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의 포용성 지표 개발 및 정책방안 연구' 중간 발표. ⓒ 든든
한국영화 속 주인공 성별이 여성보다 남성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발표한 '한국영화의 포용성 지표 개발 및 정책방안 연구' 중간발표에 따르면 한국 영화 속 남성 주인공은 61.6%인 것에 반해 여성은 38.4%였다.
2017년부터 5년간 극장개봉영화를 기준으로 일반영화와 독립예술영화 흥행 상위 40%,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오리지널 작품 446편을 분석한 결과다.
남성과 여성의 인구통계는 각각 49.8%와 50.2%로 근소하게 여성이 많았으나 인구통계 대비 주인공의 성별은 여성이 11.7% 더 낮게, 남성은 11.7% 더 높게 재현됐다.
연령별로는 40대가 25.2%로 주인공으로 가장 많이 재현됐다. 2022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40대 비율 15.8%보다 9.4%포인트 높다. 60대 이상은 실제 인구의 25.9%를 차지하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11.2% 밖에 등장하지 않아 가장 적게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인공의 성별은 일반영화와 독립예술영화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었다. 일반영화에서는 남성 주인공이 80.5%인 반면 여성은 19.5%에 불과했다. 반면 독립예술영화에서는 남성이 52.9%, 여성이 44.7%로 6대 4의 비율을 나타냈다.
▲ ‘한국영화의 포용성 지표 개발 및 정책방안 연구' 중간 발표. ⓒ 든든
한국영화에서 장애인 주인공 비율은 9%로 실제 인구통계인 5%보다 높았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현황에는 치매를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이번 연구에는 치매를 포함했다. 발표를 맡은 김선아 책임연구원은 "일반영화는 다른 소수자의 재현보다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 장애인이었다"고 말했다.
일반영화와 독립예술영화만 놓고 봤을 때 대사를 가진 등장인물이 장애인인 비율은 상업영화가 18%, 독립예술영화가 10.4%였다. 주인공이 장애인인 경우는 상업영화가 7%, 독립예술영화가 8%였다. 장애 주제와 관련해 장애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여러 번 나오는 비율은 상업영화가 23.5%였고 독립예술영화가 31.5%였다. 장애인 주인공이 장애를 주제로 다루는 경우는 상업영화에서는 5.9%였고 독립예술영화가 24.1%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주민은 총인구의 3%인데 영화 주인공 재현 비율은 4%로 재현 비율이 근소하게 높았다. 반면 성소수자의 재현은 3%였는데 통상 성소수자가 전체 인구의 7%(미국·독일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적었다.
▲ 20일 서울시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포용성 지표 개발 및 정책방안 연구' 중간 발표 현장. ⓒ 김진수
주인공은 서울과 수도권에 제일 많았다. 지역에 따른 주인공 재현 비율을 보면 '서울 및 수도권'이 인구통계 대비 10.1%P 더 높게 재현됐다. 서울 및 수도권을 제외한 '그 외 지역'은 인구 평균은 6.2%였고 영화 속 주인공의 비율이 6.3%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다만 '부산 및 경상도 지역'은 인구 비율은 24.7%인데 반면 영화 속 주인공의 비율은 14.2%로 인구통계 대비 10.5%P나 더 낮게 재현된 것으로 조사됐다.
든든은 이날 국내 영화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7대 포용성 지표로 ▲성별 ▲인종 ▲연령 ▲지역 ▲계급 ▲장애 ▲성(sexuality)을 발표했다. 든든은 "개인과 기업, 기관의 EDI(평등·다양성·포용력)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었으며 7대 지표 항목을 바탕으로 61개 세부 항목을 구성해 영화를 대상으로 정교한 다양성·포용성 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