금 우리 학교는>, 홍콩 액션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가 미션작품으로 선정됐다. 스턴트팀들은 미션 작품에 희비가 엇갈렸다. 작품과 인연이 있었거나 특정연기에 자신이 있는 멤버들은 여유만만했던 반면, 일부는 처음 듣거나 경험해본 장르에 난감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사전 미션 1등을 차지한 오서독스는 '슈퍼 어드밴티지'로 모든 팀들의 작품 선정권과 대진권을 얻었다.

오서독스는 이재남이 출연했던 <공조>를 선택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지우학>을 깜짝 선택했다. 이재남은 "스턴팀이 스턴트 경쟁을 하러 나온만큼, 다양한 스턴트와 특수효과를 보여주자, 다른 팀이 건드리지않는 것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결상대로는 프리덤을 선택했다. 이밖에 사전평가 1,2위팀인 본스턴트와 베스트는 <공조>로 재격돌하게 했고, 몽돌과 9스턴트는 <폴리스스토리>로 맞붙게 됐다.

슈퍼 어드밴티지의 또다른 히든 혜택이 공개됐다. 1차 액션필름미션에서 각 팀당 5시간까지 허용된 제작시간중 오서독스가 한팀을 골라 3시간(총 촬영시간 8시간)까지 빼앗아올수 있다는 것. 스턴트 촬영에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있는 각 팀들은 술렁였다.
 
오서독스는 놀랍게도 이번에도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다. 대결상대인 프리덤이 아닌 본스턴트를 지목한 것. 이재남은 "프리덤은 적수가 아니다. 이길 것 같은 팀의 시간을 뭐하러 뺏겠냐"며 우승후보인 본스턴트를 견제한 픽이었음을 고백했다. 각 팀들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졸지에 위기에 몰린 본스턴트는 잠시 멘붕에 빠졌지만 맏형 강영묵은 팀원들을 다독이며 "아직 안 끝났다. 하던대로 하면 반전이 일어날 거다. 우리 본스턴트는 해낼 것"이라며 전의를 가다듬었다.

다음주에는 촉박한 시간과 멤버들의 부상 악재로 고군분투하는 본스턴트의 액션 필름 도전기가 예고됐다. 대한민국 최고 스턴트맨들의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불타는 승부욕이 첫 회부터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슈퍼액션 강영묵 스턴트맨 서바이벌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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