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최강자'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의 상승세에 제동을 건 선수가 나타났다. 아마추어 선수들 사이에서 실력이 좋기로 소문이 나 프로 무대까지 입성한 김민아(NH농협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김민아는 20일 밤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10-11, 11-3, 4-11, 7-11, 11-5, 11-4, 9-4)으로 스롱을 꺾었다. 개인 통산 첫승을 달성한 김민아는 우승 상금 2000만 원까지 차지했다.
 
 스롱 피아비를 넘고 LPB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김민아

스롱 피아비를 넘고 LPB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김민아 ⓒ PBA(프로당구협회)

   
5세트부터 시작된 기적 같은 역전극

1세트 초반 하이런 7점으로 단숨에 격차를 벌린 김민아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 번에 2점을 얻을 수 있는 뱅크샷을 연이어 적중시킨 스롱이 단숨에 격차를 좁혔고, 9-10에서 뱅크샷이 득점으로 연결돼 승부를 뒤집는 동시에 1세트를 매듭지었다.

김민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세트 들어 초구를 놓치는 등 급격하게 흔들리다가 1세트와 마찬가지로 하이런(5점)으로 반격에 나섰다. 특히 9-3에서 2세트를 끝내는 뱅크샷이 백미였다. 적절하게 회전을 줘서 원하는 방향대로 공을 보냈다.

3세트에는 두 명 모두 앞선 세트에 비해 공타가 비교적 많았다. 샷 실수도 나왔다. 그러나 2세트를 내주면서 잠시 주춤했던 스롱이 3세트의 주인공이 됐다. 7-4에서 연속 뱅크샷으로 김민아의 추격을 저지했다.

'키스'가 된 공이 득점으로 이어지는 등 김민아에게 행운이 따랐던 4세트, 스롱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7로 지고 있던 상황을 하이런 7점으로 극복해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노련한 스롱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김민아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세트스코어 1-3으로 위기에 몰린 이후 5세트와 6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저력을 발휘했다. 5세트 승리로 한숨을 돌리더니 6세트서도 자신감 있는 샷을 구사하면서 스롱을 압박해갔다.

9점을 먼저 획득하는 선수가 이기는 마지막 7세트, '앞돌리기'로 선취점을 만든 김민아가 분위기를 잡았다. 반면 스롱은 평범한 샷에서 연이어 실수를 범하며 '사실상' 자멸했다. 두 사람의 입장이 정반대가 된 셈이다.

마침내 우승을 확정하는 위닝샷이 들어가자 김민아는 두 팔을 번쩍 올려 환호했고, 마음을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소속팀 NH농협카드 관계자들도 함께 박수를 치며 기쁨을 나누었다.

예상을 뒤집은 새로운 챔피언의 등장

2021-2022시즌부터 프로 무대에 입성한 김민아의 우승을 예상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앞선 14번의 대회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기에 첫승에 담긴 의미는 더 크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결승 상대가 스롱 피아비였다. LPBA 통산 3승을 기록한 스롱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특히 지난달 열렸던 올 시즌 1차 대회(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 이어 2차 대회까지 피아비가 상승세를 유지했다면 당분간 스롱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역전극을 일궈내면서 새로운 챔피언의 등장을 알렸다. 돌풍을 일으킨 김민아가 개인 투어 대회뿐만 아니라 다음 달부터 시작될 PBA 팀 리그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과 조재호(NH농협카드), 강동궁(SK렌터카) 등 쟁쟁한 선수들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이변이 일어난 'PBA 챔피언십'은 현재 네 명의 선수만 생존한 상태다.

21일 오후 12시부터 진행되는 4강 첫 경기에서는 이상대와 최명진이 격돌한다. 8강에서 뱅크샷을 11개나 친 이상대의 상승세를 주목해봐야 하는 매치업이다. 이어 오후 3시에는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와 신대권(오후 3시)이 맞붙는다. 4강전 승자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우승상금 1억 원을 놓고 결승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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